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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오전 6시 한정…전국 일괄적용 아닌 사고 적은 곳 위주
사고 위험 우려에 안전시설·심의 요건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심야에 어린이 통행이 적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제한속도를 시속 30㎞보다 높이는 시간제 속도제한이 확대된다.
과도한 규제라는 여론을 반영해 도입됐지만, 과속과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경찰은 안전시설·사고이력·도로 여건 등을 따져 대상지를 선별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운영을 취소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 기준을 개선해 연말까지 전국 약 160곳에서 우선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심야 등 어린이 통행이 없거나 적은 시간대에는 기존 제한속도 30㎞/h를 40∼50㎞/h 수준으로 상향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스쿨존 심야 속도제한 완화는 2023년 9월 시범 운영을 거쳐 도입됐지만, 올해 4월 기준 전국 어린이보호구역 1만5천856곳 가운데 84곳(0.5%)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강원이 19곳으로 가장 많고 전남 12곳, 전북 11곳, 경기남부 10곳, 서울 7곳, 광주 6곳 등의 순이다. 세종에서는 아직 운영되는 곳이 없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제도를 전국에서 일괄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간제 속도제한의 적용 대상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대상 도로 기준도 기존 편도 2차로 이상에서 편도 1차로 이상으로 완화한다.
다만 시간제 속도제한을 적용하려면 보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고 방호울타리와 횡단보도·신호기, 무인 과속 단속 장비 등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
아울러 최근 3년간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2건 미만이어야 하고, 경사도와 운전자 시야 등 현장 여건도 고려한다.
시행 후 사고가 발생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운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운영 장소에는 제한속도가 완화되는 시간대를 알리는 안내표지와 기점 표시 등을 설치한다.
필요한 경우 시간대에 따라 제한속도 표시가 바뀌는 가변형 발광다이오드(LED) 표지도 활용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본 운영시간은 최근 5년간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로 정했다.
지역별 통행량과 주변 여건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등으로 조정할 수 있다.
다만 기준을 충족한다고 곧바로 제한속도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표지판 등 시설을 설치하고 시도경찰청 심의와 현장 점검을 거쳐야 운영할 수 있다.
개별 대상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학부모와 주변 주민 등의 의견도 수렴한다.
경찰은 시설 설치 등에 빨라도 약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설 설치와 유지·보수 비용은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 표지판만 교체하면 1천만∼2천만원가량이 들지만, 도색 등 추가 공사가 필요하면 1억원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연말까지 운영을 추진하는 160곳은 지방정부의 예산 여건 등을 고려해 파악한 잠정 규모로, 구체적인 대상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은 전국 어린이보호구역 중 도로 여건상 시간제 속도제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는 곳을 약 6천곳으로 추산했다.
개별 도로의 특성과 사고 이력 등을 다시 심사해 적용 지역을 추릴 방침이다.
경찰은 속도제한 완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시행 지역의 사고 추이를 지속해서 점검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1년 이상 시간제 속도제한을 시행한 39곳의 운영 전후 교통사고를 비교한 결과 사고 건수는 72건에서 55건으로 23.6% 줄었고 사망자는 2명에서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제도가 확대되면 대상 지역과 통행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어린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안전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4%가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에 찬성했다. 전체 응답자의 20%는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였다.
이용관 경찰청 교통기획과장은 "어린이 안전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통행이 거의 없는 시간대의 불편을 줄이려는 것"이라며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의 제한속도를 일시에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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