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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공정성 이유로 불허한 법무부 처분 취소…복수국적자 승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한국 국적 포기 시기가 지난 만 18세 이상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등을 이유로 국적이탈을 불허한 법무부 처분이 법원에서 취소됐다.
법원은 국적이탈 신고 기한을 놓친 경위와 현재 생활 기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2부(차문호 홍동기 윤승은 부장판사)는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이탈허가신청 불허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국 국적인 아버지와 미국 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씨는 미국에서 줄곧 거주했다.
A씨는 복수국적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국적이탈 신고 기한 내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했다.
현행 국적법상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을 신고해야 한다. 다만 기한을 놓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법무부 장관에게 예외적으로 국적이탈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법무부는 A씨가 기한 내 신고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없고, 국적이탈 허가 시 고려할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다며 신청을 불허했다.
이에 A씨는 "병역을 회피할 목적이 없고 미국에 주된 생활 근거를 두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 부모가 출생신고를 늦게 해 A씨가 한국 국적 보유 사실을 제때 알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국적이탈 신고 기한을 지키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모의 한국 방문 이력과 아버지가 한인 목사라는 점을 들어 국적 관련 규정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무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도 A씨의 생활 기반이 미국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적이탈을 허용하더라도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을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출생 이후 현재까지 한국에 3차례만 방문했고, 체류 기간도 평균 23일에 불과하다"며 "미국에서 직장을 잡아 생활하려고 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법무부는 A씨 가족이 국적이탈신고를 한 후 국내 장기 체류한 점을 들어 A씨도 국적이탈 후 국내에 장기거주할 가능성이 높고, 제도 악용방지 등을 위해 처분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며 "하지만 국내 거주 가능성은 국적이탈 허가 시 고려 사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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