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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에서 조력자로…유도 이현지·김하윤 나고야 AG 우승 합심

입력 2026-09-09 16: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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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AG 우승자 김하윤, 개인전 출전하는 이현지에게 '경험 전수'


"경쟁 통해 함께 성장…LA 올림픽 선발전은 내가 이길 것"




파이팅 외치는 이현지(왼쪽)와 김하윤

(진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유도 여자 대표팀 최중량급 이현지(왼쪽)와 김하윤이 9일 충북 진천선수촌 훈련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9.9. cycle@yna.co.kr


(진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세계 정상을 다투는 라이벌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돕는 조력자로 나섰다.


유도 여자 78㎏ 이상급 국가대표 김하윤(안산시청)과 이현지(용인대) 이야기다.


김하윤과 이현지는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개인전 및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 선수는 여자 78㎏ 이상급 최정상 자리를 두고 겨루는 경쟁자다.


김하윤은 2023년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했고,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 2025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 간판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최근 '샛별' 이현지(용인대)가 판도를 바꿨다.


남녕고 재학 시절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최고 유망주로 떠오른 이현지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김하윤의 최대 적수로 성장했다.


두 선수는 주요 대회 메달 길목마다 만났다.


작년 6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김하윤이 준준결승에서 이현지를 꺾은 뒤 우승했고, 작년 12월 도쿄 그랜드슬램에선 이현지가 결승에서 김하윤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올해 3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이현지가 김하윤을 꺾으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현지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 김하윤은 혼성 단체전에 출전한다.




결승에서 맞붙은 이현지와 김하윤

(서울=연합뉴스) 이현지와 김하윤(왼쪽)이 7일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열린 2025 국제유도연맹(IJF) 도쿄 그랜드슬램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힘겨루기하고 있다. 2025.12.7 [IJF 홈페이지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photo@yna.co.kr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훈련장에서 만난 두 선수에게서는 라이벌 사이의 긴장감을 찾기 어려웠다.


마치 친자매처럼 꼭 붙어 다니며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김하윤은 "현지는 매트 위에선 반드시 꺾어야 할 존재지만, 매트 밖에선 누구보다 친한 후배"라며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는 아쉽지만, 현지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정보와 경험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지는 "하윤 언니는 존경하고 좋아하는 언니"라며 "난 국제종합대회 경험이 없어서 많은 것을 묻고 배우고 있는데, 하윤 언니가 상대 선수들의 특징과 공략법 등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오른팔잡이고, 하윤 언니는 왼팔잡이"라며 "여자 최중량급에서 왼팔잡이는 보기가 드문데, 그동안 언니를 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언니와 선의의 경쟁으로 많이 성장했고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발언하는 이현지

(진천=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유도 국가대표 이현지가 9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9 ksm7976@yna.co.kr


두 선수는 경기력 측면에서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 아니다.


훈련에서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김하윤은 "현지는 웨이트 훈련에서 엄청나게 무거운 것을 잘 드는 선수"라며 "반면 나는 잘 뛰는데, 서로의 장점을 보면서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 같다. 현지는 웨이트 훈련을 돕고 나는 러닝 훈련을 돕는데, 이런 과정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을 주고받는다.


김하윤은 "현지는 외국에 나가면 음식을 잘 못 먹는다"며 "여자 최중량급 선수들은 체중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음식점을 함께 다니며 많이 먹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함께 다니면서 컨디션 관리를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지와 나는 보이그룹 세븐틴의 도겸을 함께 좋아해서 스트레스를 같이 풀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같은 종합국제대회는 긴장감을 떨쳐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지가 멘털을 유지하면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잘 돕겠다"고 말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두 사람은 다시 경쟁자로 돌아간다.


김하윤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선발전에선 내가 이길 것"이라며 웃은 뒤 "경쟁하면서 기량이 발전하는 것을 느낀다. 경쟁을 피할 순 없다. 우리 모두 냉정하고 차갑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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