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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 겪은 소방관 10명 중 7명은 "아무 말 못 해"(종합)

입력 2026-08-21 13: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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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조직문화 전수조사…사적 심부름·부당한 음주 포착


내달 종합대책 수립…"불이익 우려 없이 의견 제기할 수 있어야"




소방청

[소방을 기록하다3 캡처]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부조리한 조직문화를 경험한 소방공무원 10명 중 7명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전국 소방공무원 6만5천9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방 조직문화 진단 설문조사'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에서 발생한 여성 소방관 사망사건을 계기로 부조리한 조직문화를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1만6천111명이 참여해 응답률 24.4%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 최근 1년 동안 조직 내 부조리를 경험한 적 있는 소방공무원은 적게 잡아도 20명 중 1명 이상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비인격적 대우'가 1천36명(6.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적이익 요구' 785명(4.9%), '부당한 음주문화' 686명(4.3%) 순이었다.


구체적으로 비인격적 대우는 '모욕·조롱 및 공개적 망신·면박'(43.7%), '욕설·폭언·고성'(25.9%), '외모·신체 비하 발언'(21.4%), '폭행·물리적 위협'(3.8%)이 잦았다.


사적이익 요구는 '개인 용무 대리 처리'(39.4%)와 '사적 문서작성·조사 대행'(22.6%), 부당한 음주문화는 '회식 참석 강요'(41.9%), '과도한 음주 권유·강요'(31.1%), '상급자 옆자리 배치 강요'(13.7%) 순으로 많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부조리를 경험한 비율이 높았고, 재직기간별로는 6∼10년 차 직원이 부당행위를 가장 많이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조리 빈도는 '6개월에 1회 이상'이 피해 유형에 따라 26.6%∼41.0%로 가장 많았지만, '1주에 1회 이상'도 4.3%∼17.4%로 적지 않았다.


부조리를 경험한 뒤 어떻게 대응했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 정도가 '아무 말 못 했다'고 답했다. 직접 문제를 제기한 직원은 10명 중 1명에 미치지 못했고, 감찰 부서 제보 등 공식 채널을 이용한 비율은 더 낮았다.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은 이유로는 업무·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와 문제 제기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직문화 체감도 인식조사에서는 '일과 삶 균형을 위한 제도'와 '정당한 업무 성과'가 각각 7점 만점에 5.48점과 5.32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부조리 행위를 방조한 상급자에 대한 책임 조치'(4.22점), '징계 공정성'(4.19점), '익명성 신뢰'(3.99점) 등은 점수가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조직문화 체감도 평균 점수는 광주·소방청 소속기관·울산에서 가장 낮고 부산·경기·충남에서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학연·지연·혈연에 따른 인사·승진과 특정 라인 챙기기 등 인사 공정성에 대한 불만과 하급자의 업무태만이나 무분별한 제보 등 이른바 '을질'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소방청은 이번 조사 결과와 특별감찰단 활동, 익명 제보 내용을 종합해 다음 달 중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실행과제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종합대책에는 '건전한 회식·소통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회식 참석이나 음주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언어 감수성 향상 실천 규범'을 만들어 비인격적 언어 사용을 줄이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구성원이 안심하고 의견을 제기할 수 있도록 신고자 보호를 강화하고 상담·제보창구 접근성을 높이면서 외부 신고 채널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외에도 조직문화 진단을 연례화하고 시도 간 통합·교차 감찰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상호존중과 공정을 조직문화 기본원칙으로 삼고 구성원이 불이익 우려 없이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조직문화 개선의 기준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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