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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에 "기술 유출 우려에 다른 데서 근무" 허위 소명 의혹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서울대 출신 스타트업 창업자가 전문연구요원으로 특정인을 채용한 뒤 근태 이력을 꾸며내는 등 병역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20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로봇 개발업체 대표 A(34)씨와 2024년부터 업체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일한 B(32)씨를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에게 병역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체를 둘러싼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진 건 그해 말이다.
서울 명문 사립대 석사 출신 B씨 채용 사실을 알게 된 업체 직원들은 1년가량 사무실에 그가 나타나지 않자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했다.
B씨가 업체 내 다른 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과 다르게 사내 시스템을 통해 휴가도 신청하지 않고, 식사를 해봤다는 실무진도 없어 수상하게 여긴 것이다.
당시 기업부설연구소장을 맡아 B씨 직속 상사였던 직원도 면접 기억이 없을뿐더러 채용이 이뤄진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권익위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익위로부터 사안을 인계받은 병무청이 지난해 진상 파악에 나서자, A씨는 기술 유출이 우려돼 B씨를 지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근무시켰다고 해명했다.
병무청은 이 같은 소명을 일정 부분 받아들였다.
대표인 A씨 지시로 B씨가 부득이하게 근무 규정을 위반했다는 결론으로, 조직적 병역 면탈이 아니라 '부실 복무' 상황으로 본 것이다.
병무청은 B씨에게 복무 연장 처분을 내렸고 A씨에 대해서는 지난해 4월 고발 조처했다.
병역법상 고용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요원의 신상 변동 사항을 통보하지 않거나 꾸며내면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기 때문이다.
경찰의 '1차 판단'은 고발 접수 한 달여 만에 나왔다.
수사팀은 병무청이 낸 고발장에 기재된 혐의만 그대로 적용해 송치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그러나 기록을 넘겨받은 검찰은 바로 처분을 정하지 않고 일단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둘의 공모 여부를 비롯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1년간 추가 수사를 거쳐 통신 기지국 조회·휴대전화 압수·포렌식 등을 통해 이들이 소명을 꾸며냈을 공산이 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했다.
앞서 적용했던 병역법 조항도 변경했다.
병역 기피·감면 목적으로 속임수를 쓰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을 새로 적용하는 등 처벌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 사안을 권익위에 최초 공익신고한 전 직원 이상돈씨는 회사 내 다른 관계자들도 공모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송치 결정과 별개로 수사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업체 내 기업부설연구소의 인적 사항 등 정보 변경, 4대 보험 가입 등 B씨 채용에 필수로 요구됐던 행정 실무에 관여한 이들의 공모·가담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씨는 "요즘 젊은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공정성이다. 가장 공정해야 할 분야가 바로 병역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병무청은 연합뉴스에 "향후 검찰 기소와 재판 결과 등을 확인한 뒤 범죄사실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연구요원 관리 실태에 대한 질의에는 "전문연구요원 등의 철저한 복무 관리를 위해 연 1회 정기 현장 실태조사와 특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연구요원은 이공계 병역특례로,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가 병무청 지정 연구기관에서 연구개발(R&D)을 하면 병역 이행을 인정하는 제도다.
올해 기준 전국연구요원은 전국을 통틀어 2천300여명으로 배정돼 있으나, 정작 복무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2019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문연구요원의 가짜·대리 출근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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