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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웨딩드레스도, 장례식장도 'No'…달라지는 관혼상제

입력 2026-10-13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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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들여 남 보여주기 그만"…'노웨딩·무빈소' 확산


3일 밤샘도 예식장 전쟁도 끝…"진정한 작별과 시작에 집중"




양가 가족 14명만 모인 자리에서 혼인 서약을 하는 이연주(30) 씨 부부.

[인스타그램 @yeondu_saedek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을 남들의 평가에 맡기고 싶지 않았어요."


지난해 결혼한 이연주(30) 씨는 화려한 식장 대신 양가 가족만 모여 소박하게 서약을 맺는 '노웨딩'을 택했다. 이씨는 "결혼식에 쏟을 에너지를 아껴 서로의 사랑과 미래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결혼식 대신 서류와 약속으로 시작하고, 북적이는 삼일장 대신 조용히 가족끼리 마지막을 배웅하는 풍경. 수십 년간 당연하게 여겨지던 한국 사회의 '관혼상제 공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 식장 대신 구청으로…수천만 원 아껴 '내 집 마련'


1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결혼식을 과감히 생략하거나 빈소를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 등 인생의 주요 의례를 최소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치솟는 비용과 복잡한 절차에 따른 피로감을 덜어내고, 타인의 시선 대신 당사자와 가족의 온전한 마음에 집중하려는 실속형 선택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특히 결혼 문화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식을 치르지 않는 이른바 '노웨딩' 경험담이 줄을 잇고 있다. 소수 인원만 초대해 식을 간소화하던 '스몰웨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식 자체를 건너뛰는 방식이다. 혼인신고를 마친 뒤 양가 가족과의 식사나 여행으로 기념하는 식의 '실속형 출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일부 예비부부는 단 하루 몇 시간에 수천만 원을 쏟아붓기보다, 그 비용을 신혼집 마련이나 자산 형성에 보태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본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ggu***'는 "남편과 결혼식을 하지 말고 그 비용을 아껴서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과감한 선택이었지만 미래를 위해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해마다 치솟는 예식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예식장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평균 계약금액은 2천112만원으로 전년 동월(1천946만원) 대비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예식장 평균 계약금액만 1천606만원에서 1천788만원으로 11.3% 뛰었다. 지난 8월 기준 서울 예식장의 1인당 식대 중간값 역시 8만원으로 1년 새 3천원 올랐다.


금전적 부담뿐 아니라 청첩장 모임, 예물·예단, 하객 관리 등 준비 과정에서 소모되는 정신적·시간적 피로감도 크다. 여기에 축의금을 주고받는 관계적 부담에서 벗어나, 주변 지인들에게 경조사비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심리도 노웨딩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 빈소 없는 '조용한 배웅'…장례도 겉치레 덜어낸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결혼식뿐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장례 문화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조문객을 맞이하는 빈소를 따로 차리지 않고, 입관·발인·화장 등 필수 절차만 직계가족끼리 조용히 치르는 '무빈소 장례'가 전통적인 삼일장의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6월 부친 장례를 빈소 없이 치른 박미정(56) 씨는 "평소 장례식장에서 조의금만 내고 얼굴도장을 찍는 느낌이 들어 무빈소 장례를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부고장을 돌리거나 조문객을 맞이할 부담 없이 슬픔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던 남동생도 장례를 마친 뒤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본래 축의금과 부의금은 공동체가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던 '상부상조'의 미덕이었다.


하지만 교류가 뜸한 지인의 경조사까지 의무적으로 챙겨야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오늘날에는 상호 부조보다 '관계의 빚'이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기존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상조보증공제조합이 전국 30∼79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4%가 '기존 장례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례비용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응답 역시 78.9%에 달해 대다수 국민이 비용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무빈소 장례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치러진 무빈소 장례는 2만5천45건으로, 2021년(1만5천672건)보다 약 60% 늘었다. 전체 장례식장 이용에서 무빈소 장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5.9%에서 지난해 7.1%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가족·친족 유대의 약화와 실용주의 확산으로 관혼상제의 문법이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남에게 보여주기보다 자신과 가족의 만족을 중시하며 꼭 필요한 곳에 지출하려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도 "과거 공적 성격이 강했던 의례가 가까운 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사적 의례로 바뀌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다만 지나친 간소화로 인한 관계 단절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함 교수는 "의례를 줄이더라도 소식을 전해야 할 이들에겐 충분히 알려 부작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분향소

[촬영 안 철 수, 재판매 및 DB금지]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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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3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