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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기초연금 예산 25조6천억원…저소득층 월 3만원 인상 추진
기초연금 인상분만큼 생계급여 삭감…국회예산정책처 "제도 개선 시급"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2026.8.26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정부가 내년 기초연금 예산을 25조원 넘게 편성하고 저소득 노인에 대한 지급액 인상을 추진하지만, 생계급여를 함께 받는 빈곤 노인 약 78만명은 인상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으로 지적됐다.
기초연금 인상분만큼 생계급여가 삭감되는 현행 제도 탓에 실제 소득은 늘지 않는 구조로, 국회예산정책처는 두 제도 간 소득 산정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7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27년도 기초연금 지급 사업 예산으로 전년도 제1차 추가경정예산 대비 2조5천389억900만원(11.0%) 늘어난 25조6천529억6천800만원을 편성했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특히 정부는 2027년부터 저소득층을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개편을 추진해 소득 하위 30% 구간(약 363만명)에 월 38만원, 30∼45% 구간에 월 35만8천790원, 45∼70% 구간에 월 34만9천700원을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30%의 경우 현행 기준보다 월 3만원이 인상된다.
문제는 정부가 취약 노인층을 돕겠다며 추진하는 차등 인상이 정작 극빈층에게는 그림의 떡에 그친다는 점이다.
생계급여는 소득인정액이 법정 선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메워주는 보충 급여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기초연금 수급액을 100% 소득으로 반영한다. 기초연금이 오르면 그 인상분만큼 생계급여가 정확히 삭감되는 구조다. 결국 기초연금을 아무리 올려도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합한 최종 가처분소득에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나랏돈은 더 들어가는데 취약계층 노인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정부 예산 항목 간에 장부상 이동만 일어나는 셈이다.
이런 상쇄 효과를 겪는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동시 수급 노인은 매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동시 수급자 수는 2021년 56만8천명에서 2022년 62만1천명, 2023년 64만4천명, 2024년 68만 6천명에 이어 2025년 78만3천명으로 4년 사이 37.9% 급증했다. 이들이 받은 평균 기초연금액 역시 2022년 29만7천원에서 2025년 33만1천원으로 늘었다.
반면 65세 이상 생계급여 수급자 중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인원은 2022년 8만9천명에서 2025년 14만2천명으로 59.6% 늘었다. 이는 극빈층 노인 상당수가 기초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거나, 설령 동시 수급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그 인상 효과가 생계급여 감액으로 상쇄돼 실질적인 빈곤 탈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 속에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2027년 도입될 소득 하위 30% 대상 월 3만원 인상 계획 역시 해당 구간이 기준 중위소득의 약 20% 수준에 불과해 생계급여 수급 노인 대부분이 포함된다. 생계급여 산정 시 기초연금을 소득에서 일부 공제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따르지 않는다면 하후상박 정책 취지 자체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기초연금은 2021년 14조9천634억원에서 2025년 21조3천514억원, 2027년 25조6천529억원으로 해마다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가난한 78만명의 노인 빈곤선 탈출을 돕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초연금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생계급여 지출이 줄어드는 예산상의 순환 구조 속에서 취약 계층에게 정책 확대의 실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두 제도 간 소득 산정 방식의 정합성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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