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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섭 교수 저서 인용…"이승만, 이우익 대법원장으로 제청하라 요구"

이승만 대통령이 김병로 대법원장 일행을 접견하고 있다. 1957.4.27 <저작권자 ⓒ 2001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반려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승만 정부의 사법부 장악 과정에서 벌어진 선례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변호사 주장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인 정지웅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68년 전의 기록이 오늘 아침 기사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며 1958년 이승만 대통령의 대법원장 제청 거부 사건을 소개했다.
정 변호사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저서 '가인(街人) 김병로'에 등장하는 일화라며 소개한 당시 사건은 1957년 12월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퇴임 뒤 법관회의가 후임 대법원장으로 김동현 전 대법관을 제청하면서 시작됐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8년 1월 국무원 사무국장 명의로 법원행정처장에게 "귀하가 대법원장으로 제청한 김동현씨는 임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한 마디가 적힌 문서를 보냈을 뿐이었다.
나아가 이승만 대통령은 법관회의 앞으로 당시 집권 자유당의 경북도당위원장이던 이우익을 대법원장으로 제청해달라는 친서도 보냈다.
법관회의가 이를 거부하자 이번에는 자유당 의원들이 법관회의의 대법원장 제청권 자체를 삭제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당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서울변호사회는 "사법권의 독립을 유린하는 것으로 삼권분립제도에 위배된다"며 결의문을 발표하며 반발했다.
그해 3월 13일 변협 주최로 열린 '대법원장 임명제청권 삭제 개정 법률안 반대 전국변호사대회'에 초대 대법원장이던 가인 김병로 선생이 등장해 입법부를 향해 "주인에게는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 혼자만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방자하다"고 질타했다.
결국 자유당은 법안을 철회했고 이우익은 대법원장으로 임명되지 않았다.
한인섭 교수는 저서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제청 거부 사건을 두고 "국법상 독립한 사법기관의 유효한 법적 행위를 대통령이 하등의 법적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은 국가기관 상호존중의 원칙에 어긋나며,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에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런 거부권의 행사는 대통령의 횡포라 아니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이를 공유하며 "1958년과 오늘날의 대법관 임명제도는 다르지만, 본질적인 질문은 같다"며 '대통령의 임명권은 어디까지인지'가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장의 제청을 되돌려 보내고 기존 후보 중에서 다른 사람을 골라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면 한 번 반려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반려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결국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받아들일 만한 사람이 나올 때까지 제청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되면 제청권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이냐"며 "임명권이 제청권을 압박하기 시작하면 제청권은 그렇게 형해화된다(이름만 있고 역할을 못함)"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청와대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대법원장 제청 반려 전례를 검토 중이란 보도를 언급하며 "그 선례는 하필이면 이승만 정부의 사법부 장악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역사에는 따라야 할 선례가 있고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68년 전 경무대에서 벌어진 일을 오늘의 청와대에서 다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역사의 반면교사가 어느 순간 '선례'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부연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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