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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없느니만 못한 눈가림" 비판…전문가 "의무화 4년, 실효성 점검 시급"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캡처]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성인 한 명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만큼 낮은 천장. 건물 자투리 공간을 임시방편으로 막아 만든 듯 비좁고 열악한 내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영상 속 시설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공간이 환경미화 노동자 휴게실로 사용 중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 "쉬라는 겨, 말라는 겨"… 허리조차 못 편 채 들어서는 대기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 누리꾼들은 "허리 잘못 펴면 천장 부서지겠네", "창고로 쓰던 곳을 억지로 개조한 거 같다", "차라리 AI(인공지능)로 만든 사진이라고 해달라" 등 비판적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라온 게시물 '논란의 환경미화원 대기실' 속 영상에는 '미화원 대기실' 표지판 아래 허리를 푹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협소한 입구가 담겼다.
내부에는 의자와 냉장고가 갖춰져 있지만, 낮고 비좁은 층고 탓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 실질적인 휴식이 불가능해 보인다.
영상 제작자는 "이해가 안 되네. 쉬라는 겨 말라는 겨. 꼭 이렇게 만들어야 하나"는 자막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허리 잘못 펴면 천장이 부서지겠네", "창고로 쓰던 곳을 억지로 개조한 것 같다", "차라리 AI(인공지능)가 만든 사진이었으면 좋겠다"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캡처]
◇ 법 기준 따로, 현장 따로… 형식에 그친 '휴게시설 의무화'
영상 속 공간이 산업안전보건법 기준을 맞추는 데만 신경 쓰고 노동 환경은 외면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법적 최저 기준만 형식적으로 갖췄을 뿐, 실제 노동 환경과 이동 동선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산업안전보건법(제128조의2)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2022년 8월 5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시행된 이 제도는, 이듬해 8월부터 상시근로자 20인 이상 사업장 및 청소·환경미화원 등 취약 직종 근로자가 2인 이상인 10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됐다.
현행 시행규칙상 휴게시설은 ▲ 최소 바닥 면적 6㎡ 이상 ▲ 천장 높이 2.1m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적정 온도(18~28℃)와 습도(50~55%), 조명(100~200럭스)을 유지할 수 있는 설비와 의자, 식수 등 기본적인 비품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6일 폭우가 쏟아진 서울 서대문구에서 환경미화원이 인도를 청소하고 있다. 2025.6.16 nowwego@yna.co.kr
◇ "법 기준만 겨우 맞춰" 현장 불만…"실효성 있는 근로감독·지원 병행돼야"
제도 시행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현장의 체감 효과는 미비하다. 노동자 수와 무관하게 법적 최소 기준만 겨우 맞춘 휴게실 하나만 설치하면 되다 보니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강석화(52)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휴게시설이 의무화됐지만 현장에 종사하는 노동자 수와 상관없이 기준에 맞는 조그만 휴게실 하나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가 있다"며 "환경미화원은 대부분 현장에서 근무하는데 휴게실은 동떨어진 곳에 설치돼 '차라리 근처 공영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쉬는 게 낫다'는 노동자도 있다"고 전했다.
유영범(64) 전국환경노동조합 위원장은 "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경우도 샤워실이나 세면대가 없는 휴게실이 있다"며 "공간 부족이나 예산 문제를 이유로 휴게시설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야외에서 장마와 폭염, 한파를 몸으로 견디는 환경미화원에게 휴게시설은 단순한 대기실이 아닌 '체력 회복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실효성 있는 관리와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휴게실이) 사업장과 분리돼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휴식 시간을 줘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휴게공간 의무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애초 건물 설계 단계부터 휴게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데다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지하나 창문 없는 밀폐 공간, 좁은 간이시설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자체의 시설 비용 지원과 정부의 근로감독이 같이 따라야 실효성이 있다"며 "사업주들이 지원만 받고 선택을 미루지 않도록 제재가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주최로 열린 학교의 폭염노동 실태 고발 및 2026년 폭염감시단 선포 기자회견에서 이만재 서울지부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폭염특보 발령 시 급식실 고열작업 중단, 청소노동자 작업공간에 냉방장치 설치, 학교 현장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휴게실 보장 등을 촉구했다. 2026.6.9 jieunlee@yna.co.kr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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