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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필수인력으로 회사 전화 쓰고 규정 불이행시 제재도
초심 취소하고 부당해고 판단 "계약형태 아닌 일하는 방식 봐야"

[촬영 고미혜]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온라인 학습지 업체와 위탁업무계약을 체결하고 회원가입 상담 업무를 한 재택 상담교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8월 27일 학습지 회원가입 상담교사로 일한 A씨가 온라인 비대면 교육 서비스 기업 B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 A씨를 근로자로 인정하고 회사의 일방적인 위탁계약 종료를 부당해고로 판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판정은 중노위가 위탁계약 학습지 회원가입 상담교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실제 일하는 방식을 바탕으로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중노위에 따르면 A씨는 약 8년간 B사와 1년 단위 위탁업무계약의 체결·갱신을 반복하면서 학습지 회원가입 유선 상담 업무를 하고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았다.
그러다 마지막 계약 만료일이 돌아오기 전에 회사로부터 경영 악화와 실적 저조를 이유로 위탁계약 종료를 통보받았다.
A씨가 이를 부당해고라고 제기한 사건에서 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중노위는 재심에서 A씨가 이 일을 위한 상시적이고 필수적인 인력으로, 업무의 내용이 전적으로 회사에 의해 정해졌다는 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특히 회사의 일원화된 관리 체계 안에서 일했으며 회사가 제공한 전자 시스템을 이용해 회사가 정한 시간과 방법으로 장기간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A씨는 또한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업무 집중 시간대를 두고 상담 업무를 수행했다. 업무수행 방식과 내용도 회사의 학습 상담 업무 규정을 적용받았고, 이 규정은 불이행에 따른 제재 조항도 있었다.
회사가 제공한 업무용 휴대전화와 통화 녹취시스템, 메신저 등으로 실시간으로 관리되기도 했다.
아울러 고정급은 없었으나 실적 수수료가 매월 지급됐고, A씨와 유사한 업무를 하는 정규직 상담교사들도 상담 업무에 대해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실적급을 받고 있어 A씨가 받은 보수가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중노위는 판단했다.
중노위는 A씨가 1년 단위로 위탁계약을 갱신하며 약 8년간 계속 근무한 점을 볼 때 기간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한다며 초심을 취소하고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며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고 업무 수행 방식도 급변하고 있다"며 "형식적으로 회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일하는 방식의 실질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판정이 근로기준법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계약 관행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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