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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념일 지정엔 신중…"한쪽 진영에 묶어둬선 안 돼"
"정년연장 연내 반드시 처리…일자리 맞춰 투트랙 가야"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11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옥성구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태일 열사 분신 항거일인 내달 13일에 맞춰 종로3가역의 '전태일역' 병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11월 13일에 맞춰 종로3가역을 전태일역, 아니면 전태일기념관역으로 역명에 병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태일이 풀빵을 나눴던 '연대의 정신'을 많은 사람에게 알렸으면 한다"며 "많은 시민이 전태일을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방안으로 전태일역 병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태일 열사가 서울 평화시장 앞에서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과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했던 1970년 11월 13일을 기리고자 해당 날짜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있다.
다만, 김 장관은 이념 논쟁을 경계하며 국가기념일 지정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특정 인물의 이름을 내건 국가기념일을 제정할 경우 잘못하면 '예송논쟁'(소모적인 진영논쟁)에 빠질 수 있는 등 국가기념일 지정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전태일 기념을 하나의 진영으로 묶어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역명 병기 사업을 유상 판매 입찰 방식으로 운영 중이며, 접근성과 공공성 등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두고 있다.
대상 역 반경 1㎞ 이내에 해당 기관이나 관련 지명이 위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데, 청계천로의 전태일기념관은 종로3가역에서 1㎞ 이내에 있어 이 요건을 충족한다.
노동부가 역명 병기를 추진하려면 비용을 지불하고 유상 입찰에 참여하거나, 공공 목적을 들어 서울시에 행정 협의를 요청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 2호선 낙성대역의 경우 지역 명소인 강감찬 장군 탄생지를 알리기 위해 '강감찬'을 부역명으로 함께 쓰고 있다.
다만, 특정 인물명 병기에 따른 사회적 논란과 주민 수용성 문제, 유상 입찰 추진 시 정부 예산 투입의 적정성 논란 등은 노동부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11
mjkang@yna.co.kr
다음은 김 장관과 일문일답.
-- 앞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노동부 장관이 되고 싶다며 종로3가역의 '전태일역' 명칭 병기를 임기 중 과제로 꼽았다. 추진 상황은 어떠한가.
▲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그 한복판에 전태일 열사의 상징성이 있다. 많은 시민이 전태일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방안으로 종로3가역에 전태일역을 병기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전태일이라는 특정 인물명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데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인물명으로 기념일을 제정할 경우 자칫 '예송논쟁'에 빠질 수 있어서다. 전태일 기념을 하나의 진영으로 묶어둬선 안 된다. 보수와 진보, 자본과 노동을 떠나 누구나 보편적으로 전태일의 '풀빵 정신'과 연대의 가치를 기리자는 게 본래 취지다. 기념일 제정이 격렬한 진영 논쟁으로 번지면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다. 철도 노동자 출신으로서 전태일 열사 서거일(11월 13일)을 전후해 전태일역 병기를 추진하고 싶다. 인물명 병기가 어렵다면 전태일기념관역도 좋은 대안이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사회적 대화 추진 안건 투표가 대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이를 불식할 복안이 있나.
▲ 임시대의원대회 토론은 전반적으로 격조 높게 진행됐고, 이제 결정만 남았다고 본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는 오랜 기간 논의된 주제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찬성과 반대 8명씩 토론하며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 논의가 충분히 숙성됐다면 결정하는 단계만 남은 것이다.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명칭 변경도, 합의제도 (경사노위에) 들어와서 얘기하면 된다. 산별 참여 활성화는 경사노위법에 충분히 들어있다. 제도가 신뢰를 강제로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대화를 이어가며 신뢰 자산을 쌓아갈 때 비로소 합의 수준도 높아지고, 그 과정이 제도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 이번 표결 무산이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 상설 기구인 경사노위 복귀와 메가특구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다르다. 중요한 건 대화의 성패다. 저는 한 번도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메가특구 성공은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보여주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산업의 성공과 함께 지역도 발전해야 하고 청년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산업 발전과 함께 양극화 해소도 이뤄져야 진정한 메가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노동계에서는 메가특구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참여가 정부 정책 들러리가 되거나, 노동개악 수단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정부가 이를 불식시키는 게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문현답'이라고 우리의 문제는 언제나 현장에 답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하는 만큼,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정책 숙성도를 높이겠다.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6.10.7 andphotodo@yna.co.kr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반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원청 사용자성을 둔 분쟁이 계속되고 '교섭의 사법화'로 이어지고 있다. 노란봉투법 안착 정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노동계의 지나친 기대도, 경영계의 막연한 불안감도 현실과 다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되돌아보면 일각의 우려와 달리 교섭의 쓰나미는 없었다. 노동계에서는 창구단일화 절차에 따른 교섭 지연에 불만이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노사관계의 사법화를 방지하고 교섭을 촉진할 근거로 믿고 있다. 산업안전이든, 성과급이든 연대해야 유리하다. 이런 차원에서 창구단일화 절차는 사용자성을 빠르게 특정하는 데 유효한 제도라고 본다. 경영계 역시 산업안전 등 특정 의제로 교섭에 나섰다가 다른 요구까지 분출될까 우려하지만, 이 역시 대화의 장에서 풀 수 있다. 법원 소송으로 치르는 비용보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 정년연장은 청년 일자리와 충돌 문제 등으로 국회에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노동부 해법은.
▲ 정년연장 논의는 오늘 시작해도 늦다. 연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정년연장으로 청년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주로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등 청년 선호 일자리에 해당한다. 이 분야에서는 청년층 입직이 막히지 않도록 '세대 상생형' 노사 타협을 도출해야 한다. 반면 수도권 중소·중견기업조차 구인난을 겪는 등 현장에는 극심한 미스매치가 존재한다. 결국 정년연장은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선호 일자리는 세대 간 타협을 끌어내고, 80%에 달하는 미스매치 일자리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해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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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정부에서 노동부가 고용 확대보다 노동자 보호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 고용과 노동은 분리될 수 없다. 임금체불, 산업재해, 직장 내 괴롭힘 없는 '좋은 일자리'가 확산돼야 고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정부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발맞춰 노동시장 AI 인재양성 방안,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 청년 고용 대책 등을 추진 중이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 기업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도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위한 좋은 일자리 확산에 힘쓰겠다.
--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은 노사 간 입장차가 극명하다. 정부의 추진 로드맵과 충격 완화 지원책은 무엇인가.
▲ 가장 열악한 환경에 있는 노동자와 소상공인이 함께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사안이 저임금 노동자와 소상공인 간 '을(乙)들의 전쟁'이 돼서는 안 된다. '을들의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 노사 모두 공식적으로 모여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답을 정해 놓지 않고 노사정이 대화를 통해 현장 요구와 우려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규정과 지원 방안을 함께 논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
-- 올해 입법 예정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더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최소보수제' 도입이 가능할지.
▲ 최소보수제 도입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 보고 현재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곧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거·일자리·서민금융을 중심으로 한 양극화 완화 정책을 관통하는 핵심 기둥이 바로 '일터기본법'과 'K-노동복지회의소' 설립이다. 이를 통해 플랫폼·특고 노동자 등 전통적 근로기준법 외곽에 있던 노동자들에게까지 복지 안전망과 최소보수 기준을 확충해 나갈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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