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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피 나누고 생명 살려요"…확산하는 반려견 헌혈 문화

입력 2026-08-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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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사례 증가…지난달 헌혈견 25마리, 소형견 100마리 생명 살려


공혈견 문제 해소 방안으로 떠올라…"펫업계·반려가족 관심 늘어"




다른 반려견의 생명을 살린 헌혈견들의 모습

[한국헌혈견협회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여섯 살 골든리트리버 '크림이'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헌혈에 참여한 베테랑 '헌혈견'이다.


헌혈견은 수술이나 질병 등으로 수혈이 필요한 다른 반려견을 위해 건강한 피를 나누는 반려견을 뜻한다.


크림이의 보호자는 과거 키우던 반려견이 수혈을 받았던 경험을 계기로 크림이를 입양한 뒤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친화적인 성격의 다섯 살 래브라도리트리버 '호동이'도 다른 반려견의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됐다.


호동이의 보호자는 헌혈 이후 "호동이 덕분에 생명을 구한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호동이와 함께 헌혈견 인식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사례처럼 최근 들어 헌혈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고 반려견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교통사고나 대형 수술, 빈혈, 혈소판 감소증 등으로 수혈이 필요한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건강한 피를 다른 생명과 나눈 헌혈견들

[한국헌혈견협회 제공]


◇ 누적 헌혈 1천880회 달해…까다로운 건강 기준은 필수


23일 한국헌혈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 21일까지 협회를 통해 전국 반려동물이 헌혈에 참여한 횟수는 모두 1천880회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반려견 25마리가 헌혈에 참여했다. 대형견 한 마리에서 채혈한 혈액이 소형견 최대 4마리에게 수혈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0마리의 생명을 살린 셈이다.


현재 협회 정회원으로 등록된 반려가족은 약 1천200가구로, 가구별 헌혈견 수는 1마리부터 많게는 5∼6마리까지 다양하다.


협회는 전국 20여개 지역 동물병원과 협약을 맺고 헌혈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와 충남대, 제주대 등 대학 동물병원도 참여하고 있다.


반려견이 헌혈에 참여하려면 일정한 건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채혈 과정의 스트레스나 동물학대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요건들이 적용된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헌혈견은 통상 한 번에 320㎖를 채혈하는데 대부분 체중 20㎏ 이상인 생후 18개월 이상 8세 이하의 건강한 대형견이 참여 대상에 해당된다.


한 번 헌혈할 때 체중의 1∼1.6%가량을 채혈하기 때문에 반려견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체중이 필요해서다.




동물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반려견 채혈 현장

[한국헌혈견협회 제공]


또 심장사상충과 내·외부 기생충 예방을 정기적으로 하고 종합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마지막 헌혈과 중성화 수술 이후 각각 6개월 이상 지난 시점부터 참여할 수 있다.


과거 수혈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심장사상충 치료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진드기 매개 질환이나 바베시아, 혈액 관련 질환, 바이러스 감염 이력이 있는 경우 등에는 헌혈할 수 없다.


한국헌혈견협회 관계자는 "반려견이 극심한 거부 반응이나 공포를 보일 경우 헌혈을 즉각 중단하고 연 1회 수준만 권장해 신체적 무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헌혈견 문화 확산 캠페인도…"생명 나눔 네트워크 확대 필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사이에서 헌혈 문화가 확산하면서 펫 관련 업체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협회 후원사는 18곳이다. 반려동물 헬스케어(건강관리) 전문 업체 바이오노트와 포스트바이오, 반려동물 사료 및 용품 브랜드 네슬레퓨리나와 깨끗한나라 포포몽 등이 참여하고 있다.


포포몽은 지난 2023년 12월 헌혈견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헌혈견 대상 물품 후원과 인식 개선 활동, 펫페어(반려동물 박람회) 공동 참여 등을 이어오고 있다.




포포몽 '러브 링커' 캠페인을 통해 소개된 헌혈견 호동이

[깨끗한나라 제공]


지난 3월부터는 협회와 함께 다른 반려견에게 '내일'이라는 시간을 선물한다는 취지의 '러브 링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크림이와 호동이도 이 캠페인을 통해 소개된 헌혈견이다.


포포몽은 현재 헌혈견 프로필 촬영도 지원하고 있으며 오는 3분기에도 헌혈견 한 마리를 선정해 관련 이야기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수의계에서는 혈액 채취를 목적으로 개(공혈견)를 사육하는 데 대한 동물복지·윤리 문제가 제기되면서 건강한 일반 반려견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문화가 점차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 대표는 연합뉴스에 "아픈 반려견의 수혈 요청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헌혈에 참여한 보호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반려견 헌혈에 관심을 갖는 반려가족도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공혈견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혈액 공급 체계를 마련하려면 반려견 헌혈 문화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견 가운데 약 5천마리만 건강검진 등을 계기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헌혈해도 공혈견 없이 필요한 혈액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해외에는 이미 지역별로 반려견 헌혈센터가 운영되는 사례가 있는데,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헌혈 네트워크가 갖춰진다면 반려견 헌혈 문화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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