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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선 조연, 아시안패러게임선 주연…"달릴 수 있다면 어디든"

(서울=연합뉴스) 장민호가 20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남자 100m(T13) 결선에서 10초48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안게임과 아시안패러게임 무대를 모두 밟은 장민호는 생애 첫 장애인 국제종합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26.10.20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나고야=연합뉴스) 공동취재단 = "내겐 큰 도전이었습니다. 많은 장애인이 나를 보며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길 바랍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안패러게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도 출전해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장민호(안양시청)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장민호는 20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육상 남자 100m T13 결선에서 10초48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뒤 자신의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 육상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처음엔 내 장애를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장애를 인정하고 이를 알리면서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도전 그 자체가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며 "많은 장애인이 나를 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교 시절 장거리 육상 선수였던 장민호는 2023년 단거리 선수로 전향했고, 이듬해 전국체육대회에서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 3관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서울=연합뉴스) 장민호가 20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남자 100m(T13) 결선에서 10초48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안게임과 아시안패러게임 무대를 모두 밟은 장민호는 생애 첫 장애인 국제종합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26.10.20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그러나 그의 선수 생활엔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었다.
어머니도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어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현역 육상 선수로서 자신의 장애를 외부에 알리고 장애인 육상에 도전하는 일은 더 어려웠다.
장민호는 오랜 고민 끝에 장애를 인정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올해 초 장애 등급을 받은 뒤 장애인 육상 무대에 뛰어들었고, 비장애인 국가대표와 장애인 국가대표로 모두 선발되는 성과를 거뒀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1,600m 계주와 혼성 1,600m 계주에서 '조연'을 맡았던 장민호는 아시안패러게임에선 당당히 주연으로 우뚝 섰다.
그는 개회식 기수를 맡았고, 이날 주 종목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록도 압도적이었다.
장민호는 이날 오전 예선에서 10초61의 아시아 기록을 작성한 뒤 결선에서 자신의 기록을 다시 단축했다.

(서울=연합뉴스) 장민호가 20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남자 100m(T13)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안게임과 아시안패러게임 무대를 모두 밟은 장민호는 결선에서 10초48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6.10.20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장민호는 멈추지 않는다. 23일 남자 400m에 출전해 대회 2관왕을 노린다.
그는 "항상 최고 기록을 목표로 달린다"며 "400m에서도 최고 기록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장민호는 이번 대회를 마친 뒤에도 장애인·비장애인 대회의 경계를 두지 않고 모든 레이스에서 최선을 다해 달릴 계획이다.
그는 "태극기를 달고 달린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며 "난 달리기가 좋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경기를 나누지 않고, 내가 달릴 수 있는 무대에서 계속 달리고 싶다"고 밝혔다.

(나고야=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남자 100m T13 예선.
한국 장민호가 출발하고 있다. 2026.10.20 pdj6635@yna.co.kr
이제 장민호는 장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앞으로 시력이 더 나빠져도 계속 달리겠다는 각오다.
장민호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면 안압이 올라가 눈 상태가 나빠질 수 있지만, 훈련 강도를 조율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며 "최종 목표인 2028 로스앤젤레스 패럴림픽에서는 세계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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