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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비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가 정정…법원 "허위 기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회계 처리를 잘못한 사업보고서를 공시해 주가 폭락을 초래한 차바이오텍이 투자자들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A씨 등 차바이오텍 주주 12명이 회사와 전임 경영진, 사업보고서 작성 직원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차병원그룹 산하 기업인 차바이오텍은 2017년 사업보고서에서 일부 신약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분류해 회계 처리했다.
이후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회사 경영진이 무형자산의 인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개발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발생한 경상연구개발비'를 자산화했다"라고 지적하는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이 내용을 반영해 2017년도 실적을 다시 계산하면 영업이익이 아니라 오히려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직전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된다는 내용도 공시했다.
이튿날 차바이오텍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3만3천850원이던 주가가 이틀 새 1만9천700원으로 떨어졌다. 차바이오텍은 이후 영업손실을 반영해 정정 공시를 했다.
A씨 등 투자자들은 사측이 허위로 작성한 사업보고서를 믿었다가 손실을 봤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사측은 보고서가 당시 회계기준에 맞춰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작성돼 허위 공시로 단정할 수 없다며 배상책임을 부인했다.
하지만 1심은 차바이오텍이 금융감독원의 회계처리 기준을 지키지 않고 사업보고서를 허위로 기재했다며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감독원은 2011년 12월 "국내사는 제3상 임상시험부터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해 왔으나,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 개발비 자산화 시점에 대한 회계처리를 변경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차바이오텍은 타당한 근거를 밝히지 않고 1상 임상시험 단계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해 회계 처리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2심 역시 "차바이오텍은 기업회계기준서(K-IFRS)에서 허용하는 합리적·객관적 범위를 넘어 무형자산을 과대 계상함으로써 사업보고서에 중요사항인 영업이익·손실에 관해 거짓 기재했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주가 하락에 허위 공시 외에 다른 요인이 있었을 수 있고, 원고들이 사업보고서에만 의존해 투자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사측의 배상액을 실제 투자 손실의 30%로 제한했다.
대법원은 이런 2심 판결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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