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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경기 전 하던 ‘의문의 행동’ 때문에 건물주된 비결

입력 2023-09-08 11:08:36


LG전자 10년 근무
뇌졸증 겪으며 골프 에 관심





버디79 남도현 대표 / 잡컴퍼니




‘골프와 퍼팅은 별개다’





통계적으로 골프 스코어의 43%는 퍼팅이 차지한다. 그러나 퍼팅은 다른 클럽과 달리 정석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자세를 갖춘 골퍼라도 공이 홀로 들어간다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오죽하면 골퍼들 사이에서는 ‘골프와 퍼팅은 별개다’라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나돌 정도다.
매번 퍼팅으로 고생하던 한 골퍼가 이러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고자 나섰다.
360도 회전하는 볼라이너를 개발해 초보 골퍼들은 물론 자신의 스코어까지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골프라는 취미를 사업의 기회로 삼은 버디79의 남도현 대표를 만났다. (바로가기)









경기 전 자신의 공에 라인을 그리고 있는 프로 골퍼 제이미 도날드슨





◇ 유통 업체들이 먼저 알아봐






퍼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볼과 퍼터의 정렬이 중요하다.
공이 홀에 들어가기까지의 길을 파악하고, 예상한 경로로 잘 굴리기만 한다면 퍼팅은 한결 수월해진다.
“골프장에 가면 퍼팅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공에 선을 긋는 골퍼들이 많습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 등의 프로 골퍼들도 애용하는 방법이죠.
사실 골프 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볼 라인을 그리고 퍼팅을 합니다.
”굿 퍼팅을 향한 골퍼들의 염원을 알아챘을까. 골프 용품 시장에서는 공에 선을 잘 긋기 위한 ‘볼 라이너’가 인기다.”





– 기존 볼라이너는 어떤 제품들인가
“기존 볼라이너는 도장처럼 라인을 찍거나, 공에 모자 모양의 제품을 씌어 선을 그리는 형태입니다. 
공을 완벽하게 잡아주지 못해 선을 그리다 삐뚤어질 때가 부지기수죠. 
“도장 형태의 경우 미끄러운 공 표면으로 인해 잉크가 번져 공이 더러워지기도 합니다.”









버디79의 이지볼 라이너 / 버디79 제공





‘360 이지볼 라이너’는 이러한 문제에서 출발했다. 제품에 공을 끼워 넣는 형태로 부드러운 실리콘 마개가 공이 빠지지 않도록 고정해 준다. 
360도 회전하는 볼라이너는 흔들림 없이 정확한 라인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회전축에 따라 수평은 물론, 수직으로도 선을 표시할 수 있어 퍼팅을 어려워하는 초보들과 하이핸디캐퍼들에게 수요가 꾸준하다.

획기적인 제품을 알아본 유통 업체들이 남도현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2020년 3월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소싱 의뢰가 빗발쳤다. 
각종 온라인몰에 진출한 360 이지볼 라이너는 현재까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골퍼들의 필수용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에도 진출해 매진을 이어나가는 중이다.(바로가기)





금성사 근무 당시 남 대표의 모습 / 버디79 제공




◇ 뇌졸중 겪으며 알게 된 골프의 재미





이지볼 라이너가 단기간에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남도현 대표의 오랜 설계 경력 덕분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바로 금성사 (현 LG전자) 비디오 사업부에서 근무하며 제품 개발과 생산·설비 기술의 기반을 닦아왔다.
비디오의 인기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1997년 IMF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결국 근무하던 연구소가 해체 수순을 밟게 되면서 핸드폰 사업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전보 발령에도 실력에는 변함이 없었다. 나름 고속 승진을 하며 자신의 경력은 물론 사내에서의 입지도 다져갔다. “그래도 임원의 벽을 뚫기란 어려웠습니다. 계속 직장 생활을 이어간다 하더라도 제가 올라갈 수 있는 단계는 정해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회의감을 느낀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과감히 퇴사를 결정했다. 10년간 한 업계에서 쌓은 경험은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기 충분했다.





“동업자 3명과 함께 창업에 나섰습니다. 핸드폰 부품을 제조해 중국에 납품하는 사업체였죠. 마침 중국에서도 핸드폰 사업이 주목받을 때라, 첫 창업임에도 꽤 높은 매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때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업무 중 갑작스레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빠르게 치료를 받은 덕에 위기는 모면할 수 있었다.









– 기분이 어땠나
“직장인에서 사업가가 되면서 일에 더욱 몰두하게 되다 보니 피곤함이 쌓인 것 같습니다. 건강에 이상이 있었던 적이 없었기에 더 충격적이었죠. 그래도 이렇게 죽을 고비를 넘기니, 그간 소홀했던 건강을 조금씩 챙기게 되었습니다. 이때 찾은 취미가 골프입니다. 원래 배드민턴을 즐겨 쳤었는데, 이보다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운동을 찾다 골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업상 거래처와 만날 때 대화를 풀어나가기도 좋아 다른 운동보다 더 관심이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5년을 무탈하게 보냈지만, 한순간 회사가 문을 닫을 상황에 처했다. 공동 창업자가 거래처에 영업 기밀을 빼돌려 더는 중국 공장에 부품을 납품할 수 없게 됐다.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었지만 슬퍼할 시간은 없었다. 오히려 마음을 더 단단히 먹고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 어떤 일을 하게 된 건가
“사업을 하며 알게 된 동료가 유사 업종의 회사를 운영 중이었습니다. 당시 그 회사에 R&D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 운이 좋게도 임원으로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폴더폰과 슬라이드폰에 들어가는 힌지를 개발해 5억 원이었던 매출을 5배나 성장시킬 수 있었죠. 그런데 스마트폰이 등장으로 힌지가 쓸모 없어지자, 제 역할도 점차 작아져 갔습니다. 회사에서도 업종을 바꾸게 되면서 6년 만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 골프용품에 실리콘 접목해 인기





