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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연동' 놓고 힘겨루기만 되풀이…실무선 사실상 '대화 중단'
'8월 말' 예산안 시한 넘길 가능성…'중재 역할'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연동 구조 해제 필요성과 교육 투자 필요성 논리가 제기될 전망이다. 2026.7.8 jeong@yna.co.kr
(세종=연합뉴스) 고상민 김수현 기자 =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산정 방식을 놓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의 지루한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교부금 개편 작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두 부처의 강대강 대치를 풀 만한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각에선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시한인 8월 말까지도 교부금 개편안의 윤곽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편안을 둘러싼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간 대치 전선의 정중앙에는 내국세 연동제가 자리한다.
1972년 도입된 이 제도는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에 자동 할당하도록 한 것이다. 제도의 존폐를 둘러싼 재정·교육당국 간 신경전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올해만큼 이슈화한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대규모 추가 세수가 '트리거'로 작용했다.
내년도 교부금이 무려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때맞춰 기획처가 칼을 빼 들었고, 이에 교육부는 물론 각 시도교육청, 교육·교원단체들까지 일제히 반발했다.
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시도교육청에 지원하는 예산으로 교육청 수입의 70%가량을 차지한다.

◇ 기획처 "내국세 연동 폐지" vs 교육부 "추가 재원은 기금 전출"
기획처가 구상한 개편안은 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는 대신 경상 성장률과 학령 인구 감소분 등을 교부금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저출생으로 학생은 감소하는데 교부금은 내국세와 연동돼, 세수가 늘면 자동으로 불어나는 구조라 '예산 낭비'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교부금이 유치원, 초·중·고교에만 쓸 수 있어 효율적 운용이 어렵고, 어린이집이나 대학·평생 교육엔 쓸 수 없어 '지원 쏠림'이 빚어진다는 문제의식도 있다.
아울러 교육청별로 현금성 지원이 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직적인 교부금 연동 방식을 유지할 경우 교부금의 방만한 운영 문제는 더 심화할 것이라는 인식도 자리한다.
게다가 내국세 연동은 오히려 교부금의 안정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교육계도 문제점으로 인식해 온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이참에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자는 게 기획처 생각이다.
최근 기획처는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40%를 곱해 교부금 총액을 정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산식을 적용하면 내년 교부금은 올해 추가경정예산(76조4천억원) 대비 5.7% 증가한 81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는 교부금의 합리적 개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내국세 연동제 자체를 없애는 데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교육 강국'으로 설 수 있었던 원천은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에 할당하도록 한 이 제도 덕이 크다는 것이다.
내국세 연동제가 없었다면 무상교육이나 무상급식과 같은 제도를 일찌감치 시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교육당국은 연동제 자체는 유지하되 대규모 추가 세수가 들어오면 초과 재원의 일정 부분을 이른바 '미래대응기금'으로 떼어내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내국세 연동 체계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재원은 미래대응기금으로 전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놨다.
미래대응기금에 '교육계정'을 설치해 추가 확보 재원을 영유아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인공지능(AI)교육 등에 두루 쓰자는 제안이었다.
최 장관으로선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지만 '연동제 유지'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교육계 관계자는 "54년간 지속돼 온 내국세 연동제를 몇 달 만에 논의해서 없애자는 것은 극단적"이라며 "연동제 폐지를 전제로 한다면 이 논의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인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한 시도 교육감들이 10일 세종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회의'에 참석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를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6.7.10 utzza@yna.co.kr
◇ 대통령 제안에 장관 맞토론까지 했지만…예산안 시한 넘길 수도
교부금 개편을 둘러싼 기획처와 교육부의 계속된 줄다리기에 보다 못한 청와대가 나서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기획처와 교육부 간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사실상 지시에 가까웠고, 두 부처 장관은 직접 토론대에 올랐다.
청와대로선 두 부처의 수장이 만나는 만큼 이견을 좁히는 것은 물론 교부금 개편과 관련한 여론 형성장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상대로 토론회는 견해차만 극명하게 노출됐다. 여전히 '내국세 연동제'가 암초였고 합의의 물꼬는 트이지 않았다.
오히려 교육계 전반의 반발 강도는 더 거세졌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은 지난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교부금 개편 추진 자체를 중단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교원단체와 교육시민단체들은 물론 일부 학부모 단체들도 마찬가지였다.
공개 토론 이후 파열음만 더 커지면서 두 부처의 실무선에서 오가던 물밑 대화도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시한인 8월 말까지도 개편안이 담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마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한을 넘길 경우 예산부수법안 형태로 담아야 하는데 격에 맞지 않을뿐더러 절차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교부금 개편이란 국가적 주요 과제가 몇 달 넘도록 표류하면서 일각에선 중간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중재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내국세 연동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실제 교부금 개편은 어려울 수 있다"며 "청와대나 국무조정실에서 조정안을 내든 다같이 모여 논의하는 등의 강력한 중재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8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3개 교원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논의를 멈추고, 공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7.8 hama@yna.co.kr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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