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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대기 벤치에 미스트 선풍기 설치…사이클 경기장엔 '아이스 튜브'

작년 7월 일본 히로시마의 한 육상경기장에 설치된 더위 측정기 [교도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에서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올해 여름 현지 스포츠계가 경기 시간을 바꾸거나 경기 방식을 변경해 선수들을 보호하고 있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달 초 시가현 히코네시(市)에서 열린 전국고교종합체육대회 육상경기는 사상 처음으로 야간경기로 열렸다.
폭염으로 선수들이 온열질환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7일간의 경기가 모두 오후 5시 30분 이후에 열렸다.
지난 5일 열린 남자 1천600m 릴레이 경기의 경우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돌던 낮 시간을 피해 28도까지 기온이 내려온 오후 9시 40분에 열렸다. 신문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가 늦게 끝나 선수가 자정을 넘어서 합숙소에 돌아온 경우가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밤늦게 조명을 켠 채로 육상 경기가 펼쳐진 것은 북단 홋카이도에서 지난 2023년 열린 같은 대회에서 이상 폭염으로 선수와 관객이 무더기로 온열질환에 걸리며 생명의 위협에 노출됐던 데 따른 것이다.
일본육상연맹은 이후 기온과 습도로 산출되는 '더위 지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경기를 중단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일본은 올해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혹서일(酷暑日)'을 기록한 곳이 지난 22일 기준 34개 지점에 달할 정도로 극한 더위에 시달렸다.
지난달 프로야구 2군 경기 도중 선수 여러 명이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자 '노 게임(No Game)'이 선언됐고, 이달에는 럭비 경기에서 선수가 연습 중 온열질환에 걸려 병원에 실려 갔다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비슷한 일을 피하기 위해 이달 초 시작해 최근 막을 내린 고교야구 '고시엔 대회'의 경우 한낮을 피해 경기가 오전과 오후 2부제로 진행됐다.
전국고교종합체육대회 테니스 경기의 경우 폭염으로 인해 경기 규칙이 변경되기도 했다.
듀스일 경우 어드밴티지에 이어 1점을 더 얻어야 세트를 얻도록 한 규칙을 변경해 듀스에서 어드밴티지 없이 1점만 얻어도 세트를 가져가도록 하는 '노(No) 어드밴티지' 룰이 적용됐다.
같은 대회의 사이클 경기장에는 선수들이 경기 후 재빨리 몸을 식힐 수 있도록 '아이스 튜브'가 설치되기도 했다. 튜브에 얼음을 가득 채워 선수가 팔꿈치, 어깨, 팔 등을 넣어 식히는 방식이다.
소프트볼 경기 중에는 2회 간격으로 선수들에게 물을 마시는 시간을 부여했고, 선수들이 대기하는 벤치에는 물을 안개처럼 분무하는 미스트 선풍기가 설치됐다.
한국에서도 올해 야구, 축구 등 실외 스포츠 종목에서 폭염 대책이 실시됐다. 프로야구는 폭염으로 한동안 경기를 실시하지 않거나 경기 시작 시각이 저녁 7시로 늦춰졌다.
경북 안동시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 고교 축구 선수권 대회는 경기가 야간에 편성됐고,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역시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되거나 시간이 조정됐다.

지난 5일 효고현에서 열린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개막식. 더위를 피해 오후 늦게 열렸다. [교도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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