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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 연장 불승인 뒤 세상 떠난 경찰…심사부터 복직까지 '빈틈'

입력 2026-08-24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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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 절차에 소속기관 배제…인사혁신처 전담 관리자는 고작 3명


경찰관 공상 매년 1천건 이상…"적극 치료·관리체계 갖춰야"




경찰 추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김채린 기자 = 공무상 재해로 장기간 치료받던 경찰관이 요양 연장 불승인 뒤 복직을 앞두고 숨지면서 공상 심사 절차와 업무 복귀 과정의 제도적 안전망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공상자의 상태를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살피고, 연장 불승인 시 소속기관이 이를 파악해 치료·상담과 안정적인 업무 복귀를 지원할 수 있는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 현장 순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 "1년 이상 추가 치료" 진단에도…2차례 연장 불승인 후 비극


2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 합천경찰서 소속 이모(54) 경위는 지난달 7일 우울증으로 인한 공무상 요양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공무원연금공단에 신청했다.


이 경위가 제출한 진단서에는 증상이 호전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향후 1년 이상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단은 의무 기록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기존 치료가 증상 유지와 악화 방지를 위한 보존적 치료에 해당한다며 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다.


앞서 이 경위가 좌측 손목의 정중신경·척골신경 손상을 이유로 신청한 요양 연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경위는 2024년 1월 야간 근무 중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다 주행 차량에 치이는 2차 사고를 당해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이후 신체적 후유증과 우울증으로 정상적인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채 공무상 병가와 휴직을 이어가며 2년 넘게 치료와 재활을 받아왔다.


연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이 경위는 요양 종료 후 복직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복직을 고심하던 이 경위는 지난 2일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관 공상 연도별 발생 현황

[연합AI플랫폼 제작. 재판매 및 DB 금지]


◇ 서류 중심 연장 심사…"당사자 의견도 충분히 들어야"


유서가 없기에 연장 불승인과 이 경위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공상 요양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직업적 특성까지 고려해 신체·심리 상태를 살피고, 안정적인 복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절차를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무원연금공단은 요양 연장을 심사할 때 진단서와 영상 CD 등 신청인의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의료진 자문을 받아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공무원재해보상법은 신청인이 연장 불승인에 대한 심사를 청구할 때 출석을 통한 의견 청취를 보장하지만, 초기 절차에서부터 당사자 의견을 더 들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승인 통보를 받은 뒤 이의신청을 통해 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이 경위는 소명할 정도의 에너지도 남지 않은 상태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우울증은 단순히 서류를 통한 의학적 치료 가능성만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환자의 호소와 상황을 종합적으로 듣고 파악해야 한다"고 짚었다.


경찰처럼 현장 업무 비중이 높은 직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예수 국제바로병원 척추·류마티스센터 명예원장은 "일반인보다 피아니스트가 손을 다쳤을 때의 영향이 큰 것처럼 활동성이 요구되는 경찰이 신체를 다친 데 따른 고통은 더 컸을 것"이라며 "산재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직업적 부분까지 고려가 되면 좋겠지만 의사들은 증상이 남아 있는지, 치료로 호전되고 있는지 등 의학적 판단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유족 헌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장 결과 소속기관도 몰라…인사혁신처 "지원 방안 종합적 검토"


요양 연장 과정에서 소속기관과의 정보 공유가 단절되는 점도 보완 과제로 꼽힌다.


최초 공상 신청은 소속기관을 거쳐 이뤄지지만, 연장은 당사자가 직접 신청하고 결과를 통보받는다.


소속기관에는 연장 신청이나 승인·불승인 여부가 별도로 통보되지 않는다.


이번 사례에서도 경찰은 이 경위의 연장 신청과 결과를 별도로 확인해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 치료자의 연장이 불승인되면 복직 문제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소속기관에도 관련 사실을 공유해 건강 상태를 살피고 치료·상담이나 직무 조정 등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사혁신처는 공상 공무원의 재활과 복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5월부터 공상 공무원의 치료·재활과 직무 복귀를 돕는 '공상 공무원 전담 관리자(코디네이터)'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전담 관리자가 공무상 재해를 입은 공무원의 치료 단계부터 재활과 직무 복귀까지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현재 위촉된 전담 관리자는 3명에 불과하다.


경찰에서만 매년 1천명 넘는 공상자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공상 공무원의 치료·복귀 과정을 개별적으로 살피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직무 복귀와 심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는 등 지원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관 원인별 공상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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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공상 매년 1천건 이상…신청 간소화·복직 심리상담


경찰관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공상을 입는 사례는 매년 1천건을 웃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2025년 공상 경찰관은 총 7천964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1천196명, 2022년 1천622명, 2023년 1천676명, 2024년 1천811명, 지난해 1천659명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업무 중 다치더라도 공상 신청을 주저하는 조직 문화와 복잡한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은 공상 신청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도입을 검토 중인 경찰 건강관리 시스템에 공상신청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수기로 진행되는 공상 신청과 통계 관리 등을 시스템화해 신청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소방의 경우 별도의 건강관리 시스템인 '소방보건e'를 통해 공상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에 준하는 시스템이 없다.


장기 휴직자의 복귀 과정에서 정신건강을 확인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경찰청은 올해부터 6개월 이상 휴직한 뒤 복직하는 경찰관을 대상으로 의무 심리상담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진료·치료로 연계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 중 다친 것을 개인이 감내해야 할 문제로 여기는 조직 분위기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며 "공상을 적극적으로 신청해 치료받도록 하고, 조직도 이를 조기에 파악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writer@yna.co.kr


lyn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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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4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