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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그 많은 공급대책 뭘 남겼나…'희망고문' 안되게 하려면?

입력 2026-08-13 15: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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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계획 차질 없이 이뤄야 '실질 혜택'…신규 계획은 '심리 안정'


국민적 인내심 '임계치' 가까워져…체감 가능한 성과로 신뢰 높여야




부동산 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이 발표된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주택 단지 모습. 2026.8.13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정부가 8·3 세제개편안에 이어 8·13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신규 택지 10만가구 등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을 신속히 공급하고, 청년·실수요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금융지원을 해주는 것이 골자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 공급 목표를 제시한 지난해 9·7 공급대책의 이행력을 높이면서 실제 공급 시점을 앞당기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주택 공급 수단인 민간 정비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연이어 주택 공급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착공 부진으로 입주 물량이 감소한 반면,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윤석열 정부가 5년간 수도권 158만호 등 27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 인허가 물량은 연평균 목표치를 밑돌았다.


대책 발표부터 실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해 빠른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그동안 내놓았던 정책과 차별성을 보인다. 하지만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잊을 만하면 나왔던 부동산 대책들을 떠올리며 '그 많은 공급 대책은 무엇을 남겼나'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도 기조는 다소 다르지만 여러 형태의 공급대책을 내놨다. 노태우·김영삼 정부는 대량 공급 기조를 유지했다. 외환위기를 겪은 김대중 정부는 서민용 공공임대 방식을 도입했고, 노무현 정부도 기조를 이어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에 성과를 냈으나, 문재인 정부 때부터는 공급 기반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주택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비율인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긴 지 오래다. 그런데도 내집 마련의 문턱은 높아졌고, 주거 사다리는 무너졌으며, 전·월세난에 따른 아우성은 더 높아졌다. 이유가 뭘까?


'양적 공급'과 '질적 수요'의 미스매치 때문이다. 일자리와 교육·문화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다 보니 선호하는 입지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외곽 지역은 미분양이나 빈집이 쌓이는데, 핵심 입지에서는 공급이 절대적으로 모자랄 정도로 수급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가 많아지지만, 주거 취약 가구도 늘고 있는 양극화도 심각하다. '똘똘한 한 채'를 향한 질주가 계속되는가 하면, 냉·난방 시설도 갖추지 못한 곳에서 기거하며 폭염이나 한파에 그대로 노출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주택시장이 커다란 투기장으로 전락해 부동산 정책의 난맥상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의 공급 대책은 주택 수요자들에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주거권은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에 속하기 때문에 정부가 안정된 주거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다. 정치적으로 공급 규모를 늘리거나 부풀리며 표심을 흥정할 대상도 아니다.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하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6.8.13 jeong@yna.co.kr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실효성 없는 말 잔치'나 '반복되는 희망고문' 등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은 그동안 정책 신뢰가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급 방식'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가 견해차를 보이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주택은 빵처럼 바로 구워낼 수 없기에 '시간과의 싸움'이 필수적이다. 주택 수요자들에게는 기존 계획의 차질 없는 실현이 '실질적 혜택'으로 다가오고, 신규 계획은 미래 공급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제공한다. 두 바퀴가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야 비로소 정책 효과가 나타난다.


국민은 이제 수치로 제시된 숫자보다 정부의 실행 의지와 후속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 국민적 인내심의 한계가 임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구체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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