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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지자체 인구 '쑥'…위장전입 검증은 숙제

입력 2026-07-29 0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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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실거주 검증' 등 부적격자 솎아내기로 행정력 부담


"세금 실적·지역 경제활동 등 명확한 판단 기준 제정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농어촌 지역의 소멸 위기를 막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도입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기본소득 지급을 노린 위장전입 등 부적격 사례와 불분명한 실거주 판단 기준 탓에 지자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17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자체들은 현장 실사와 엄격한 검증 시스템을 가동하며 부적격자 솎아내기에 나서고 있으나, 부족한 인력과 모호한 요건 탓에 지급대상 적격 여부를 가려내는 게 쉽지 않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월 15만원의 기쁨'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자체 인구 증가 효과 '톡톡'…위장전입 등 부적격도 속출


매달 15만원 안팎의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시범사업 지역의 인구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충남 청양군은 사업 시행 전 2만9천78명이던 인구가 올해 3월 3만77명으로 늘며 인구 3만명 선을 회복했다.


경기 연천군도 2천여명이 늘어 4만3천명을 돌파하고, 충북 옥천군은 시범사업 결정 이후 인구가 2천200여명 증가했다.


경남 남해군 역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인구 유입 효과를 봤다.


사업 시행 발표 직전인 작년 2월 말 4만72명이었던 남해군 인구는 1년 만인 지난 2월 말 기준 4만887명으로 총 815명 증가했다.


장수·순창·진안·무주 등 4개 군에서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추진 중인 전북 역시 6월 말 기준 전입자가 4천202명으로 집계되는 등 전국에서 기본소득을 도입한 지자체의 인구 유입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인구 유입에 힘입어 면 지역 26곳을 포함해 총 67곳에서 신규 창업이 이뤄지는 등 실질적인 소비 증가 효과도 확인됐다.


그러나 기본소득을 노리고 실제 살지 않으면서 주소만 옮겨 놓는 위장전입 등 부적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청양군에서는 외지인이 실제 거주할 수 없는 폐가나 도로명 주소만 부여받은 빈터에 주소만 올려두거나, 타지역에 살면서 부모·지인의 집에 주소만 올려둔 사례 등이 현장 조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주말에 부모 댁을 방문한다는 이유로 실거주를 주장하는 얌체 전입자들도 다수였다.


남해군의 경우 기본소득 지급 시작 후 1차 집행 대상자 3만3천800여명 중 154명이 '주 3회 이상 실제 거주'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전출·이사 등으로 주소가 변동돼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 '3단계 검증'에 현장 실사까지…주민 신고 의존하기도


지자체들은 위장전입 등 기본소득 지급 부적격자를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청양군은 이장·반장의 1차 의견 수렴, 공무원 현장 조사, 읍·면 위원회 최종 심의로 이어지는 '3단계 실거주 검증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특히 신규 전입자에 대해서는 3개월간 최소 3회 이상 현장 조사를 의무화하고, 이의신청 시 수도·전기 사용량이나 지역 내 카드 사용 내용 등 객관적 증빙 자료를 요구해 부적격자를 걸러내고 있다.


남해군은 읍·면 공무원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증빙 자료를 확인하는 '현미경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읍·면 담당 공무원이 전입 가구를 일일이 찾아가 실제 거주 공간이 조성돼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 시 수도·전기 사용량이나 지역 내 카드 사용내역 등 증빙 자료까지 대조하는 방식으로 엄격하게 검증한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검증 절차에 대한 불만이 나올 정도로 실거주 여부를 깐깐하게 살핀다.


군은 배부 중인 선불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에도 실거주 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옥천군도 담당 공무원이 월 1회 전입지를 직접 방문해 거주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담을 느낀 14명이 스스로 신청을 취하하고 33명이 미거주로 분류돼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북은 읍면사무소 전입 신청 단계부터 이장과 담당 공무원이 실거주 여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천군의 경우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건물에 실제 거주하는지 실사에 나서고 있으나, 출근 등으로 야간에만 거주하는 경우 일일이 확인하기 힘들어 주민 신고 등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위장전입 (PG)

[제작 최자윤, 이태호] 일러스트


◇ "세금 납부실적·지역 경제활동 등 명확한 판단 기준 제정해야"


지자체들은 실거주 여부를 가려낼 명확한 기준이 부족해 민원 마찰과 행정력 낭비가 심각하다고 호소한다.


현행 지침상 '주 3일 이상 거주' 등 원칙만 제시돼 있을뿐 실거주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낮에 타지역으로 출근하거나 주말에만 거주하는 등 다양한 생활 형태를 일일이 대면 확인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선군의 한 담당 공무원은 "낮에는 타지역에서 일하고 밤에만 오거나, 소비는 다른 곳에서 하고 잠만 여기서 자는 경우 등 애매한 상황이 많아 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 기술적 검증 수단을 도입하거나 전국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명확한 실거주 판단 기준이 제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위장전입 적발 자체에 지나치게 매몰되기보다는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고 과도한 행정비용 지출을 줄이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온다.


민병익 경상국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주세(州稅) 등 지방세 납부 실적이 있는 사람만 지원하는 기준을 두기도 한다"며 "우리나라도 현장 실사 방식보다는 지자체 세금 납부 실적이나 지역 경제활동 내용 등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행정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농어촌 기본소득의 본래 목적이 지역 내 소비 촉진과 지역소멸 방지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위장전입 형태라 하더라도 지역 내에서 소비 활동이 이뤄진다면 적발을 위한 행정비용을 과도하게 투자하기보다는 적정 수준에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변선진 우영식 최영수 박병기 박영서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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