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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결산] ②감동만큼이나 잡음도 무성했던 '몸집 불린' 북중미 월드컵

입력 2026-07-20 1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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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대·폭염에 '비행 스케줄' 변수까지…도마 위 오른 대회 운영


아르헨티나 편파 판정 시비·미국 비자 논란에 얼룩진 '중립성'




주드 벨링엄과 포옹하는 엘링 홀란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여러모로 이례적인 대회였다.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출전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 16개 도시에서 열전을 벌였다.


대회 기간만 39일에 달하고, 경기 수 역시 104경기로 대폭 늘어난 '메가 이벤트'였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끊임없는 잡음과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 진 빠지는 비행 시간에 고지대·폭염 변수까지


광활한 북중미 3개국에서 공동 개최되다 보니, 참가국 간 천차만별인 이동 거리가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조별리그 48개국 중 이동 거리가 가장 짧은 국가와 긴 국가의 차이는 무려 13배에 달했다.




멕시코 도착한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6일 2026 북중미월드컵 한국팀의 조별예선 첫경기가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공항에 도착해 팬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6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G조의 이집트는 불과 약 383㎞만 이동한 반면,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해야 했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캐나다 동부 토론토,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을 차례로 오가며 무려 약 5천59㎞를 비행해야 했다.


선수들을 괴롭힌 건 이동 거리뿐만이 아니었다.


멕시코시티(해발 2천240m), 과달라하라(1,566m) 등 고지대 적응은 물론, 텍사스주의 댈러스와 휴스턴, 멕시코 몬테레이 등지에서는 오후 기온이 섭씨 32도를 웃도는 폭염과도 싸워야 했다.


이에 FIFA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전·후반 각각 3분간의 '물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제도를 전 경기에 도입했다.


하지만 방송사들이 이 시간을 틈타 맥주나 스포츠 베팅 업체 등의 광고를 대거 송출하면서, 축구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광고 수익을 노린 상업적 꼼수"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월드컵 트로피 옆에 선 도날드 트럼프

[AFP=연합뉴스]


◇ 정치 외압에 흔들린 FIFA의 '중립성'


대회 내내 미국 정부가 축구를 정치화하면서 FIFA의 핵심 가치인 '중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미국 국가대표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징계 유예 사태가 대표적이다.


발로건은 지난 2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6일 벨기에와의 16강전 출전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FIFA는 16강전을 단 하루 앞두고 출전 정지 징계를 1년 유예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판정 재고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며 거센 외압 논란이 일었다.


앞서 미국의 까다로운 비자 발급 및 입국 심사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미국에서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한 이란 대표팀은 필수 인원에게만 비자가 발급되는 등 엄격한 출입국 통제를 받았다.


또한 '경기 24시간 이내 입국 및 종료 직후 멕시코 복귀'라는 이례적인 이동 제한 조치를 감내해야 했다.


'소말리아 출신 1호 월드컵 심판'으로 주목받았던 오마르 아르탄 국제심판은 미국 비자와 외교관 여권까지 소지했음에도 테러 조직 관련자와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해 결국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퇴장 조치에 항의하는 브릴 엠볼로

[EPA=연합뉴스]


◇ 확대된 VAR과 꼬리표처럼 붙은 '편파 판정' 시비


이번 대회부터 확대 적용된 비디오판독(VAR) 역풍도 거셌다.


FIFA는 명백한 코너킥 오심, 경고 누적 퇴장 시 두 번째 경고의 적합성, 신원 착오에 따른 반칙 판정 등까지 VAR 개입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경기 결과를 완전히 뒤바꾸는 VAR 판정이 속출하며 오히려 판정 시비를 부추겼다.


특히 대회 2연패에 다가선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집중적인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팬들의 조롱 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의 씨앗은 조별리그 J조 알제리와의 1차전부터 싹텄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로이터=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가 전반전 상대 선수의 종아리를 밟았음에도 퇴장 조치를 면했고, 결국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진 이집트와의 16강전에서도 이집트의 득점이 VAR로 취소되고, 명백한 페널티킥 요구마저 묵살당하는 등 석연치 않은 판정이 반복되며 이집트는 패배를 곱씹어야 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거대한 스케일만큼이나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공정성과 형평성 등 스포츠가 지녀야 할 본질적 가치 측면에서는 적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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