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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물보호소] ② 장흥만이 아니었다…전국 보호소 곳곳 관리 '구멍'

입력 2026-09-13 0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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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229곳 점검서 25곳 관리 미흡…부적절 취급·개체정보 수정 논란


정부, 보호·분양 분리 등 개편 추진…전문가 "전담기구·전문인력 필요"




장흥군 직영 동물보호센터 내부에서 발견 된 어미개와 새끼개

[동물보호단체 유엄빠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최근 전남 장흥군 직영 동물보호센터에서 동물 사체 170여구를 냉동창고에 보관한 사실이 드러나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다른 지역의 동물보호센터에서도 보호동물 관리와 행정 절차상 문제점이 잇따라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호 수준과 운영 여건의 편차가 큰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인력 투입과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현장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곳곳에서 관리부실 적발…치료 미흡·목덜미 잡은 공고사진 논란도


1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월 8∼26일 전국 지자체 직영·위탁 동물보호센터 229곳을 대상으로 하절기 점검을 실시한 결과 25곳에서 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돼 개선 조치가 내려졌다.


점검에서는 보호동물 개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진료실·격리실 등 필요한 시설을 갖추지 않은 사례, 폐쇄회로(CC)TV 관리와 임시보호 조치가 미흡한 사례, 보호동물 수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논란이 된 장흥군 동물보호센터에서는 지난 1일 농식품부와 전남광주특별시가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상·질병이 있거나 영양공급을 받지 못한 점, 암수와 공격성 등 개체 특성에 따른 분리 수용이 이뤄지지 않거나 법정 보호공고가 누락된 점 등이 확인됐다.




세종시 뜬장에서 구조된 뒤 보호소에서 생활한 유기견의 모습

[엔젤프로젝트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사단법인 엔젤프로젝트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에서 뜬장에 묶인 채 상처를 입고 방치됐던 개들이 구조돼 시 보호소로 옮겨졌으나 일부 개체가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엔젤프로젝트 측은 이 가운데 한 개의 몸과 귀에서 여러 마리의 진드기가 발견됐으며 동물병원 진료 결과 비교적 최근 붙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동물을 보호해야 할 보호소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지낸 데다 진드기까지 붙은 채 나온 현실이 안타깝다"며 보호소 내 건강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 따르면 지난달 초 광주 동구에서는 생후 6개월 된 개가 소유자에게 약 20분간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피학대견이 소유자가 있다는 이유로 곧바로 지자체 보호센터에 입소하지 못하고 시민이 자비로 임시보호하는 일도 있었다.


해당 개는 사건 발생 나흘 뒤에야 지자체 연계 동물병원으로 인계됐다.


이후 지자체가 동물병원 인계일이 아닌 시민이 임시보호를 시작한 날부터 법정 격리 기간을 계산하면서 동물보호단체와 갈등이 불거졌다.


라이프 측은 "경찰과 지자체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 남겨진 피학대동물이 다시 학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판단한 시민이 자비를 들여 임시보호한 것"이라며 "지자체는 시민의 임시보호 기간은 법정 격리기간에 포함하면서도, 이 기간 시민이 부담한 비용은 법정 보호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는 시민이 보호한 기간을 법정 격리기간으로 인정하면서 다른 상황에서는 이를 법정 보호조치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가능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법 해석에 따라 피학대동물의 보호기간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학대자에게 동물을 돌려주는 시점까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동물보호센터 보호동물 공고 사진

[라이프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 7월 강원 양구군 동물보호센터에서는 개의 목덜미와 줄을 잡아 공중에 들어 올린 모습이 담긴 사진이 군 보호공고 사이트에 게재돼 보호동물 취급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호공고 사진은 입양 희망자가 보호동물의 상태와 특성을 처음 확인하는 주요 정보인 만큼 동물 취급 과정과 공고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이 공개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사진은 곧바로 다른 사진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원특별자치도는 동물보호단체 측에 공문을 보내고 "양구군 담당자가 지난 7월 20일 신규 인사발령을 받아 업무 숙지가 미흡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실수"라며 "문제를 확인한 뒤 즉시 시정 조치하고 관련 교육 등 후속 조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경남 창원시 동물보호센터에서는 유기견의 인도적 처리(안락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대상 개체의 특이사항(성향 정보)을 고의로 수정·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공고 정보는 입양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인 만큼 사실과 다르게 수정됐다면 보호센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창원시는 인도적 처리 대상 개체 선정은 정당하고 엄격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으며, 유기견 정보 조작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해당 정보 수정은 보호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을 반영한 '정보 현행화'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보호동물 입소 초기에는 개체의 정확한 성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입양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가급적 긍정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후 실제 보호·관리 과정에서 직원이 직접 확인한 성향과 성장 배경, 공격성 등 특이사항을 종합해 최신 정보로 갱신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흥군 직영 동물보호센터 내 보호동물들의 모습

[동물보호단체 유엄빠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 정부, 보호·분양 분리 추진…전문가 "예산·인력·감독 강화해야"


잇단 관리 부실 논란 속에 정부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 운영 체계 전반을 손질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장흥군 사태를 계기로 전국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를 대상으로 사료·급수, 질병·부상 관리, 개체 분리, 공고·기록 관리 실태 등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지자체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 교육도 확대할 예정이다. 인재개발원을 통해 오는 12월 2박 3일 일정의 동물보호 관련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내년부터 이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보호소 내 질병 확산과 과밀 보호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의 기능을 재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구조부터 보호·분양까지 한 센터가 모두 담당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구조·보호 전문센터'와 '분양 전문센터'로 기능을 구분해 운영하는 지침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신규 입소 동물은 5일 이상 입소관찰실에서 분리 관리하도록 하고, 입소관찰실과 격리실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두도록 해 감염병 유입과 확산을 차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동물보호센터의 부실 운영을 막기 위해서는 운영 방식의 개선뿐 아니라 지자체의 관심과 책임을 강화하고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전담기구를 통한 관리·감독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 부산보건대 동물복지과 교수는 "그동안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의 파행적 운영 문제가 주로 민간 위탁시설에서 제기되면서 직영 전환이 대안으로 거론돼 왔지만 장흥군(직영센터) 사례는 운영 주체를 바꾸는 것만으로 인도적인 운영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유실·유기동물 발생을 줄이고 동물보호센터 관리의 전문성을 높이려면 정부가 추진 중인 '동물전담기구(가칭 동물복지진흥원)'을 설치해 전국 지자체 보호센터를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며 "동물복지 전문인력을 양성해 현장에 의무 배치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진홍 건국대 스마트동물보건융합전공 교수는 "동물보호센터는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중요한 시설"이라며 "유실·유기동물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데다 법정 공고 기간인 10일이 지난 뒤에도 안락사하지 않고 계속 보호하는 경우가 있어 지역에 따라 시설 규모와 관리 인력,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유실·유기동물의 발생과 관리, 안락사 비율 등 지자체별 지표를 관리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며 "이런 지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허위 보고나 사체 유기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자체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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