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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단체교섭 거부·불성실하면 처벌…헌재 "합헌"

입력 2026-08-30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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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만 처벌해 부당" 주장에 "차별 취급에 합리적 이유 있어"




노사갈등 (PG)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미루거나 태만히 하다)한 사용자를 처벌하는 노동조합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옛 노동조합법 90조 중 81조 3호에 관한 부분에 대한 위헌소원 심판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회사 대표인 청구인은 2017년 4∼8월 노조의 교섭 요청을 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2018년 5월∼2019년 11월 노조가 낸 단체협약 수정안에 대한 협의를 거부해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해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 중 단체교섭 거부 또는 해태를 처벌토록 한 노동조합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2022년 3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은 이 조항에 있는 '정당한 이유'와 '해태'의 뜻과 범위가 모호해 죄형법정주의(범죄와 형벌은 사전에 법률에 명시돼 있어야 한다는 원칙)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 입장에선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등에 대해 노동위 구제 절차 등 다른 수단이 마련됐는데도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며, 성실교섭 의무는 사용자뿐 아니라 노조에도 부여되는 상황에서 사용자만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도 항변했다.


헌재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관 전원은 이 조항의 입법 목적과 문언, 관련 판례 등을 종합하면 '해태'와 '정당한 이유'의 뜻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해태란 사용자가 형식상으로만 단체교섭에 응하거나 노조 요구에 장기간 불응해 교섭을 지연하는 행위 등 단체교섭 거부에 준할 정도로 교섭 성립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당한 이유'란 단체교섭의 주체, 대상, 방법 등 구체적 사정에 비춰 사용자가 교섭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을 뜻한다고 짚었다.


헌재는 "구체적 사안에서 어떤 행위가 단체교섭 해태에 해당하는지, 또 단체교섭 해태나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충분히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아울러 "사용자 처벌 제도는 노동위 구제명령만으론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를 실효적으로 예방하지 못하던 현실에 대한 개선책으로 나온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더해 "심판 대상 조항이 사용자만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 노조의 행위는 처벌 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은 근로자의 권리가 사용자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로 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사용자와 노조 간 차별 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헌재 측은 "이 사건은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혹은 해태에 대한 처벌조항의 위헌성에 관해 최초로 판단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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