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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접촉 신고센터 7년 누적 149건…"실제로는 훨씬 더 많다"
검찰 '전관예우' 답습 우려…경찰청 뒤늦게 제도 손질 나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경찰이 법조계에 재취업한 퇴직 경찰관과 사적 접촉을 막기 위해 도입한 신고제가 7년간 유명무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적접촉 신고 건수는 매년 20건대 안팎에 머물렀는데, 이마저 별도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아 이른바 '전경예우' 관행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적접촉 신고센터'에 신고된 직무 관련 퇴직 경찰관과의 접촉 건수는 2019년 출범 후 7년 간 누적 149건이다.
사적접촉 신고센터는 퇴직 후 3년 이내 법조계에 재취업한 퇴직 경찰관과 현직 경찰관의 사적 접촉을 신고하도록 해 전관예우나 수사 공정성 훼손을 막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사적접촉 금지제도는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5조의2 '수사·단속 업무의 공정성 강화'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경찰청 감사 부서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한다.
신고센터가 처음 도입된 2019년에는 2건, 2020년 3건, 2021년 42건, 2022년 21건, 2023년 12건, 2024년 27건이 접수됐다. 지난해는 29건,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13건 등이었다.
그러나 신고가 이뤄져도 별도의 후속 조치는 없었다.
경찰청은 신고된 건에 대한 후속 조치를 묻는 박 의원실 질의에 "신고된 건에 대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책임을 묻거나 자진신고 내용을 검증하는 후속 조치가 사실상 전무했던 셈이다.
기존 사적접촉 신고는 접촉 사실을 신고센터에 사후 신고해 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신고 자체가 조사나 징계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징계가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도 "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로 수사관에게 경각심을 주고 부적절한 접촉을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다른 수사기관도 행동강령 등을 통해 유사한 사적접촉 제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 조직 안팎에서는 이 같은 통계도 빙산의 일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상급자나 동료였던 퇴직 경찰관과 현직 경찰관의 만남이 별다른 문제로 여겨지지 않던 분위기 속에서 이를 자진 신고하는 건 극소수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과거 함께 근무했던 사이인 데다 경찰 출신 변호사가 사건을 맡으면 업무상 접촉도 생길 수 있다"며 "신고된 건수만으로 실제 접촉 실태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관 출신 경찰관의 법무법인(로펌)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수사부서 출신 퇴직 경찰관의 법무법인 재취업 심사 신청은 2022년 25명, 2023년 31명, 2024년 10명, 2025년 10명, 올해 7월까지 4명이었다.
오는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로펌도 '경찰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사팀장 등 경찰 출신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홍보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검찰의 직접 수사 제한으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지는 상황에서 퇴직 경찰관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전경예우'에 따른 틈을 노리는 것으로 경찰로서도 사건 개입이나 수사 정보 유출 가능성 등을 차단할 내부 통제 장치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배경에 뿌리 깊은 전관 문화도 지목된 상황에서 경찰이 이러한 악습을 답습할 경우 '검찰개혁'의 취지가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도 뒤늦게 제도 손질에 나섰다.
경찰은 그동안 지침으로 규정했던 사적접촉 금지 대상을 명문화하고 직무상 필요한 접촉의 장소·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적접촉 금지의무 위반을 별도의 비위 유형으로 신설해 징계 기준을 마련하고 위반행위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사건문의 금지 원칙도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명문화하고 적용 대상을 전·현직 경찰관에서 미선임 변호사와 사무장 등 외부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최근 "사건문의 금지나 사적 접촉 금지 원칙을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명문화하고, 적용 대상 확대, 위반 유형의 구체화, 징계양정 강화 등 관련 제도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박상웅 의원은 "사적접촉 신고제도를 만들어 놓고 7년간 단 한 건의 후속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제도를 방치한 것"이라며 "경찰이 '전경예우'를 답습한다는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퇴직 경찰관의 부당한 사건 개입과 유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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