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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사용·안전성과 효과 충분히 축적된 의약품"
"도입 순서와 조건 바로 세우고 부작용 관리체계 먼저 확보해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정지수 기자 = 16일 정부가 '미프진' 등 임신중지약물 도입 추진 방향을 발표하자 여성단체와 의료·종교계에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최근 임신중지약물의 수입품목 허가가 모자보건법 위반이 아니라는 법제처의 유권 해석을 바탕으로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2019년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뒤 후속 입법과 공식 의료지침이 없어 관련 논의가 정체된 지 7년 만의 일이다.
여성단체들은 미프진의 신속한 허가와 접근성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전날 낸 성명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미프진을 신속히 허가하고, 이와 동시에 국회가 임신중지 관련 법과 의료체계를 조속히 정비하는 것"이라며 "태아의 생명이라는 가치만을 절대화해 여성의 생명, 건강, 자기결정권을 지워버리는 것은 생명 존중이 아니라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도 전날 성명을 내 "임신중지는 당사자의 삶과 몸에 중요한 결정"이라며 "이미 축적된 국제적 근거와 사용 경험에 기반해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이용 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한성숙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에서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설계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단체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사용돼 왔고,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근거가 충분히 축적된 의약품이라면서, 왜 한국에서만 가장 강한 이용 제한부터 적용해야 하는가"라며 "과도한 제한은 안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의약품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의료계·종교계에서는 후속 입법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중지약물이 섣불리 도입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건강한여성재단 인공임신중절위원회는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도입의 순서와 조건을 바로 세우자는 요구"라며 "이는 안전한 진료 접근성과 부작용 관리체계를 먼저 확보해야 여성의 건강권이 실질적으로 보호된다는 의학적 판단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도 전날 낸 성명에서 "태아를 죽이고, 자궁을 강하게 수축하는 약물을 통해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의 몸은 파괴돼, 난임이나 불임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며 "국민 생명 보호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편향된 이념에 매몰돼 헌법재판소 결정과 국회 입법권조차 무시하고 급하게 낙태 약물을 허가하는 것을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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