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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도 '합의제' 가능 입장…형식논리보다 대화로 신뢰 쌓자"
"메가특구 사회적대화, 청년에 희망…성공여부가 상설대화 복귀 관건"
"일터기본법 연내 입법…AI시대 사회계약 청사진 정부임기내 마련"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11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옥성구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향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필두로 한 노사정 상시 사회적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민주노총이 앞서 제안한 조건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며, 남은 것은 민주노총이 대화의 장으로 들어와 나머지 대화 주체와 함께 실제 실현 방안을 조율하는 것이라고 김 장관은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정부는 이미 민주노총의 조건에 대해 공감한다고 문서로 보냈다"며 "그렇다면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는 이제 (경사노위에) 들어와서 참가자들이 논의해야지, 계속해서 형식논리에만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계가 사회적 대화에 불신이 있는 것을 알지만, 제도를 통해서 신뢰가 강제되는 것보다 대화함으로써 신뢰가 쌓일 수 있다"며 "대화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다. 경사노위에는 노동계 대표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만이 참여하면서 '반쪽짜리'라는 한계가 계속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메가특구 노동 특례 적용 움직임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도입 확대, 특수고용·플랫폼노동 확산 등 노동 환경이 급변하면서 구성원 사이에서는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민주노총은 이달 7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 합의제 운영 ▲ 산별 참여 보장 ▲ 경사노위 명칭 변경을 조건으로 한 사회적 대화 복귀 여부를 투표에 부치려 했으나, 반대파가 표결 직전에 대거 이탈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김 장관은 사회적 대화에 다수결 표결 대신 합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민주노총 주장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합의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합의되는 만큼이 오늘의 결론'이며, 합의된 것을 정책으로 반영해야 제일 수용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11
mjkang@yna.co.kr
그는 "산별 노조 참여 가능성도 경사노위 법상 충분히 들어와서 논의할 수 있고, 명칭 변경은 김지형 경사노위원장도 가능성을 열어놨다"며 "제도로서 신뢰를 확보하는 것보다 먼저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제도화의 과정이고, 그것이 더 불가역적이라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메가특구 특별법에 노동 특례 적용 여부를 논의하는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고 있다.
김 장관은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성사된 것 자체가 절반의 성공"이라며 "상설 사회적 대화 참여에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지는 이번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결국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마련한 정부의 속셈은 메가특구를 성공시키자는 것이고, 메가특구의 성공은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산업 성공, 청년 일자리, 지역 성장의 목표를 공유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 장관은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한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단일하지 않기 때문에 '투 트랙'으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부문과 대기업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에서는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가 충돌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세대 상생형으로 타협을 이끌어야 한다"며 "하지만 나머지 80%를 차지하는, 정년이 없어도 청년이 오지 않고 있는 일자리는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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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노사 찬반이 극명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문제에도 공론화와 숙의를 적용해 점진적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연·월차 휴가, 시간 외 가산 수당, 모성보호 등 여러 항목 중에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것'들은 먼저 찾아내서 실행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며 "노사 모두 공식적으로 모여 '을(乙)들의 전쟁'이 아니라 '을들의 연대'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올해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에 특고·프리랜서 등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가능성을 심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용자 측 반대 끝에 표결에서 부결됐다.
그는 "특고·프리랜서 노동자 최소보수제는 정부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연구용역에도 착수했다"며 "정부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올해 국제노동기구(ILO)도 프리랜서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협약을 채택했는데, 이를 비준하려면 올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일터기본법) 입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AI 시대 새로운 사회계약을 위한 녹서 논의체'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9 [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반도체 기업 초호황을 계기로 제기된 일자리·성과배분 문제를 두고는 지난달부터 가동 중인 'AI시대 새로운 사회계약 녹서(綠書)' 논의체가 먼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핵심 질문을 올해 안에 발굴할 예정이라고 김 장관은 소개했다.
김 장관은 "현재는 질문 선정이 진행되고 있고, 이 질문에 기초해 약 2년간의 공론화를 거쳐 정부 임기 내에 청사진까지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은 노동자에게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자는 세금·기여금을 내고, 경제위기 때 해고되더라도 국가가 노동자에게 수당을 주는 것이 유럽 자본주의 황금기를 이끈 노사 대타협 사회계약이었다"며 "이제는 다른 사회계약을 논의해야 한다는 게 녹서 문제의식의 출발"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달로 시행 7개월을 맞은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원·하청 교섭을 위한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가 원청기업의 사용자성을 빠르게 측정하고 노사관계의 사법화를 막기 위한 제도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가 '친노동 정부'로 평가받지만 고용 정책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 장관은 "고용정책과 노동정책을 별개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임금체불, 산재, 괴롭힘 없는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고용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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