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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혈당장애·당뇨병 있으면 적당 음주에도 대장암 위험 23%·48% 높아
음주량·횟수 늘수록 위험 상승…"혈당 높은 사람 음주 최소화해야"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술도 조금씩 마시면 괜찮지 않을까."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술을 완전히 끊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특히 과음만 피하면 소량의 술은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혈당이 정상보다 높은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은 비교적 적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대장암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흔한 암 중 하나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올해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3년 새로 발생한 대장암은 3만2천610건으로 전체 암의 11.3%를 차지해 3위였다.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JNCI) 최신호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숭실대 공동 연구팀은 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447만5천492명을 대상으로 혈당 상태와 음주가 대장암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추적 관찰의 중앙값은 9.3년이었으며, 이 기간 5만1천592명이 대장암을 진단받았다.
우선 혈당 상태만 놓고 봐도 대장암 위험에는 차이가 있었다. 혈당은 공복혈당이 100㎎/dL 미만이면 정상, 100∼125㎎/dL이면 공복혈당장애로 분류했다. 당뇨병은 공복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당뇨병 진단코드로 연간 한 차례 이상 치료제를 처방받은 경우로 정의했다.
혈당이 정상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대장암 발생 위험은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이 11%, 당뇨병 환자가 26% 각각 높았다.
여기에 술까지 더해지자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연구팀은 하루 음주량을 남성 30g 미만, 여성 20g 미만이면 적당 수준 이하의 음주로 분류했다. 이를 일반적인 술로 환산하면 알코올 20g은 소주 2∼3잔, 30g은 소주 3∼4잔 안팎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보통 수준의 음주를 하는 사람 가운데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의 대장암 위험은 정상혈당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견줘 23% 높았으며, 당뇨병 환자는 이런 위험이 48%까지 상승했다.
혈당이 높은 사람에게는 술이 대장암 위험을 더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음하는 경우에는 차이가 더 커졌다. 정상혈당·비음주자와 비교한 대장암 위험이 정상혈당 과음군에서는 17%, 공복혈당장애 과음군에서는 41%, 당뇨병 과음군에서는 77% 높았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공복혈당장애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두 위험 요인이 각각 미치는 영향을 단순히 합친 것보다 대장암 위험이 더 커지는 '상승작용'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가능한 설명 중 하나로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의 중첩을 제시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고 점막 염증과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고혈당 역시 최종당화산물 생성과 염증 신호체계 활성화 등을 통해 산화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 이 두 과정이 겹치면서 대장 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데 취약한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잘 분해하지 못하게 하는 유전자(ALDH2) 변이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상대적으로 흔한 특성이 비교적 적은 음주에서도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일 가능성도 추정했다.
연구팀은 "보통 이하의 음주에서도 대장암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이 확인됐고, 특히 공복혈당장애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연관성이 두드러졌다"면서 "혈당 대사에 이상이 있는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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