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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다쳐도 신고 마" 놀이 문화 탈을 쓴 '야차룰' 학교폭력

입력 2026-07-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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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명목으로 폭력 정당화…문제되면 "장난일 뿐" 치부


전문가 "플랫폼 모니터링·범부처 사전 예방 체계 시급"




유튜브 야차 콘텐츠

[유튜버 상남자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서효주 정풍기 인턴기자 = "다 때리고 싶어서 (유튜브 채널에) 나왔습니다. 상대방 안면도 3~4군데 골절시키려고요."


자신을 17세라고 밝힌 한 남학생은 이른바 '야차룰'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곧이어 19세 남학생과 권투 장갑만 낀 채 맨몸으로 격투를 벌였다. 서로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상대를 들어 메치는 등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지만,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주변을 둘러싼 십여 명의 남성들은 격투기 경기를 관람하듯 환호하거나 박수를 쳤다.


참가자들이 서로 다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채 합의하고 싸우는 이른바 '야차룰'이었기 때문이다.


야차룰은 장소 제약 없이 벌이는 맨몸 격투를 뜻하는 말로,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놀이 문화처럼 번지고 있다. 초·중·고등학생 가리지 않고 "야차 뜨자"며 싸움을 제안하거나 즐기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학교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다쳐도 노 터치"… 놀이로 위장해 폭력 정당화


야차룰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지면서 청소년 사이에서 "야차룰로 붙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고 있다.


야차룰에는 '다쳐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 때문에 크게 다쳐도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이 두려워 선뜻 신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야차는 어른들의 눈을 피해 지하 주차장이나 골목길 등에서 주로 벌어진다. 현장엔 격투 당사자와 또래 관람 꾼뿐이라 위험을 제지하기는커녕 방관하는 분위기가 쉽게 형성된다.


문제는 체격 차이가 커도 '합의'를 핑계로 격투가 성립된다는 점이다. 신체적 열세인 학생에겐 일방적인 폭행이 될 수밖에 없다.


중학생 이모(16) 군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장난처럼 '야차 뜨실(래)?'이라고 말할 정도로 흔한 표현이 됐다"며 "야차를 합의 하에 하는 '싸움 놀이'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박모(18) 양은 "서로 싸우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 자체를 놀이처럼 여기는 것 같다"며 "당사자 간 합의해 야차를 했다고 하니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여겨 상관없지 않냐는 분위기도 크다"고 했다.




(CG)

[연합뉴스TV 제공]


실제 야차를 스포츠나 장난, 놀이로 여기며 학교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현직 중학교 교사 서모(55) 씨는 "학생들은 힘이나 실력을 겨루려고 야차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힘이 센 학생이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위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놀이 문화를 내세운 학교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당국 경고에도 확산…전문가 "합의했어도 명백한 범죄"


교육 당국과 경찰은 야차룰을 신종 폭력으로 규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가정통신문을 통해 "서로 합의하면 학교 폭력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야차룰 형태의 신종 폭력이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가정 내 세심한 지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강원 속초경찰서도 지난 4월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SPO) 주도로 야차룰이 학교 폭력임을 알리는 홍보물을 제작한 바 있다.


다만 아직 전국 단위의 홍보나 예방 교육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 합의를 이유로 신고를 막는 왜곡된 문화를 바로잡고, 범부처 차원의 종합 보호 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BTF) 김석민 상담본부 과장은 "격투 콘텐츠에 노출돼온 아이들은 이를 오락처럼 소비하거나 서열 확인, 체면 유지의 수단으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플랫폼과 관계 기관이 공동으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교육청, 학교전담경찰관,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개입할 수 있는 보호 체계가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민 영산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야차룰은 당사자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며 상해죄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라며 "형사 처벌한다는 경고만으로는 근절하기 어려우니 교육기관 중심의 사전 예방 교육과 2차 피해 방지를 포함한 범부처 차원의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야차룰 가정통신문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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