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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전선 8인의 고백…다음 팬데믹을 준비하다

입력 2026-10-26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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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지휘부의 3년 분투와 뼈아픈 성찰 담은 신간 출간


단순한 성공 신화 벗어나 의료 공백과 기본권 침해 반성





도서출판 알투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방역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책임졌던 질병관리청 핵심 실무진들이 3년 넘는 시간 동안 마주했던 고뇌와 미완의 과제를 담은 기록을 책으로 펴냈다.


26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임숙영 전 질병관리청 차장을 비롯해 현장에서 방역, 진단, 역학조사, 백신 접종, 소통을 이끌었던 8명의 주역이 공동 집필한 '다음 팬데믹을 위한 준비'(도서출판 알투스)가 출간됐다.


이번 신간은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 발생부터 방역 체계가 일상으로 전환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내부자의 시선에서 가감 없이 정리한 현장 보고서다.


필진은 임숙영 전 차장 외에 홍정익 감염병정책국장, 박영준 위기관리총괄과장,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 김갑정 진단분석국장, 김옥수 경북권 질병대응센터장, 이상원 전 역학조사분석단장, 이정민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기획과장으로 구성됐다.


국가 보건 위기의 중심에서 하루하루 결정을 내려야 했던 핵심 정책전문가들이 집필에 직접 참여했다.


책은 방역의 성과를 과시하는 회고록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당시 불가피하게 내렸던 행정 결정들이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민생에 상처를 남겼다는 솔직한 반성과 부채감을 전면에 배치했다.


대구 1차 대유행 당시 현장역학반을 이끌었던 박영준 과장은 9천500여명의 교인을 접촉자로 분류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중압감과 함께 이동 제한과 동선 공개가 시민들에게 남긴 낙인과 고통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방역은 과학적 데이터의 영역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속이어야 한다는 교훈을 현장에서 배웠다는 설명이다.


국내 첫 집단감염과 사망자가 발생했던 경북 청도대남병원의 16일에 대한 기록도 상세히 실렸다.


당시 보건복지부 과장으로 현장에 급파됐던 홍정익 국장은 온돌방 다인실 구조와 환자 특성으로 인해 감염 통제가 극도로 어려웠던 상황을 회고하며, 가장 취약한 계층에서 재난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지적했다.


또한 2021년 2월 26일 첫 접종을 시작해 2023년 7월까지 약 15만2천935명의 사망을 예방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신 도입 및 접종 시스템 구축 과정, 오미크론 대유행에 맞선 일반의료체계 전환 과정의 혼선도 다뤘다.


임숙영 전 차장은 병상 부족 사태 속에서 일반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제약받았던 점을 언급하며, 3차 대유행 시점부터 의원급 진료와 자택 격리 체계로 더 일찍 전환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진솔하게 토로했다.


이와 함께 1천229일 동안 매일 오후 2시 국민 앞에 서서 브리핑을 이어간 위기 소통의 내막, 19명에 불과했던 1339 콜센터 상담 인력을 1천70명 규모로 긴급 확대 개편하며 겪었던 혼란, 국산 1호 치료제와 백신 개발 과정의 한계와 mRNA 플랫폼 조기 확보 실패에 대한 성찰도 가감 없이 수록됐다.


저자들은 새로운 감염병 재난은 언제든 다시 올 것이며, 그때 필요한 것은 과거의 성공에 도취하는 것이 아니라 뼈아픈 실책을 되짚어 대비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감염병과 싸웠던 방역 실무진들의 기록은 향후 마주할 미지의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명확한 길잡이를 제시하고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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