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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 감소에 지방채 발행·재정혁신…업무추진비·경상경비도 삭감
인건비 미편성·건물 매각 검토…경남·울산, 상대적 여유 속 관리 강화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전국종합=연합뉴스) 재정난에 허덕이는 민선 9기 상당수 지자체가 '비상 상황'을 선포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정혁신에 나서고 있다.
전담팀(TF)을 구성해 지방채 발행, 대형사업 재검토·축소에 나서는가 하면, 불요불급한 경상 경비나 업무추진비 삭감도 추진하고 있다.
◇ 외부 기관에 재정진단 맡기고 지역화폐 캐시백까지 중단
재정 여건이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열악한 강원특별자치도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2천158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강원도는 세입 감소에 따른 재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도정에서 추진한 5천억원 규모의 강원도청 신청사 이전 사업도 미뤘다. 매년 1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지만 별다른 재원 마련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민선 9기 박찬대 시장 취임 이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지난달 지역화폐 인천이음카드 캐시백을 중단한 데 이어 타 시도민에 대한 인천 연안여객선 운임 지원사업을 종료했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재정예산개혁 전담팀(TF)'을 구성해 업무추진비나 부서 경상경비를 10% 감액하고 정무직 업무추진비를 30%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선 7기 3천606억원에서 민선 8기 1조3천866억원으로 누적 부채가 증가한 충북도는 정책 자문기구인 '충북도 재정정상화위원회'를 가동해 재정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신용한 충북도지사는 "재정 정상화로 확보되는 재원은 창업, 미래산업 육성, 공공의료, 복지, 안전 등에 투자하겠다"고 말했지만, 재정 고갈에 따른 부담은 상당하다.
충북도의 지방채 원리금 상환 규모는 올해 1천8억원에서 2030년 1천638억원으로 매년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 이후 매년 7천억원가량의 재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 대전시는 100억원 이상 소요 사업 중 71개를 '일몰, 규모 조정, 시기 조정, 장기재검토'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전현충원에 3천26억원을 들여 추진하려던 나라사랑공원 조성안, 보문산 일원 개발 계획 등 5천259억원 규모의 대형사업 8건은 사실상 중단한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과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건설, 평촌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비용 지원 등 29개 사업은 시기를 미룬다.
시장을 포함한 간부 공무원의 업무추진비를 연간 20% 이상 절감하고, 근무 방식을 개선해 초과근무수당을 줄이기로 했다.
채무 비율 22.3%로 행정안전부의 채무 위험 비율 기준 25%에 근접한 세종시는 회계 법무법인에 재정 현황 점검을 맡겼고, 부서별로 내년 사업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30%가량 감축하는 목표도 설정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도시철도 2호선,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 나들목 확장사업 등 대형 교통인프라 사업 재점검에 나섰다.
국내외 전문 연구기관에 맡겨 사업 추진 시기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23년 세수가 줄자 다음 해 예산을 전년보다 줄이는 '재정 다이어트'를 13년 만에 시행했다.
이후 사업 재검토로 예산을 줄이고 지방채를 발행하되 같은 규모의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순채무를 늘리지 않고 있다.
관리채무 비율 22.5%까지 치솟은 전북 전주시도 심각한 재정난을 돌파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재정혁신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2030년까지 예정된 대규모 시설 투자사업 104건에 모두 1조7천604억원의 시비가 소요될 예정이어서 특위는 재정 운용 원칙과 투자사업 평가 기준을 마련해 내년도 본예산과 연차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늘어난 채무 부담에 지방채 발행을 억제하고 기존 사업 정비, 지난해 결산에 따른 보전 수입 등 가용 재원을 최대한 활용해 필요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시는 외부 전문기관에 재정 진단을 의뢰해 그 결과에 따라 불필요한 지출 항목을 줄인다.
대구시는 올해 취득세 감소와 복지 지출 증가로 재정이 부족해지자 4년 만에 처음으로 2천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TV 제공]
◇ 기초지자체 재정난도 심각
울산 동구는 재정난 심화로 올해 당초 예산에 공무원 인건비 2개월분 약 65억원과 일부 필수경비를 편성하지 못한 상태다.
동구는 다음 달 임시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인건비와 필수경비를 우선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울산 동구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교부세 등 의존 재원과 자체 세입이 동시에 줄어든 상황에서 복지비와 각종 시설 운영비 등 고정 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동구의 주요 의존 재원인 부동산 교부세는 부동산 거래 경색으로 인한 종합부동산세 감소 여파에 2022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170억원으로 3년 만에 반토막 났다.
부산 일부 기초지자체 사정도 비슷하다.
부산 사하구의 순 세계잉여금은 2024년 192억원에서 지난해 결산 기준 85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순 세계잉여금은 한 회계연도 결산 이후 남은 잔액 가운데 다음 연도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이다.
사하구가 올해 감당해야 할 세입 대비 부족한 예산은 18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사하구는 주민 체감도가 낮거나 당장 급하지 않은 사업을 축소하고 구청 소유 유휴 건물까지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사상구는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250억원으로 예상한 순 세계잉여금이 실제 결산에서는 149억원으로 집계되자 추가경정예산을 삭감해 편성한다.
부산 동구도 전임 구정의 지방채 99억원 발행으로 일반회계나 특별회계에서 남는 돈을 비상금으로 모아두는 통합재정 안정화 기금이 500억원에서 189억원으로 급감해 재정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 건실한 재정에 느긋한 경남·울산…'있을 때 더 아껴야'
경남도는 전국적인 지자체 재정난 속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민선 8기 4년간 한 번도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아 채무가 2022년 1조2천746억원에서 지난해 9천38억원으로 3천708억원으로 줄었다.
건실한 재정으로 자체 복지사업에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경남도는 정년퇴직(60세) 후 국민연금을 받는 65세까지 5년간 소득 공백기에 대비하도록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민 연금을 도입해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 재정자립도 39.44%, 재정자주도 58.31%, 지난해 채무 비율 10.77%로 특·광역시 중 재정 상태가 좋은 울산시는 '부자 몸조심'에 나섰다.
울산시는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고 지난달 시금고 예금 금리를 상향하는 약정을 맺었다.
이 약정으로 울산시는 이번 달부터 내년 말까지 이자 수입이 4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있던 금리를 현실화하기 위해 시금고와 협의를 이어왔다.
주상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렇다 할 지방세목이 없는 지자체가 재정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출 구조조정, 사업 재평가로 예산을 아끼고 주민세 탄력세율 적용 등을 통해 재정 건전화에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현 김도윤 이정훈 신민재 전창해 이재림 김근주 형민우 박세진 김동규 변지철 김동철 김선호 기자)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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