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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오타에 법조항 누락 '중대 흠결'까지…공소사실 곳곳 구멍
"법 조항 읽어봤나"·"이대론 진행 못 해" 재판부 질타 이어져
기소한 28건 중 21건 심리 시작도 안해…공소유지 우려 현실화

(과천=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해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4일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6.8.24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역대 최대 규모로 최장기간 수사했던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재판 과정에서 공소장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연이어 받고 있다.
기본적인 목차 오류나 시간·이름 오기부터 시작해 재판장이 '중대한 흠결'이 있다며 법 조항을 읽어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헤비테일' 전략을 내세운 종합특검팀은 수사 종결을 앞두고 사건을 일괄 처분하고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는데, 이 과정에서 혐의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적이 나온 재판 대부분이 기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판단을 뒤집고 기소한 사건들이라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5.1.6 yatoya@yna.co.kr
지난 13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종합특검 측을 질타했다.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종합특검 측이 적용한 형법 144조 특수공무집행방해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공무집행을 방해했을 경우 등에 적용된다.
같은 법 136조 공무집행방해 요건을 먼저 충족해야 하는데, 종합특검은 공소장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만 단독으로 기재했다.
재판부가 공무집행방해 성립요건인 '공무원에 대한 폭행·협박'이 없었는지 묻자, 종합특검 측은 '물리력을 가지고 집행을 저지한 부분을 유형력 행사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 부분을 왜 기재 안 하셨나. 읽어보셨나. 어떻게 144조 1항만 단독으로 기재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의원들을 단독정범으로 기소했으면서 왜 '공동하여'라는 표현을 썼는지도 물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체포방해 혐의는 앞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에서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로 종결한 사건이다.
당시 내란특검팀은 채증영상과 현장에 있던 경찰 진술 등을 종합해 폭행·협박 정황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에서 "채증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충분히 규명하지 않은 사실관계에 대해 수사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재수사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내란특검팀은 수사한 게 하나도 없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과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10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해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7.10 ondol@yna.co.kr
조성현 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대령)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재판에서도 공소사실이 불명확해 재판부가 여러 차례 질문하는 일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1부(장성진 정수영 최영각 부장판사)는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장에)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하고 공유했다고 하는데 '공유'의 의미가 이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피고인이 국헌문란 목적을 가지게 된 시기를 특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또한 "조 대령이 직접 국회 담을 넘으라고 지시했다는 부분이 있고, 공소장 다른 부분에는 어떤 지시 관계인지 특정하지 않아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며 지시와 보고 경로를 명확하게 수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이 외에도 목차에 있는 내용이 본문에 없거나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시간이 잘못 기재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 대령은 계엄 당시 국회로 이동하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은 인물이다.
내란특검팀은 조 대령이 최종적으로 지시 이행을 거부했다고 보고 불입건 처분했지만,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계엄에 적극 동조했다며 기소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13일 '내란 가담 의혹'과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6.7.13 pdj6635@yna.co.kr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1부(장성훈 오창섭 류창성 부장판사)도 공소장 수정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강 전 사령관이 분위기가 좋지 않아 전역하고 싶다고 말한 건 계엄에 적극 동조하기보다는 싫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며 "의사 측면에서는 오히려 내란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애초에 반대 입장이었는데 무엇을 계기로 내란에 참여해야겠다든지 입장의 변화가 담겨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강 전 사령관 측은 내란특검팀의 불기소 판단을 종합특검팀이 뒤집었다며, 양측이 협의해야 한다는 종합특검법상 조항을 지켰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고(故)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건 기밀 누출 의혹과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5 [공동취재] pdj6635@yna.co.kr
지난 15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채상병 수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증거가 공통된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아 지난 기일에 공소사실별로 증거 목록을 구분해달라고 요청했었다"며 "개별 증거가 어떤 공소사실을 입증하는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채상병특검팀에서 이미 동일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해 별건 재판 중인 사건이 있다며 종합특검 측에 "기존 진행된 동일한 직권남용 사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정보가 전혀 없나"라고 물었다.
종합특검 측은 "있을 것 같은데 지금 확인이 안 된다"고 답했다.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 의혹 사건 재판에선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훈 전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등 피고인 측이 증거목록이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아 증거 인부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항의했다.
8월 말 기소 이후 증거기록 열람 등사는 9월 15일에야 가능했고, 그조차도 일부가 정리 안 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특검 측은 피고인 측에 "증거 목록이 누락된 부분을 지적해주면 확인해서 조처하겠다"고 했다.
피고인 측은 "그걸 변호인이 일일이 말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렇게 부실하게 증거 목록이 편철된 걸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도 "이건 제가 보기에도 많은 것 같다. 지적한 것만 봐도 여러 개라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과천=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윤석열ㆍ김건희에 의한 내란ㆍ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 현판식이 열린 25일 과천 특검 사무실 앞에 걸린 특검 현판. 2026.2.25 jjaeck9@yna.co.kr
종합특검팀이 기소한 피고인 상당수는 혐의 적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특검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소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VIP 격노설'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측은 첫 재판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김정민 종합특검팀 특검보의 과거 변호 이력을 문제 삼아 공소 기각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특검보가 과거 이 사건 피해자인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사건 변론을 맡아 검사의 객관의무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종합특검팀은 180일 동안 최대 271명을 투입해 수사한 끝에 7명을 구속기소하고, 5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인원만 13명으로 법원에서 대부분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수사 당시에도 향후 재판에서 공소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법조계에선 종합특검팀이 기존 3대 특검 수사 결과를 뒤집는 데 집중하느라 무리하게 혐의를 적용한 한계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지적이 나온 사건 대다수가 기존 특검 처분을 뒤집고 종합특검팀이 재판에 넘긴 사건이다.
종합특검팀이 기소한 28건 중 현재 심리가 시작된 사건은 7건에 불과하다. 수사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사건은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라 향후 재판에서도 잡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3대 특검 수사에 참여했던 법조인은 "종합특검팀이 처음부터 3대 특검 수사가 문제가 있었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다 보니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무리한 수사로 이어졌다"며 "정작 추가 수사가 필요했던 양평 고속도로 의혹이나 '노상원 수첩' 등은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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