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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서 2천여쪽 명단 확보…보안사 간첩조작·대학생 강제징집도 조사
미군 위안부 인권침해·현대중공업 노조 탄압 등 642건 조사개시

[진실화해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전후 군인과 경찰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 2만6천여명의 인적 사항이 담긴 '6·25 처형자 명단'을 토대로 직권조사에 나선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3일 제8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6·25 처형자 명단' 관련 한국전쟁 전후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 등 3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6·25 처형자 명단'은 1978년 일선 경찰서 등 각급 기관이 생산한 자료를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취합해 정리한 자료이다.
한국전쟁 전후 군경에 의해 희생된 2만6천330명과 연고자 3만8천135명의 인적 사항이 담겨 있다.
총 2권, 2천41쪽 분량으로 희생자의 성명과 생년월일·본적·주소·연고자의 성명과 희생자와의 관계, 직업 등이 기재돼 있다.
명단의 존재는 2007년 경찰청 과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2기 진실화해위가 일부 내용을 열람했지만 자료 전체를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올해 6월 3기 진실화해위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사본을 입수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를 토대로 전국적인 민간인 희생 규모와 지역별 피해 실태를 파악할 방침이다.
또 사건의 역사적·구조적 배경과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기관의 사후 관리 실태 등을 조사해 은폐된 진실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할 계획이다.

(공주=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23일 충남 공주시 상왕동 산 29-19번지 속칭 왕촌 살구쟁이 골짜기에서 발굴단원이 유해에 묻은 먼지를 조심스럽게 털고 있다. 이곳에서는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9일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유해 61구가 발굴됐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2013.10.23 << 지방기사 참조 >> walden@yna.co.kr
이날 회의에서는 '보안사 간첩 조작 의혹 사건'과 '대학생 강제징집 및 녹화·선도 공작 사건'에 대해서도 직권조사가 결정됐다.
3기 진실화해위가 한 번에 3건의 직권조사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안사 간첩 조작 의혹 사건은 1972년 육군보안사령부가 정부 전복 등을 꾀한 간첩을 검거했다고 발표한 사건으로, 임모씨 등 21명이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2기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 피고인 3명이 불법체포·감금되고 수사서류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해 2022년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이들 3명은 이후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직권조사는 아직 진실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피해자 17명을 대상으로 한다.
대학생 강제징집 및 녹화·선도 공작 사건은 권위주의 정권 시기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을 강제로 입대시키고 사상전향과 동료 학생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 등을 강요한 사건이다.
보안사는 1982년부터 1989년까지 강제 징집된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이른바 '녹화 공작'과 '선도업무'를 벌이며 불법 구금과 고문, 협박 등을 자행했다.
진실화해위는 기존 조사에서 확보한 녹화·선도 공작 대상자 명단 2천922명 가운데 현재까지 진실규명이 이뤄진 370명을 제외한 약 2천550명을 직권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진실화해위는 기지촌 '미군 위안부' 인권침해 사건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탄압 사건, 구로동맹파업 사건 등 642건에 대해서도 조사개시를 결정했다.
유형별로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 139건,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이전 인권침해 사건 374건, 집단수용시설 및 해외 입양 과정 인권침해 사건 129건이다.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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