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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명절 농축산물 선물은 30만원…청탁금지법, 어디까지 허용할까

입력 2026-09-20 0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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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선물·경조사비 모두 각 5만원까지…'직접 이해관계' 땐 안돼


올해 9월 1∼30일 추석 농축수산물 선물 한도 30만원으로 상향




명절 농축산물 선물 30만 원으로 상향

2023년 8월 22일 서울 한 하나로마트 매장에 청탁금지법 선물 상한액 인상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시행 10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현장에선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지 혼란이 여전하다.


시행 초반 식비·선물·경조사비의 기준이 '3만원·5만원·10만원'으로 설정됐기 때문에 이대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현재 각 5만원으로 조정됐다.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등 선물 가액은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늘어났고 명절 기간에는 30만원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금액 기준은 일부 조정됐지만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금지해 공정한 직무 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한다는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인·허가를 신청한 민원인과 입찰에 참여한 유관기관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로부턴 일체의 선물도 받을 수 없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것을 예외로 둔 부분에서도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은 안 된다고 못 박는다.


선물을 주고받을 일이 많아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헷갈리는 지점을 짚어봤다.





[권익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각각 규제…둘 중 하나만 위반해도 제재 대상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의 주요 적용 대상은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각급 학교 교직원과 학교법인 임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이다.


공직자의 배우자도 해당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수수 금지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도 적용 대상이며, 민간인이더라도 각종 위원회의 위원,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받거나 공무상 심의·평가 등을 하는 개인 또는 단체도 해당된다.


민간인이 금품을 '받는 행위'는 규제 대상이 아니고, 공직자 등에게 수수 금지 금품을 주거나 주겠다고 약속하는 경우 제재될 수 있다.


청탁금지법은 크게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별개 축으로 규제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즉, 금품을 주고 실제로 청탁이 관철돼야만 위반인 구조가 아니고, 부정청탁만 했거나 금품만 받았을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정청탁 대상 직무는 크게 14가지로 규정돼 있다. ▲ 인가·허가 등 직무 처리 ▲ 행정처분·형벌부과 감경·면제 ▲ 채용·승진 등 인사 개입 ▲ 학교 입학·성적 등 업무 처리·조작 ▲ 징병검사 등 병역 관련 업무 처리 ▲ 행정지도·단속 등 대상 선정·배제, 위법사항 묵인 ▲ 사건의 수사·재판 등 업무처리 등이다.


다만 법령·기준에서 정한 절차 및 방법을 따르거나 공개적으로 특정 행위를 요구하는 행위,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 등은 예외 사유다.


민간인이 스스로를 위해 공직자 등에게 직접 청탁하는 행위도 금지되지만, 공공기관과 국민 사이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보장할 수 있도록 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권익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기본 원칙은 유지…식비 5만·선물 5만·경조사비 5만원 등 금액 기준은 조정돼


이처럼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과 금지 행위의 기본 틀은 법 시행 이후 유지되고 있지만, 금품 수수의 금액 기준은 그동안 여러 변화가 있었다.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명목과 관계없이 같은 사람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


권익위의 '청탁금지법 해설집'(2024)을 보면 직무와 아무런 연관이 없고 어떤 청탁도 하지 않았어도 공직자 등이 이 기준을 넘어선 금품을 받는다면 형사 처벌 대상이다.


외부 강의 등의 사례금도 직종에 따라 한도가 시간당 40만∼100만원으로 제한돼있다. 1시간이 넘을 경우 한도는 60만∼무제한이다.


상급자가 위로·격려 등을 위해 하급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선물 등은 예외다.


법 시행 초기에 식비는 3만원·선물은 5만원·경조사비는 10만원이었지만 경조사비 중 축의금·조의금은 2018년 5만원(화환·조화는 10만원)으로 하향됐고, 2024년에는 식비가 5만원으로 상향됐다.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 한도는 기존 10만원에서 2023년 15만원으로 상향됐다. 또 설날·추석 등 명절(명절 24일 전부터 5일 이후까지) 때는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에 한해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한도가 높아졌다.


올해 추석의 경우 9월 1일부터 30일까지가 명절 한도 상향 기간이다.


이밖에 정당한 계약에 따라 받는 인센티브, 친족이 제공하는 금품, 오랜 친분이 있는 이들이 어려운 처지의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 직무 관련 공식 행사에서 제공되는 교통·숙박·음식물 등은 금지 대상이 아니다.


청탁금지법은 이처럼 직무 관련 이해관계자에 대해선 식비·선물·경조사비 등에서 예외를 두지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엔 일체의 선물도 줄 수 없다며 전면 금지한다.


권익위에 따르면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인·허가 신청 민원인, 입찰 참여 등 유관기관, 공직자의 인사·평가·감사 대상자와 담당 공직자의 관계 등이다.


예컨대 직무 관련이 없는 공무원 지인에게 5만원짜리 선물을 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내 인·허가를 심사하는 공무원에게는 1만원짜리 선물도 주면 안 된다.





2024년 7월 22일 서울의 한 음식점 앞에 '영란메뉴' 가격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국회의원이 공익목적 제3자 고충민원 전달시 예외…'사적이익'은 안돼


국회의원의 경우 일반 공직자들과 다른 예외 조항들이 있다.


권익위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직종별 매뉴얼'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행정기관 등의 부당한 처분 및 불합리한 행정제도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부담을 주는 사항에 관한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으로 보지 않는다.


'공익적 목적'은 꼭 전 국민의 이익이어야 하는 건 아니고, 특정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이익도 포함될 수 있다.


아울러 공익적 목적이 유일한 목적이 아녀도 주된 목적이면 되고, 특정 제3자의 민원이라도 다수의 이익과 관련되거나 앞으로 관련될 수 있다면 공익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특정 개인·특정 기업·특정 단체만의 사적 이익(특혜)을 위한 전달이라면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


권익위는 2019년 '국회의원도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인 공직자 등에 해당' 보도설명자료에서 "지역구 등의 고충민원을 듣고 처리하는 것을 국회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의 일부지만,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부정청탁을 하거나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 처벌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부패방지 자료실에 공개한 2015년 질의응답에서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도 공익적 목적이 아닌 인사 청탁, 인허가 청탁 등을 전달하는 것은 당연히 금지되고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방법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나 해당 단체 등의 대표가 직접 또는 공문 등을 통해 전달해야 하고, 민원받은 것과 본질적인 내용에서 변경이 없어야 한다고 제한을 뒀다.


만약 내용을 본질적으로 변경할 경우에는 전달이 아니라 새로운 청탁에 해당돼 청탁금지법 위반이 될 수 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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