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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누운 1급 장애인 들어올리려는 경찰 제지하다 상해 등 혐의
1심은 벌금형 "경찰 직무집행 정당"→2심 "해산명령 위법해 정당방위"

[촬영 이성민, 장지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도로에서 집회 중인 장애인을 들어 올리려던 경찰을 밀친 혐의로 기소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가 1심에서는 유죄,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송중호 엄철 윤원묵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 상해 혐의로 기소된 전장연 활동가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지난달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1급 장애인 B씨의 활동을 보조하는 사회복지사로, 2023년 11월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을 팔로 밀치고 넘어트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휠체어를 타고 행진 중이던 B씨가 경찰의 해산명령에 저항해 도로 위에 드러눕자 경찰이 B씨를 들어 휠체어에 앉히려 했고 이에 A씨가 맞서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인 같은 법원 형사16단독 강성진 판사는 전장연 회원들이 집회 신고 내용과 달리 도로를 점거해 경찰이 해산명령을 내리게 된 것이므로 직무집행이 정당하다고 봤다.
또 A씨에게 상해 고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관을 때리려던 것은 아니지만 미필적으로나마 상해를 입을 수 있음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양형 사유에서 "인권을 위한 사회운동이라 하더라도 법질서를 존중하고 그 테두리 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경찰의 직무집행이 위법했을 가능성이 있어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전장연 회원들의 집회는 분명 신고돼 있었는데도 수사보고상 경찰이 이들에 대한 해산 사유로 '미신고 집회'를 기재했다고 짚었다.
공소사실대로 전장연 회원들이 도로를 점거했다면 집시법 12조 2항에 따라 교통에 심각한 불편을 줄 우려가 있어 해산을 명령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수사보고상 '미신고 집회'였다는 해산 사유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집회 신고 범위의 현저한 일탈이나 조건의 중대한 위반이 있었다고 볼만한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집회 참가자들로 인해 타인의 법익, 공공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초래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수사보고상 전장연 회원들이 엉뚱한 집회 단체에 참가한 것으로 경찰이 간주했다고 꼬집었다.
앞선 집회 단체가 교차로를 점거하면서 이를 지나야 하는 전장연 회원들의 행진이 지체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들을 하나의 집회 단체로 본 경찰이 일괄 이격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두 집회가 합쳐졌다고 하더라도 해산 명령이 두 차례만 이뤄진 점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집시법 시행령에 따르면 경찰은 자진 해산을 요청한 뒤 3회 이상 해산 명령을 내려야 하며, 이에 불응할 때 직접 해산시킬 수 있다.
재판부는 "어느 모로 보나 A씨, B씨 등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적법 절차와 정당한 근거로 해산 명령을 하면서 정당한 해산 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산명령이 위법한 이상 A씨의 행위는 타인에 대한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없어진다고 결론지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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