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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탄생 150년] 문화의 힘으로 평화추구…한반도 넘어선 보편가치

입력 2026-08-27 0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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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서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인류에 평화의 문화를"


유네스코 백범 기념해 지정…"김구 평화사상, 세계가 공유해야 할 보편가치"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김구 '나의 소원'에서)


한반도가 일제 강점을 벗어나 해방 직후 이념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던 1947년,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꾼 것은 군사력도, 경제력도 아니었다.


김구 선생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어 한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었고, 이를 통해 한반도를 시작으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실현되길 소원했다.


비록 그가 꿈꿨던 평화는 몇 년 뒤 한반도에서 동족상잔의 비극과 함께 잠시 좌절됐지만, 그가 강조했던 '문화의 힘'으로 오늘날 한국은 세계에서 우뚝 선 명실상부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의 힘으로 세계 평화를 추구했던 김구 선생의 사상은 세계 평화가 인류의 지적·도덕적 연대 위에 건설돼야 한다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헌장 정신과 맞닿아 있다.


유네스코가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인 올해를 '유네스코 기념해'로 공식 지정하고 김구 선생의 사상을 세계에 보편적 가치로 알리고 있는 이유이다.




백범 김구 선생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애국계몽운동부터 임시정부 주석까지…독립운동에 일생을 투신한 백범


한국 독립운동사를 대표하는 백범 김구 선생은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인 1876년 8월 29일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의병운동에 참여하던 그는 명성왕후 시해사건 이듬해인 1896년 국모를 살해한 원수를 갚겠다며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주막에서 일본인 스치다를 살해했다.


사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다 1898년 탈옥, 1904년부터 신지식인을 조선에서 길러내는 애국계몽운동을 펼치기 시작해 교육 구국운동에 힘을 쏟았다.


1910년 신민회에 가입해 구국운동을 전개하다 1911년 일제에 붙잡혀 징역 2년 형을 언도받았고, 독립자금 모금을 위한 '안명근 사건'에 연루돼 15년 형이 추가돼 옥고를 치르다 1915년 가출옥됐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중국 상하이로 망명, 대한민국임시정부 경무국장에 임명돼 일제가 보내는 첩자들을 가려내 처단하고 정부요인들과 동포들의 안정을 지켜내는 일을 수행하였다.


1931년에는 임시정부가 조직한 한인애국단을 맡아 동지들과 함께 일왕 처단(이봉창), 조선총독 처단(이덕주·유진식), 관동군사령관 처단(유상근·최흥식) 등 독립운동을 지휘했다.


1940년부터 한국독립당의 집행위원장, 광복군 통수권자, 임시정부 국무위원회 주석으로서 임시정부를 지켜며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했다. 광복 후 1945년 11월 임시정부 요인 1진과 함께 환국했다.


이후 통일국가 수립을 위해 애쓰던 김구 선생은 1949년 6월 26일 경교장에서 안두희의 흉탄에 서거했고, 온 국민의 애도 속에 국민장으로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정부는 독립운동 50년의 역사를 이어간 김구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백범 김구, 임정 환국 봉영회

백범 김구, 임정 환국 봉영회. (본사자료)1999.6.25
<저작권자 ⓒ 1999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문화의 힘'을 통한 세계 평화 추구…유네스코 "보편적 가치" 인정


유네스코는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제43차 총회를 통해 2026년을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기념해'로 공식 지정했다.


유네스코는 1957년부터 2년 단위로 회원국들로부터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의 기념해를 제안받고,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할 경우 세계 기념해로 지정해오고 있다.


한국 관련 인물의 유네스코 기념해 지정은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인 2012년,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인 202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유네스코가 주목한 것은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업적뿐 아니라, 자서전 백범일지 중 '나의 소원'에 집약된 김구 선생의 평화 사상이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문화의 힘'을 통해 세계 평화를 추구한 김구 선생의 비전이 유네스코의 보편적 가치와 부합한다고 본 것이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나의 소원'에서)라는 문장에는 문화강국을 향한 김구 선생의 꿈과 세계 평화에 대한 염원이 녹아있다.


김구 선생은 인류 불행의 근본 원인을 '인의(仁義)와 자비, 사랑의 부족'으로 진단하면서 이를 함양하는 유일한 길이 '문화'라고 역설했는데, 이는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평화의 문화'(Culture of Peace) 이념과 일치한다.


또한, 각 민족이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인류 전체에 기여해야 한다는 김구 선생의 사상은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활동과도 궤를 같이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문화로 평화와 행복을 이루자는 김구 선생의 철학은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평화의 문화'와 '문화다양성 증진'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김구 선생의 평화사상은 전 세계가 공유해야 할 보편적 가치"라고 평가했다.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기념해' 미디어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5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기념해 미디어특별전 '나의 소원: 두 아이들에게'가 열리고 있다. 2026.8.25 pdj6635@yna.co.kr


◇ '김구 문화주간' 등 기념사업…기념 우표·메달도 발행


정부는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기념해'를 맞아 국가보훈부를 중심으로 김구 선생의 평화 사상을 알리기 위해 이달 한 달간 학술행사·전시·공연 등 기념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 중이다.


보훈부는 이달 26∼30일을 '김구 문화주간'으로 정하고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민 참여형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구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시각적 콘텐츠로 구현하는 미디어아트가 광화문광장 곳곳에 설치됐고,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하는 국민 참여형 체험 부스도 운영 중이다.


김구 선생이 꿈꿨던 '문화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도 이달 28∼30일 진행된다.


28일에는 초·중·고·대학생이 참여하고 가수 소찬휘 공연 등으로 구성된 '백범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29일에는 K팝 랜덤플레이 댄스 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30일에는 독립유공자 유족·후손 단체인 광복회 주관 독립운동 노래 음악회가 개최된다.


한국조폐공사는 김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기념메달을 출시했고, 우정사업본부도 기념우표 52만8천장을 오는 28일 발행한다. 이외에도 김구 선생의 돋보기 안경 등 다채로운 기념 굿즈도 출시됐다.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 기념식은 오는 2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에 있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보훈부는 "기념사업들을 통해 김구 선생이 염원했던 '높은 문화의 힘'과 평화의 가치가 세계인과 함께 나누는 인류 보편의 가치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김구 선생의 숭고한 뜻이 국민의 일상에 온전히 뿌리내리고 미래세대의 자부심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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