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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률 저조·자체 번식에 포화…안락사 지양에 보호기간 늘어
운영비 3년 새 62.8% 증가·마리당 보호비 50만원…곳곳서 초과수용 사례

[동물보호단체 유엄빠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전국에서 구조되는 유실·유기동물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입양과 소유자 반환이 원활하지 않고 보호기간은 길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의 수용·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장기 보호동물이 누적되면서 센터 운영비와 마리당 보호비가 빠르게 늘고, 일부 직영센터에서는 적정 수용 능력을 넘어선 과밀 보호와 인력난까지 겹쳤다.
유기 동물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며 최근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진 장흥군 동물보호센터 사태를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 구조동물 10.4% 줄었지만 입양·반환 저조…보호기간은 증가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돼 지자체 직영·위탁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실·유기동물은 9만5천685마리로, 전년보다 10.4% 감소했다.
그러나 입양률은 2021년 32%에서 2022년 27%로 떨어진 뒤 2023년과 2024년 24% 수준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도 26%에 그쳤다.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가운데 입양으로 퇴소한 비중은 4마리 중 1마리꼴에 그친 셈이다.
농어촌과 도심 외곽에서 중성화되지 않은 실외 사육견이 들개화 돼 보호소로 유입되거나, 보호소에 들어온 뒤 새끼를 낳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개체 수가 늘고 질병·감염 위험까지 커지는 점도 보호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믹스견이나 성견, 중대형견은 어린 품종견 등에 비해 입양 선호도가 낮아 보호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성=연합뉴스) 7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불이 나 우리 안에 갇혀 있던 강아지 180여 마리와 고양이 80여 마리가 타 죽었다.
사진은 불이 난 유기동물보호소. 2018.12.7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stop@yna.co.kr
농식품부의 '2025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입양 경로는 지인을 통한 분양이 46.0%로 가장 많았고, 펫숍 구입이 28.7%로 나타난 반면 지자체·민간 동물보호시설을 통한 입양은 8.8%에 그쳤다.
보호시설을 통한 입양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며 인도적 처리(안락사)를 최소화하는 센터가 늘면서 보호동물이 센터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의 구조동물 평균 보호기간은 2021년 24일에서 지난해 28.6일로 약 19% 늘었다.
◇ 운영비 3년 새 62.8% 급증…마리당 보호비도 늘어
동물 보호와 센터 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전국 동물보호센터 운영비는 2022년 294억8천만원에서 지난해 479억8천만원으로 3년 새 62.8% 증가했다.
마리당 평균 보호비도 2023년 33만1천원에서 지난해 50만1천원으로 51.4% 뛰어 처음으로 50만원을 넘어섰다.
사료와 진료, 중성화 수술 등에 필요한 비용뿐 아니라 운동장과 진료·격리시설 등 강화된 동물복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시설 투자 비용도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동물보호센터 한 관계자는 "구조·포획부터 질병 치료비까지 감당해야 하고 보호소 내에서 번식이 이어지거나 숨지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시설을 확충하거나 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전북 전주시 가축사육 제한구역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2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시가 추진 중인 유기 동물 보호시설 설치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례 개정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하자와 법적 문제가 있다"면서 조례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2026.8.12 sollenso@yna.co.kr
◇ 보호동물 적정수용능력 초과…업무 기피에 인력난도
특히 지자체 직영센터를 중심으로 과밀 부담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실제 운영된 시설 가운데 직영센터는 87곳, 위탁센터는 149곳이었다.
센터 유형별 수용률을 보면 민간 위탁센터는 59% 수준이지만 직영센터는 1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위탁의 경우 운영비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업무 강도가 높아 수탁을 꺼리거나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직영센터로 보호 수요가 쏠리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적정 수용 능력을 크게 웃도는 과밀 보호도 확인됐다.
유기 동물 사체 170여구가 무더기로 발견되며 최근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진 장흥군 동물보호센터는 지난 1일 농식품부와 전남광주특별시의 합동 현장조사 결과 적정 수용능력인 60마리의 2.6배가 넘는 158마리를 보호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흥군은 한 대학의 미사용 부지 일부를 임차해 임시보호센터로 운영하고 있으나, 임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대체 부지 확보와 보호센터 신축이 시급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에서는 적정 수용 규모가 100마리인 시설에 177마리를 보호한 사례도 나타났다. 경기도의 한 직영센터도 인도적 처리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수용 능력의 2배를 넘는 동물을 보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연합뉴스) 강원 강릉시가 18일 동물사랑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에 대해 대규모 단체 입양을 실시했다. 2024.12.18 [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동물보호센터가 보호동물 20마리당 1명 이상의 관리 인력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일부 센터에서는 이 기준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센터가 인력 충원을 요청해도 지자체 재정 여건이나 예산 우선순위에 따라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채용 공고를 내더라도 높은 업무 강도 탓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이 통상 2년 안팎의 순환보직으로 자주 바뀌는 데다 동물보호 업무 특성상 민원 부담도 적지 않아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동물보호 분야에 자체 예산과 인력을 얼마나 투입하는지에 따라 시설과 관리 여건에도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장기 보호동물이 누적되는 센터는 신규 구조동물뿐 아니라 기존 동물을 계속 관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인력이 함께 늘어 현장의 부담을 해소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athena@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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