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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문제 원인은 상대방 몰라서"…53년 상담 곽배희 소장의 진단

입력 2026-09-06 0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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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갈등 기저엔 성격 차이…대화 안 되고 무시하고 애정 없어져"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창립 70주년 인터뷰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창립 70주년 인터뷰하는 곽배희 소장

[촬영 홍준석]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가정 문제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인은 상대방을 모른다는 거예요. 수십 년을 살아도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살다 가는 부부가 너무 많아요."


53년간 수많은 부부와 가족의 갈등을 상담해온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은 상담소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3일 연합뉴스와 만나 부부 갈등의 기저에는 성격 차이와 대화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곽 소장은 1973년부터 53년 동안 상담소에서 근무해온 가정법률 전문가다. 1969년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가족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제3대 소장으로 취임해 지금까지 상담소를 이끌고 있으며, 서울가정법원 명예조정위원, 한국가족법학회 이사,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대법원 사법정책자문위원,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화가 부족하다"며 "그래서 우리 상담소가 교통정리를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곽 소장은 그런 가정 문제 밑바닥에 깔린 또 다른 원인은 성격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는 결혼생활을 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는 수십 가지가 있지만 기저에 있는 것이 성격 차이"라며 "성격이 안 맞으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안 되고 무시하게 되고 애정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금전적인 문제도 없고 애정도 있는데 성격이 안 맞아서 상담소를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며 "다른 부분이 좋더라도 배우자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배우자라면 싫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세기 넘게 가정 문제를 지켜봐 온 곽 소장은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상담소를 찾아온 부부를 화해시켜 손을 잡고 나가게 만들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몰라서 이혼을 결심해 여기까지 오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혼 문턱까지 갔더라도 대여섯번 상담을 받게 되면 각자의 문제를 깨닫고 재결합해 돌아나가는 일이 있다. 그런 일이 뇌리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어쩔 줄 몰라 전쟁 같은 삶을 살게 된 부부들에게는 냉정하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줘야 한다"며 "상담소에 왔다고 해서 헤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촬영 홍준석]


곽 소장은 부부나 연인 관계에서의 범죄가 잦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이 높아진 삶의 질을 공평하게 누리지 못하는 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인격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점, 정신적 불편함이 복합적으로 뭉쳐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범행 방법에는 미디어가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미디어가 우리에게 선한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나쁜 영향도 준다"고 덧붙였다.


곽 소장은 또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심화하는 젠더갈등과 관련해 복수심을 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성 입장에서는 받아온 핍박과 어려움을 남성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남성 입장에서는 과거에는 당연하게 누리던 몫을 빼앗겨 억울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곽 소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상담소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는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사는 사람은 적어도 묻지마 범죄 같은 것은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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