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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가고 싶어"…기계 도움없이 동백꽃처럼 가신 어머니

입력 2026-08-25 15: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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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국가생명윤리정책원, 연명의료결정제도 수기 공모전 개최




연명의료(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나는 기계에 의지해서 사는 건 싫어. 그냥 자연스럽게 가고 싶어."


임 모 씨는 항암 치료를 시작하신 어머니가 드라마를 보시다가 무심히 하신 말씀을 떠올렸다.


임 씨의 어머니는 선운사의 동백꽃을 무척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임 씨는 어머니의 무심한 한마디를 듣고 어머니가 동백꽃처럼 지기를 원하셨다고 믿었다.


그렇게 임 씨의 어머니는 무의미한 연명 의료 없이 당신의 뜻대로 삶을 마감했다.


임 씨는 "동백은 통째로 진다. 그러므로 통째로 아름답다. '나는 그 꽃처럼 지고 싶다'는 게 어머니가 내게 남긴 마지막 수업이고, 내가 연명의료결정제도에서 배운 가장 인간적인 선택이다"라고 전했다.


임 씨는 자신과 어머니의 사연을 엮은 '당신의 마지막 문장은 누가 씁니까'라는 제목의 글로 보건복지부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2026년 연명의료결정제도 수기 공모전'에서 일반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연명의료결정제도와 관련한 서식 작성 경험을 다루는 종사자 부문에서 최우수상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 모 씨가 받았다.


이 씨는 수기에서 "80대 후반 남성 치매 어르신의 아들은 어느 날 '아버지가 건강하실 때 기계에 매달려 의미 없이 삶을 연장하는 건 싫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치매 때문에 아버지의 의사를 확인할 수가 없어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나는) 생전에 나누었던 사소한 대화들, 아버지가 존엄하게 지키고 싶어 하던 삶의 모습들을 함께 꺼내 들여다보았다"며 "죄책감과 슬픔으로 얼룩진 가족들의 마음을 정신과적으로 지지하고 위로하는 것, 그리고 법적 서식이라는 차가운 틀 안에 환자의 따뜻한 삶의 궤적을 담아내는 것이야말로 내가 이 제도 안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임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연명의료관리센터 제공] * 연명의료관리센터에 따르면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만 법에 따라 인정되며, 민간단체의 유사서식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함.


이번 공모전에는 지난 2024년의 두 배가 넘는 총 405편의 이야기가 접수됐다. 생애 말기 자기 결정권과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심폐소생술 등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연명의료를 하지 않거나 중단하려면 ▲ 환자가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과 ▲ 연명의료에 대한 환자 의사 확인이 필요하다.


임종 과정은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판단하고, 환자의 뜻은 미리 작성해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또는 연명의료계획서로 확인한다.


의향서나 계획서가 없고, 환자가 자기 뜻을 표현할 수 없다면 가족 확인을 통해 연명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서는 연명의료에 대한 본인의 뜻을 가족과 미리 나누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가족 공유 기능'도 새롭게 제공한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공모전을 통해 연명의료결정이 환자와 가족의 삶과 맞닿아 있는 중요한 선택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뜻이 삶의 마지막까지 존중될 수 있도록 제도의 접근성을 높이고 참여 의료기관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가족 공유 방법

[보건복지부 제공]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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