이후 유아용품 임가공업체 ‘폴리머웍스’로 다시 한번 창업에 도전했다. 핸드폰 부품 제조 사업을 하며 얻은 노하우와 기업 임원직을 통해 쌓은 네트워크가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 믿었다. 아쉽게도 자본금이 그리 넉넉지 않았기에 직접 제품을 설계해 판매할 여력은 없었다. 그래도 기술에는 자신 있었던 그는 거래처가 원하는 제품을 설계·임가공 하며 작게나마 사업을 꾸려나갔다.

– 직접 제품을 만든 것이 아니다. 어려움은 따로 없었나
“어느 정도 기반이 갖춰진 뒤에는 플라스틱 원료 소매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대기업 제품을 납품하는 형태였는데, 이미 좋은 거래처는 규모가 큰 기업들이 차지한 상태였죠. 영세 업체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거래에 임했지만 대부분 1년 만에 부도로 사라졌습니다. 제가 만든 제품이 아니었기에 납품 권한이나 마진도 적었습니다. 조금씩 늘어난 손해는 사업을 운영하던 2년 동안 절대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버디79의 실리콘 소재 골프 용품들은 해외 박람회에서도 바이어들을 사로잡았다. / hankung





이때 남도현 대표는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깨달았다. 작은 규모라도 남들이 할 수 없는 제품으로 승부해야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찾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바로 ‘골프’다. “유아용품은 안전성을 고려해 실리콘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색상이 다양하고 변형하기도 쉬운 소재라, 골프용품에 접목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게다가 당시 시장에는 실리콘 골프용품이 거의 전무했다. 아이디어만 보장된다면 승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성 검토까지 마치자 다음 단계는 수월했다. 2014년 ‘버디79’로 세 번째 창업을 시작한 그는 남들보다 빠르게 골프용품을 만들어나갔다. 오랜 시간 골프를 치며 축적해왔던 아이디어들이 빛을 발한 것이다. (바로가기)









처음 출시했던 제품들은 이제 버디79의 스테디 셀러가 됐다. / 버디79 제공





– 어떤 제품들을 개발했나
“일단 작은 제품들부터 시작했습니다. 제일 처음 특허와 함께 출시한 제품은 티 종류였습니다. 기존 기능성 티 제품은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이라 쉽게 파손됩니다. 실리콘을 이용해 이러한 단점을 없애니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죠. 이후 볼주머니, 실리콘으로 만든 고슴도치 티꽂이 등을 선보이며 버디 79의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









남 대표는 단 45일 만에 ‘360 이지볼 라이너’의 설계부터 금형 제작까지 마쳤다. / 버디79 제공





◇ 제품 리뉴얼 하며 미국까지 사로잡아





창업 후 3년간 다양한 골프용품을 시장에 내놓은 그는 버디79만의 독특한 기능들로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연이은 히트에도 획기적인 제품을 향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 열정의 결과물 중 하나가 지난 2019년 출시된 ‘360 볼라인 마커’다. 오랜 설계 경험으로 2달 만에 제품 디자인부터 금형 제작까지 모두 마쳤다.

하지만 첫 제품은 플라스틱으로만 이뤄져 미끄러운 표면으로 인해 공이 빠진다는 후기들이 많았다.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눈치채고 곧장 제품 리뉴얼에 나섰다. 골프 박람회를 통해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며 개선 방향을 수립해갔다. 기존 버전에서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현재 판매 중인 ‘360 이지볼 라이너’다. (바로가기)









버디79가 처음 선보였던 ‘360 볼라인 마커’와 리뉴얼 버전의 ‘360 이지볼 라이너’ / 버디79 제공





– 이전과 어떤 점이 달라졌나
“기존 제품에 실리콘 마개를 더했습니다. 마찰을 줄여 공의 미끄러운 표면은 꽉 잡아주고,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회전하기 용이하도록 설계한 거죠. 여기에 2개의 보조 라인까지 추가하면서 골퍼들이 취향에 따라 선을 응용해서 그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제품을 향한 그의 진정성이 통했다. 올해 3월 출시된 ‘360 이지볼 라이너’는 3개월 만에 판매량 만 개를 돌파했다. 세계 최대 쇼핑몰인 아마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품절을 이어나가는 상태다. 오는 2021년에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세 번째 버전의 이지볼 라이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제 막 설계를 끝낸 단계지만, 남도현 대표는 ‘센세이션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로가기)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버디79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디어로 시장에 승부하는 것입니다. 현재 20가지가 넘는 골프용품을 실리콘으로 제작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  버디79가 유일합니다. 1년에 수십억 원 매출을 달성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은 덕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죠. 지난해에는 살면서 처음으로 작은 건물도 매입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이어나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제가 세운 목표를 이뤄나가고 싶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창업은 한 가지만 잘해서는 안 됩니다. 전과정을 몸에 익히고 있어야 실패에 접어들 확률이 낮아집니다.  영업 비밀이 유출로 사업을 접게 된 것 역시 제가 설계와 제조에만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꼭 조언을 듣고, 도움을 받으며 자신이 운영할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 파악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자신만의 강점을 더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으리라 믿습니다.” (바로가기)





[밈미디어 독자 한정 최저가] : https://bit.ly/48c58Z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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