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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후 경찰 분위기 '폭풍 전 고요'…대형수사 경쟁 전망도

입력 2026-10-11 07: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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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서는 "밀려들 사건에 업무과중 우려"·"한두달 지나야"


수사관 인력난에 "사람 없는데 사건 밀려들면 부실수사 또 터져"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홍석기 국수본부장 등 전국 경찰 지휘관들이 영상을 보고 있다. 2026.10.1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이의진 양수연 윤민혁 기자 = 78년 만에 검찰청이 폐지된 지 일주일이 흐른 가운데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당장 큰 변화는 없다"는 반응과 "곧 사건이 밀려들 것"이라는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1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일 문을 닫은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들이 아직 일선 경찰서에는 본격적으로 이송되지 않은 상황이다.


형사사법체계 개편과 함께 경찰에 '사건 쓰나미'가 올 것이라는 기존 우려와 달리 지금까지는 '폭풍 전 고요' 상태에 가깝다는 게 경찰 내부의 대체적 평가다.


한 광역수사단 소속 경찰관은 "당장 배당되는 사건이 크게 늘거나 하진 않았다"며 "형소법 개정 이후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은 "(공소청으로부터)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온 사건도 몇 개 없다"며 "한두 달 지나 봐야 (업무 변화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장도 "수사체계 개편 이후 각 과에 여러 차례 확인했지만, 평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며 "사건이 대거 이송되면서 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체감할 만한 변화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경찰청은 아직 지역 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이 과도하게 이송되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지 못했다.


일선 경찰서 업무 과중을 우려한 경찰청은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에 '사건을 한꺼번에 넘기지 말고 순차적으로 넘길 것', '90일의 경과 기간 안에 공소청 검사가 최대한 많이 사건을 처리해달라' 등을 요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검찰에서 제안을 수용했다"며 "만약 사건이 한꺼번에 과도하게 이송되면 그때 다시 공소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소청 본청에 따르면 전국 공소청의 9월 말 기준 미제는 18만6천307건이다.


공소청은 이 가운데 검사가 직접 인지해 수사하던 사건 중 90일의 경과 기간 안에 종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건 100여건을 우선 경찰에 넘기고 있다.


이 밖에도 경찰이 수사하다 검찰(현 공소청)에 송치한 사건 가운데 기소 등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사건도 보완수사 요구 형식으로 경찰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 7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검찰 깃발을 내리고 있다. 2026.10.1 [공동취재] yatoya@yna.co.kr


첫발을 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에서 더 큰 혼란이 감지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광역수사단 소속 경찰관은 "새로운 조직에서 업무를 개시한 검사들이 '언제 어디로 자리를 옮길지 모른다'면서 경찰보다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거 같다"며 "경찰은 아직 폭풍 전 고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규모가 큰 사건을 주로 다루는 시도청 단위 광역수사단과 달리 비교적 수사 인력이 부족한 일선 경찰서에선 향후 밀려들 수사 업무에 대한 우려도 감지된다.


한 경정급 경찰관은 "비교적 수사 경험이 적고 연차가 낮은 이들이 주로 포진한 일선 경찰서 수사 부서에선 업무 과중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일선 경찰서 간부는 "수사할 사람은 없고 사건만 쌓이는 건 오래된 문제"라면서 경찰관들이 수사 업무에 지원할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수사관은 "사람은 없는데 사건은 밀려들다 보면 부실 수사 문제가 또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각에서는 중수청이 개문발차한 상황에서 경찰이 주요 대형사건 수사를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중수청 출범 첫날 국내 주요 시중은행을 노린 인공지능(AI) 해킹 공격 사건이 발생하자 즉각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고, 이후 전담 수사팀 규모를 43명까지 늘리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해킹 사건 수사는 경찰이 전담 조직과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노하우를 축적해온 분야다. 그만큼 수사 역량을 입증할 기회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사라진 상황에서 대형 사건 수사 주도권을 놓고 수사기관 간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며 "경찰의 특수부라고 불리는 광역수사단을 중심으로 더 바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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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