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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절 맞아 재조명받는 유엔…대한민국 탄생에 어떤 역할 했나

입력 2026-07-17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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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결의·선거감시·정부승인…'유엔데이' 국경일 부활 캠페인도




유엔본부(미국 뉴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18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된 제78회 제헌절을 맞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유엔(UN) 역할에도 다시금 관심이 쏠렸다.


17일 학계에 따르면 유엔은 한국 정부 수립과 제헌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1948년 2월 열린 유엔 임시총회는 남한 총선거 실시를 통한 정부수립을 결의했다. 3·8선 이남 지역만의 단독 총선거였다.


그렇게 1948년 5월 10일 남한의 단독 총선거로 국회가 구성됐고, 이들이 '제헌국회'로서 7월 17일 헌법을 제정하면서 대한민국의 첫 헌법이 탄생했다.


이후 7월 29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8월 15일 공식적인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 유엔은 그해 12월 결의안을 통해 이승만 정부를 남한지역의 합법 정부로 승인했다.


본래 유엔의 목표는 남한 단독 선거가 아닌 한반도 총선거였다.


1947년 11월, 유엔은 한반도 총선거를 감시할 유엔한국임시위원단(UNTCOK)을 출범시켰다. 선거일도 1948년 3월 31일을 목표로 잡았다.


이들의 목적은 '한반도 총선거 감시'였다. 활동 구역도 "한반도 일부가 아닌 전체"로 명시했다. 대표단은 호주, 캐나다, 중국, 엘살바도르, 프랑스, 인도, 필리핀, 시리아의 8개국으로 구성됐다.


임시위원단은 1948년 1월 한국에 입국해 활동을 시작했지만, 소련 측이 위원단의 이북 방문을 거절하면서 한반도 총선거는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5.10 총선거 포스터

[촬영 조보희](서울=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1948년 5.10 총선거 포스터. 1948.5.10


김계동 전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교수가 2008년 발표한 '한반도 분단과 전쟁 과정에서의 유엔의 역할'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에 열린 1948년 2월 유엔 임시총회에서 미국은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주장하고 나섰다.


단독 선거 결정이 "임시총회의 권한 밖"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유엔은 남한만의 총선거를 실시하는 결의안을 31대 2로 채택했다.


결의안을 전달받은 임시위원단은 이후 남한만의 제헌 국회의원 선거를 감독했다.


이는 당시 국회의원 선출과 정부수립을 간절히 바라던 한국인들의 바람을 실현시킨 것이기도 했다.


양준석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가 2018년 발표한 '1948년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활동과 5·10총선에 대한 미국 정부와 한국인들의 인식'에 따르면, 당시 주대한민국 부 영사였던 데이비드 마크는 본국에 "유권자 중 90%가 투표했고, 시작 후 4시간 안에 투표가 대부분 완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 결과가 오랜 전통의 민주주의 국가들의 기록도 능가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인들이 독립과 자치 정부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결론지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실제 투표율은 95.5%에 달했다. 당시 국민의 민주 정부 수립 열망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분단의 슬픔'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3일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향수, 고향을 그리다' 전시에서 취재진이 백락종 화백의 '무제(철조망)'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환기, 유영국 등 한국 근현대 미술가 75명의 작품 20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11월 9일까지 열린다. 2025.8.13 scape@yna.co.kr


유엔도 5·10 총선거와 자신들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 교수 논문에 따르면 유엔임시위원단의 제1차 선거감시반은 "해방 이래로 한국인들이 독립에 대한 요구를 표시하는 최초의 공적인 계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제3차 선거감시반도 "선거는 대체로 투표의 비밀이 보장되는 상태에서 질서정연하게 치러졌다"며 "(높은 투표율은)국민들이 선거를 한국의 독립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널리 평가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유엔의 남한 단독 선거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한다.


박명수 서울신학대 명예 교수는 2021년 발표한 '1948년 유엔 소총회의 남한 총선거 결의와 그 의의'에서 "당시 소련의 인민군 창설과 남로당 폭동 사주 등의 행위가 국제적으로 남한에 단독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당위성을 지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유엔이 제헌 헌법 공포를 가능하게 했기에 유엔에 대한 예우로 '유엔 데이'(유엔 창설일·10월 24일)를 국경일로 부활시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엔 데이는 유엔이 발족한 1945년 10월 24일을 기념하는 날로, 한국은 1975년까지 법정공휴일로 운영하다가 1976년 북한의 유엔 산하기구 가입에 대한 항의로 폐지했다.


대한노인회(회장 이중근)와 광복회, 대한민국 헌정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유엔한국협회, 부영그룹 등이 최근 유엔데이 국경일 지정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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