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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기소 분리하고 고소·고발 경찰에만…수사 3개월 이내 송치 결정
'치안감 이상 사법경찰 포함' 놓고 공방…"수사현실 반영"vs"정치외풍에 취약"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법무부·경찰이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인 가운데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2026.8.4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한지은 최원정 권희원 기자 =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대통령 서명과 관보 게재를 거치면 형사사법체계가 72년 만에 전격적으로 바뀐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고 검사의 직접 수사 금지로 '수사하는 검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형소법 개정법률을 포함해 관련법들이 10월 2일부터 시행되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후신 격인 공소청이 출범해 모든 사건은 사법경찰관(경찰·중대범죄수사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한다.
이에 따라 고소·고발 대부분은 경찰이 접수하며 공소청에 직접 고소·고발장을 제출해 사건 처리를 요구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의 사건 처리 기한은 '3개월'로 정해졌다.
개정 형소법은 사건 처리 지연을 막기 위해 사법경찰관이 고소 또는 고발에 따라 범죄를 수사할 때 '수리일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명시했다.
사건을 송치받거나 송부받은 검사 역시 3개월 이내에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사 착수부터 기소까지 사건 처리 기한을 총 6개월로 정한 것이다.
보완수사를 포함한 검사의 직접 수사는 전면 금지되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직접 피의자·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증거를 수집할 수도 없다.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친 뒤 검사에게 그 결과를 알려야 하며 수사 기간을 필요에 따라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이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불송치한 경우에는 고소인 등이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하고 공소청 검사가 이를 검토하도록 했다.
고소인, 피해자, 법정대리인 외에 무고죄 등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져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경찰 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위법·부당하게 이뤄진 경우에도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고소인 등이 필요한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거나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절차도 새롭게 마련됐다.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길 때 수사 과정에서 만들어지거나 확보된 자료의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 의무도 새로 생겼다.
경찰이 실제로 확보한 자료와 검사에게 넘긴 기록 사이에 누락이 있는지를 사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위해 열람·등사한 수사기록을 허용된 목적과 달리 외부에 제공할 경우에는 처벌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검사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기록을 검토하다가 의문이 생기면 피의자나 피해자 등 사건관계자를 불러 면담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다만 이때 나온 진술은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
정부·여당은 추후 법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 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의 경우 경찰이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모두 검사에게 넘기도록 할 계획이다.
공포 이후 실제 시행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조항들도 있다.
수사기관 간 수사 관할이 겹칠 경우 이를 조정하기 위한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도입하고, 가정폭력범죄·노인학대 관련 범죄·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에 대한 재정신청을 확대하는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이후부터 적용된다.
압수·수색·검증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전 과정을 영상녹화장치로 촬영·녹화하도록 한 조항은 공포 후 1년 이후부터 시행된다.
수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작성·보관·처리할 때도 관련 내용을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시간 순서대로 빠짐없이 기록·등재해야 하는 조항도 공포 후 1∼3년 이후부터 실제 적용될 예정이다.

사법경찰관의 범위를 기존 '경무관·총경·경정·경감·경위'에서 '경위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개정 형소법에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치안감 이상 고위 경찰'에 직접 수사권이 새로 부여됐다는 해석을 내놓았으나, 경찰은 계급 체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한 것일 뿐 기존 권한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에도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수사국장·형사국장, 시·도경찰청 수사국장 등 치안감 이상 지휘부가 수사를 지휘해왔으며, 이번 개정으로 새롭게 직접 수사권이나 수사지휘권이 부여된 것은 아니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있다. 의결 직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퇴장했다. 2026.7.29 nowwego@yna.co.kr
법률 개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형사소송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 경찰 계급이 경무관까지 밖에 없어서 그렇게 규정됐고, 그 조문이 이어져온 것"이라며 "원래부터 수사권을 경무관에게까지만 주겠다는 취지의 조문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통화에서 "치안감 등을 견제하려면 이들에게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행법에 수사권이 적시돼 있지 않아 한계가 있단 법조계의 지적이 있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권한과 책임이 명확해진 만큼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법적 근거도 강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이 경찰청장,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고위 정무직에게도 직접수사권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기존 조항을 개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추진을 예고한 헌법소원에도 해당 조항을 포함해 위헌 여부를 판단받겠단 방침이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인 김태규 의원은 통화에서 "경찰청장 등 정무직인 치안정감까지도 (수사권 부여)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공직 최고 수장 공무원이 자기 마음대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정치적으로 외풍에 취약한 입법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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