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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란 각오' 주민규 "언제 사라져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35세 베테랑 스트라이커…대표팀 복귀하자마자 머리로 득점포
드리블하는 주민규
7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주민규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5.7.7 xanadu@yna.co.kr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죠. 그래서 매 경기 절실하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준비합니다."
축구대표팀에 돌아오자마자 보란 듯 득점포를 가동한 35세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대전)의 말이다.
주민규는 홍명보 감독 체제가 들어선 뒤 대표팀에 꾸준히 뽑히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소화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예선 마지막 2연전을 앞두고는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팀이 본선행을 확정 짓는 장면을 지켜만 봐야 했다.
유럽, 중동파를 소집하기 어려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참가 명단을 발표하면서 홍명보 감독은 다시 주민규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1차전에서 주민규는 선발 출전해 전반 21분 머리로 추가 골을 넣어 한국의 3-0 완승에 이바지했다.
주민규 헤더골
7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주민규가 팀 두번째 골을 넣고 있다. 2025.7.7 nowwego@yna.co.kr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주민규는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을 때) 전혀 서운함은 없었다. 감독님의 선택을 존중하고, 마땅한 선수들이 뽑혔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못 간 거라고, 대표팀에 다시 들어가려면 부단히 노력하고 향상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주민규는 올 시즌 K리그1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시즌 초에 비해 득점 페이스가 주춤하다. 최근 4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늦게 꾸기 시작한 생애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주민규는 불안해하지 않는다. 월드컵은 생각하지 않고, 눈앞에 치를 경기만 신경 쓰고 있다.
하이파이브 하는 주민규
7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중국의 경기. 팀 두번째 골을 넣은 주민규가 동료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7.7 xanadu@yna.co.kr
그는 "난 당장 있는 것부터 해결하려는 성격이다. 월드컵은 먼 미래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파들이 즐비한 공격 2선과 3선과는 달리, 최전방 원톱 자리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주민규와 더불어 오세훈(마치다), 오현규(헹크) 등이 본선행 최종 명단에 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주민규는 "(오세훈, 오현규 등은 나와) 나이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라 나 또한 배우고 있다"면서 "난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어야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ahs@yna.co.kr2025-07-07 23:18:14연합뉴스
김강민 "과분한 사랑 받은 행복한 선수…짐승이란 별명도 좋아""2차 드래프트 이적은 지난 일…대학원생, 해설위원으로 새로운 야구 공부 중"
그라운드로 향하는 김강민
(서울=연합뉴스) 김강민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 SSG 특별 엔트리로 등록돼, 그라운드를 향해 뛰고 있다.
김강민(42)은 24년의 프로 생활을 돌아보며 "과분한 사랑을 받은 행복한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강민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한 기자회견에서 밝게 웃었다.
SSG는 이날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김강민 은퇴식을 열었다.
김강민은 "정말 행복하다. 지금 내 감정의 80%는 행복이고, 나머지 20%는 긴장감"이라며 "은퇴식을 통해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하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어두운 은퇴식 특별 유니폼도 마음에 든다. 나와 비슷한 느낌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SSG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렀던 '사건'도 이제는 웃으며 회상한다.
김강민의 은퇴식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강민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01년 SK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강민은 SSG가 2021년에 SK 구단을 인수한 뒤에도 2023년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하지만, 그는 2023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선택을 받아 이적했다.
당시 SSG 팬들은 김강민을 보호 선수 명단에서 뺀 구단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강민은 한화에서 뛰는 동안 '2차 드래프트 이적'에 관한 언급을 피했다.
은퇴식 기자회견에서 이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김강민은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지금은 아무런 감정이 없다. 당시 SSG 구단의 상황, 나의 입장이 있었다. 프로니까, 이적 등의 문제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화에서 1년 동안 지내며 많은 것을 얻고 배우기도 했다. 한화에 감사 인사 꼭 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 행복한 기억만 남았다"고 밝혔다.
한화에서 은퇴 선언을 했지만, 김강민은 이날 SSG 특별 엔트리에 등록돼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1∼2024년, 24시즌 동안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누빈 김강민의 통산 1군 타자 성적은 1천960경기 타율 0.273, 1천487안타,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다. 투수로도 1경기 등판했다.
은퇴식에서 경기 시작과 동시에 최지훈과 교체되긴 했지만, 김강민의 출장은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다.
결국, 김강민의 1군 타자 출장 경기 수는 1천961경기로 늘어났다.
김강민의 마지막 소속도 한화가 아닌 SSG가 됐다.
SSG가 김강민의 은퇴식을 처음 기획할 때, 김강민은 특별 엔트리 등록을 정중히 고사했다.
김강민은 "사실 은퇴식 얘기가 나왔을 때 공을 몇 번 던져봤다. 그런데 팔이 아프더라. 사흘을 앓았다"며 "'공을 던지지 못하는 김강민의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고 고사 이유를 설명했다.
SSG 구단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교체할 수 있다"고 김강민을 설득했고, 김강민은 가장 익숙했던 장소인 SSG랜더스필드 외야 중앙에서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김강민의 팬 사인회
(서울=연합뉴스) 김강민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김강민은 현역 시절 '감각적인 수비' 덕에 '짐승'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내게 정말 어울리는 별명이다. 그 덕에 2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했다"며 "야구 선수로는 야성적인 별명을 얻었지만, 이제는 은퇴했으니 애완동물 같은 부드러운 별명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짐승'이란 별명 안에 팬들의 사랑이 듬뿍 담겼다는 걸 잘 아는 김강민은 "나는 정말 과한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며 "내가 부진할 때 야구장 밖에서 만난 한 팬이 '잘 좀 하지'라고 말씀하셨는데, 목소리에 '정말 응원하는 데 성적이 좋지 않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더라. 팬들 덕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고마워했다.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무척 많다.
김강민은 "좋은 지도자를 정말 많이 만났다. 그래도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 김강민'을 만들어준 김성근 감독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는 선수 때나 지금이나, 나를 든든하게 지원해준다. 딸들에게도 정말 고맙다"며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우리 가족,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가족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SSG 선수들과 인사하는 김강민
(서울=연합뉴스) 김강민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 SSG 특별 엔트리로 등록돼,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교체된 뒤 SSG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강민은 "다시 태어나면 야구 선수로 뛰지 않겠다"며 "내가 사랑을 많이 받았으니, 다음 생은 야구를 즐기고, 야구 선수를 응원하는 팬이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번 생은 '야구인'으로 살 생각이다.
김강민은 인천대 대학원에서 스포츠과학을 공부한다. 논문도 준비 중이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일하면서 KBO 전력강화위원도 맡고 있다.
김강민은 "대학원에서 야구를 과학적으로 보고, 선수들의 심리를 매만질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있다. 해설을 하면서 선수 때와 다른 시각으로 야구를 보고, KBO에서 야구의 또 다른 면도 본다"며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야구인으로 살 것이다. 좋은 야구인으로 살기 위해 현재에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웃었다.
선수 시절 김강민은 타고난 신체 능력과 후천적인 노력으로 KBO리그에서 손꼽는 외야수가 됐다.
이젠 공을 던지면 사흘을 앓는 몸이 됐지만, 머리와 가슴으로 '새로운 야구'를 배우고 있다.
jiks79@yna.co.kr2025-06-28 17:46:46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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