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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개강 코앞인데 대학가 원룸 공실 사태…최저 20만원 고시텔은 만실

입력 2026-08-17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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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만원 이상 원룸 대신 고시텔·하숙행…학생들 "주거비 감당 못 해"


집주인들도 공실에 한숨…"가격 낮추자니 기존 세입자와 형평성 문제"




세입자 구하는 대학가 원룸

[촬영 윤민혁]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정지수 기자 = 개강을 2주 남짓 앞둔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대학가 원룸촌 곳곳에는 '방 있습니다' 전단이 붙어있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7월이면 빈방을 구하기 어려웠던 이곳은 올해는 개강을 코앞에 두고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원룸이 적지 않았다.


최근 서울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지자 견디다 못한 학생들이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와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등 서울 대학가 인근 월세 원룸 매물은 각각 수백곳에 달한다.


현장에서도 대학 2학기 개강을 2주 남겨둔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연합뉴스에 "올해 들어 월세가 많이 올라서인지 학생들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월세는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 6월 서울의 월세통합가격지수(월세가격을 조사해 평균적인 가격변화를 측정한 지수)는 103.35로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개강 앞두고 대학가 월세 상승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은 지난 11일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 매물의 평균 월세를 분석해 발표했다. 서울 주요 대학가의 원룸 월세는 1년 새 7% 넘게 상승해 6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건물에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26.8.12 cityboy@yna.co.kr


학생들도 높아진 월세에 괜찮은 방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매달 60만원이 넘는 월세를 내는 대학원생 여승현(25)씨는 "대학원생 신분에 이 정도 월세는 너무 부담된다"며 "대학원 졸업 때까진 살아야 하는데 (계약 갱신 때) 이보다 더 오를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군 전역 후 복학하는 김예성(23)씨도 "월세가 너무 높은데 괜찮은 컨디션을 저렴하게 구하려다 보니 두 달 정도를 돌아다녔다"며 "월에 50만원 정도는 돼야 사람이 살만한 방이어서 집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학기를 코앞에 둔 공실은 집주인들에게도 부담이다.


내놓은 원룸이 아직 계약되지 않아 걱정이라는 집주인 김모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공실 상태인 건 당연히 큰 부담"이라며 "이젠 사실상 갑자기 방을 찾는 학생이 생기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방이 안 나간다고 그 방만 가격을 낮추면 다른 입주자들하고 형평성이 어긋나지 않느냐"며 "경기도 어려운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나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치솟은 월세를 피해 기숙사로 눈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재정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15.67%에 불과했다.


대학교 2학년 송모(20)씨는 "학교가 3학년부터는 기숙사에 받아주지 않아 내년부터는 자취하든 해야 하는데, 월세가 너무 높아 벌써 걱정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신촌 일대 고시촌

[촬영 정지수]


학생들은 결국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고시텔·하숙 등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14일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 등이 밀집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는 고시텔 간판이 빼곡했다.


거미줄같이 얽힌 전선 아래, 채 세 사람이 나란히 지나기도 어려운 골목을 사이에 둔 회색빛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이날 연합뉴스가 신촌 일대 고시텔 10곳에 직접 문의한 결과, 이 중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만실이었다.


방이 남았다는 고시텔도 방 1∼2개가 남은 게 다였다.


신촌의 고시텔 업주는 "개강 전이라 문의가 많은데, 9월 입주까지 이미 다 마감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시텔 업주는 "8월 초에 이미 다 계약이 끝났다"고 전했다.


개강을 앞두고 원룸, 오피스텔 등의 가격을 감당하지 못한 학생들이 보증금이 없거나 적고 월세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시원으로 몰린 것이다.


이들 고시텔은 밥, 김치, 라면 등 간단한 음식만 제공할 뿐 조리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데도 보증금 등 주거비 부담에 많은 선택을 받았다.


다만 고시텔도 가격 편차가 컸다. 신촌 일대 고시텔은 보증금 10∼100만원에 월세 20∼80만원대 선이다.


창이 없는 경우 월세가 20만원 선까지 떨어지기도 하지만, 창이 나 있고 리모델링 등 비교적 환경이 쾌적한 곳은 80만원대까지 치솟는다.


보증금은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좋은 주거환경을 위해서는 고시텔마저도 비싼 월세를 지급해야 했다.


공동생활 불편을 감수하고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하숙을 택하는 학생도 있다.


1년 반 동안 마포구에서 하숙했다는 대학원생 윤모(25)씨는 "3∼5평 정도 되는 방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 45만원 정도를 주고 살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같이 사는 사람을 고를 수 없고 방이 크지 않아 불편했지만, 보증금이 저렴하고 월세가 괜찮아 하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촌에서 자취하려면 월세가 장난 아닌데, 하숙은 기숙사비보다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이들 하숙은 신촌 기준 2식 기본 제공에 60∼70만원 선으로 저렴했다.


최근 외식물가가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식대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전문가들도 경기 악화로 대학생들이 월세를 선호하지 않게 됐다고 본다.


최상원 현대아이파크부동산 대표는 "월세는 많이 올랐는데 경기는 좋지 않아 자취방 구하는 학생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비싼 원룸 대신 다른 형태의 주거 시설로 수요가 흡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가 하숙집

[연합뉴스 자료사진]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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