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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취득세 2년 새 3조 증발… 세종시는 1천400억 원대로 반 토막
부동산 침체로 '알짜 세원' 취득세 급감… 복지 등 의무 지출은 눈덩이
청사 리모델링 등 '헤픈 씀씀이'도 원인…신규 사업·민생 예산 줄줄이 축소
(전국종합=연합뉴스) "저는 오늘 이 시간부로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합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취임 전부터 경기도의 심각한 재정난을 토로해오다 지난 5일 이같이 선포하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긴급대책 시행에 나섰다.
앞서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지방선거 직후 "대전시 재정이 사실상 파산 위기"라며 재정 정상화를 최대 과제로 삼았다.
민선 9기가 출범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이처럼 재정파탄을 우려하며 공약사업 이행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속출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8.5
◇ 부동산 경기 위축에 취득세 감소…의무 지출 비중은 증가
경기도가 최근 도의회에 제출한 '재정현황 보고'에 따르면 2038년까지 갚아야 할 지방채와 내부거래(기금 차입) 상환액은 모두 7조415억원에 이른다.
경기도의 살림이 악화한 주요 원인으로는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취득세 감소가 첫 번째로 꼽힌다.
부동산 취득세가 경기도의 1위 세원인 상황에서 개발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2022년 11조36억원이던 취득세는 올해 8조1천510억원으로 2조8천526억원(25.9%)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복지예산은 14조528억원에서 19조6천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5조5천479억원(39.5%) 증가한 규모다.
세종시도 비슷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시 전체 채무 규모가 5천248억원까지 오른 가운데 2021년 3천300억원대이던 부동산 취득세 수입이 올해 1천400억원대로 반토막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비상이 걸렸다.
이 기간 전체 세출에서 인건비, 복지비 등 의무 지출 비중은 56%에서 72%까지 늘어났다.
강원도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2천158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로써 누적된 외부 차입금 규모는 2024년 1천359억원에서 2025년 3천121억원, 올해는 5천168억원으로 확 늘었다.
올해 강원도 재정 자립도는 25%로 전국 평균(42.4%)에 크게 못 미치는 가운데 복지 분야 예산은 2022년 2조7천96억원에서 올해 3조1천589억원으로 사상 첫 3조원대를 넘어섰다.
서울시의 경우 당장 비상벨을 울릴 수준은 아니지만, 정부 복지사업 확대로 올 한해에만 서울시 부담이 1조원 넘게 늘었고 오세훈 시장이 역점 추진하는 복지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 예산도 15조6천억원까지 커지는 등 경직성 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 도청사 리모델링·고속도로 확장 등 '헤픈 씀씀이'도 원인
한정되고 편중된 세원 등 구조적인 문제에 더해 각종 무리한 사업 진행도 재정난을 부르고 있다.
2024년 12년 만에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민선 8기를 거치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충청북도의 누적 채무는 올해 1조3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북도의 재정 악화는 재정 건전성이나 경제성 등을 따지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한 순수도비 사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천100억원이 투입된 도청사 리모델링 사업을 비롯해 '퍼주기식 복지'라는 비판이 제기된 일하는 밥퍼 사업, 수십억 원의 설치비에 더해 매년 유지비를 쏟아부어야 하는 오송 선하마루·당산 생각의 벙커·청풍호 바람달정원 등이 그 예다.
올해 하반기 부족 재원이 3천808억원에 달하는 옛 광주광역시(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우 도시철도 2호선 사업과 호남고속도로 확장 등 대형 SOC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했다.
지난해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508억원, 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광산IC 11.2㎞ 구간 확장 365억원 등 4천112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재정예산개혁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 인천시는 민선 8기 정책 추진에 따른 잠재적 재정 부담액이 5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 5월부터 3개월간 지역화폐인 인천이음카드의 캐시백 비율이 기존 10%에서 20%로 상향됐고, 월 결제 한도는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조정됐다"며 "선거철 급조한 정책으로 인해 올해 인천이음 예산 2천581억원이 소진된 명백한 재정 비상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에서도 지역화폐 예산의 변칙 운용이 재정 부담의 배경으로 지목됐고 부산시는 민간단체, 어린이집, 사회복지시설 운영 등을 지원하는 '민간 등 이전 비용'이 전년 대비 1조4천720억원 늘어나면서 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지방채 발행 '빚잔치'…"신규 사업 엄두도 못 내"
지자체들의 지방채 발행은 상환 부담으로 다가오고 이에 민생사업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세 차례, 올해 두차례 지방채를 발행했다.
상환 기간과 액수 등이 달라 내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580억원이지만 2028년부터 2030년까지 3년간은 매년 3천254억~4천58억원을 상환해야 해 상당한 재정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여기에 각종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차입한 내부거래 상환 원리금 총액은 5조1천298억원에 달한다.
지방채와 내부거래 상환 부담 등으로 경기도는 결국 올해 민생사업 예산 3천132억원을 본예산에 편성하지 못했다.
대전시는 지난해 말 기준 지방채가 3년 전보다 5천8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을 폐기한 데 이어 복지예산에도 손을 대기로 했다.
무제한으로 지원되던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 사업은 내년부터 월 3만원 정액 지원으로, 청년부부 결혼장려금은 가구당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지원 규모가 축소된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채무 잔액이 2조5천599억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이자 비용은 1년에 526억원에 이른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과 도심 군부대 이전 등은 예산이 부족해 사실상 멈춘 상황"이라며 "재정 악화로 새로운 사업은 엄두도 못 낼 위기"라고 전했다.
(김도윤 김동규 김동철 김선호 변지철 이강일 이재현 이정훈 양영석 전창해 최종호 허광무 형민우 홍현기 기자)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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