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위클리 건강] 술·고기만 피하면 된다?…2030 통풍 부르는 뜻밖의 습관

입력 2026-09-05 07:01:00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배달음식·잦은 음주에 '굶는 다이어트'까지…4년 새 2030 환자 13% 증가


통증 사라져도 요산 결정 남아…혈중 요산 6㎎/dL 미만 유지가 치료 핵심




통풍

[대한류마티스학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흔히 통풍이라고 하면 술과 고기를 즐기는 배 나온 중년 남성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 통풍을 '아저씨들의 병'으로만 보는 건 옛말이 됐다.


배달 음식과 술자리가 잦은 데다 끼니를 거르거나 간헐적 단식으로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는 20∼30대에서도 통풍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생긴 결정이 관절에 쌓여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요산은 음식 등에 들어 있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몸에서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데, 생성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신장을 통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혈액 속 농도가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21년 약 138만명에서 2025년 약 149만명으로 4년 새 약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환자는 약 33만1천명에서 37만4천명으로 12.9% 늘었다. 전체 환자 증가 속도보다 가파르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통풍 증가 배경 중 하나로 달라진 식생활과 체중 관리 방식을 꼽는다.


육류와 튀김류 위주의 배달 음식이나 잦은 음주는 혈중 요산을 높이기 쉽다. 퓨린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몸에서 만들어지는 요산이 늘고, 알코올은 신장을 통한 요산 배출을 방해한다. 비만 역시 대표적인 통풍 위험 요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소연 교수는 "다이어트나 회식 등으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20∼30대일수록 요산 수치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면서 "통풍을 단순히 고기나 술만 피하면 되는 질환으로 여기기보다 전반적인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살 빼려고 굶었는데 통풍이?…급격한 체중 감량도 주의


통풍을 예방하려면 살을 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비만한 사람이 적정 체중까지 감량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굶거나 식사량을 급격하게 줄이는 방식은 오히려 통풍 발작을 촉발할 수 있다.


장시간 금식하거나 극단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지방 분해로 생기는 대사산물인 케톤체가 증가해 신장의 요산 배출을 방해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통풍 발작이 유발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고단백 식단도 마찬가지다.


통풍 환자라고 단백질 자체를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단백질을 얼마나 먹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닭가슴살은 붉은 고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체중을 줄여야 한다면 굶어서 단기간에 빼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면서 서서히 감량하는 게 좋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제공]


◇ '제로'·'무알코올'이면 통풍 걱정 없다?…제품 성분 따져봐야


건강을 생각해 설탕이 들어 있지 않은 '제로' 음료나 무알코올 맥주를 선택하는 젊은 층도 많다. 하지만 '제로'라는 표시만 보고 통풍에도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제로 음료는 일반 탄산음료보다 당 섭취를 줄일 수 있지만, 대사 과정에서 요산을 높일 수 있어 물 대신 즐겨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무알코올 맥주도 제품별 성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코올 함량이 낮거나 없더라도 제조 원료와 방식에 따라 원료인 맥아, 보리에 함유된 퓨린 성분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통풍 환자라면 '무알코올'이라는 표시 자체보다는 실제 알코올 함량과 원재료, 영양성분 등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안 아프니 나았다"가 가장 위험…요산 6㎎/dL 미만 유지해야


통풍 관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통증이 사라진 뒤 치료까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급성 통풍 발작은 소염진통제 등을 사용하면 통증이 비교적 빠르게 가라앉을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없어졌다고 몸속에 쌓인 요산 결정까지 모두 없어진 것은 아니다.


혈중 요산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통풍 발작이 반복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에 요산 결정 덩어리인 '통풍결절'이 생기거나 관절 손상과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장결석이나 신장 기능 저하와도 연관된다.


따라서 반복적인 통풍 발작 등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증상이 없을 때도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


통풍 치료의 기본 목표는 혈중 요산 농도를 지속해서 낮게 유지함으로써 이미 쌓인 요산 결정을 서서히 녹이고 새로운 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통풍 환자는 혈중 요산을 6㎎/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게 권고된다.


약물치료와 함께 적정 체중 유지,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육류 내장과 과도한 음주, 과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 등은 가급적 줄이는 게 좋다.


이소연 교수는 "통풍은 단기적인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요산 수치를 조절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질환"이라며 "젊을 때부터 꾸준한 진료와 자기관리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bio@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9-05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