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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센터 도입 후 사망률 30.5%에서 급감…경제적 편익 최대 19조원
지역별 격차와 병원 간 전원 시 치료 지연은 여전히 숙제

대한외상학회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사고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살릴 수 있었던 외상 환자의 비율을 뜻하는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이 사상 처음으로 10% 미만인 한 자릿수에 진입했다.
권역외상센터 설치와 중증 외상 진료체계 구축 사업이 본격화된 지 10여 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하지만 지역 간 사망률 격차가 뚜렷하고, 다른 병원을 거쳐 이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료 지연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27일 보건복지부가 발주하고 대한외상학회가 수행한 '예방할 수 있는 외상 사망률 평가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9.1%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확실히 생존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명백한 예방 가능 사망이 2.1%, 생존 가능성이 있었던 잠재적 예방 가능 사망이 7.0%였다.
국내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2015년 30.5%에서 2017년 19.9%, 2019년 15.7%, 2021년 13.9%에 이어 2023년 9.1%까지 떨어지며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외상 진료체계 확립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23년까지 권역외상센터 운영으로 예방한 외상 사망자를 1만4천176명으로 추산하고 통계적 생명 가치를 적용해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투입 비용 6천717억원 대비 총 사회적 편익은 약 19조5천564억원에 달했다.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29.11배로 공공 보건의료 인프라 투자의 높은 타당성을 입증했다.
◇ 전원 환자 사망률 2.4배 높아…권역별 격차 2배 넘어
하지만 괄목할 만한 지표 개선 이면에는 풀어야 할 구조적 난제들이 남아 있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권역별 격차다.
최종 치료기관 소재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경기·인천이 6.4%로 가장 낮았고 서울 7.6%, 대전·충청·강원·세종 8.1% 순이었다.
반면 부산·대구·울산·경상은 11.6%, 광주·전라·제주는 14.3%에 달해 권역 간 사망률 차이가 2배를 넘었다.
병원 간 전원으로 인한 골든타임 상실도 심각했다.
사고 후 최종 병원으로 곧바로 내원한 환자의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7.2%였으나, 다른 의료기관을 한 번 이상 경유해 전원 된 환자는 17.4%로 2.4배 높았다.
전원 환자가 사고 발생 후 최종 치료기관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전체 환자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하는 값)은 3시간54분으로, 직접 내원 환자의 41분보다 크게 지연됐다.
예방 가능 사망 사례 중 전원 환자의 이송 시간 중앙값은 4시간48분에 달했다.

대한외상학회
◇ 출혈 사망자 63% 첫 수혈 1시간 초과…이송·진료 지체 개선 시급
실제 사망 사례를 정밀 검토한 질적 분석에서도 치료 지연의 민낯이 드러났다.
예방 가능 외상 사망으로 분류된 환자의 83.9%에서 병원 단계의 문제가 발견됐다.
주요 사망 원인은 대량 출혈이 43.2%, 뇌 손상 등 중추신경계 손상이 23.7%였다.
출혈로 숨진 환자 중 병원 내원 후 15분 이내에 신속 수혈을 받은 비율은 9.8%에 불과했고, 62.7%는 첫 수혈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수술이나 색전술 등 결정적인 지혈 처치가 이뤄지기까지 걸린 시간도 중앙값 기준 3시간44분에 달했다.
중추신경계 손상 사망자 역시 뇌 감압 중재까지 중앙값 5시간29분이 소요됐으며, 심각한 의식 저하 환자 가운데 10분 이내에 기도삽관이 이뤄진 경우는 절반에 그쳤다.
연구진은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을 지속해서 낮추기 위해 119구급대의 중증도 분류 역량 강화와 함께 중증 외상 의심 환자를 일반 응급실이 아닌 권역외상센터로 직송하는 이송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최초 병원에서 1시간 이내에 전원을 결정하고 사고 후 2시간 이내에 최종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병원 간 이송 지침 마련과 대량 수혈프로토콜 표준화, 지역 단위 외상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외상학회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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