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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잔혹한 폭염…유기견도 보신탕집 주인도 '생존 비명'

입력 2026-07-14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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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기다리는 생명·내년 개식용 금지 앞둔 상인…엇갈린 절박함




개농장 철장 속 개

[동물보호119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윤민혁 기자 =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숨이 턱턱 막힌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동물보호119 입양센터'.


유실·유기된 동물을 구조하는 시민단체 '동물보호119'가 운영하는 이곳은 집 잃은 강아지와 고양이 30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


간절히 새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에게 여름은 잔인한 계절이다.


에어컨으로도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더위에 지치는 나날의 연속이다.


실제로 혀를 내민 채 헐떡이며 가만히 누운 개들이 눈에 띄었다.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이런 날씨에는 (강아지들이) 스스로 안 나가려고 한다"면서 "산책을 못 나가 스트레스를 받으니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힘 없이 축 늘어져 있기도 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곳의 동물은 운이 좋은 편이다.


복날을 앞두고 도살될 처지에 놓였거나 폭염 속 그늘도 없이 묶여 있는 개, 마실 물과 식량을 찾아 길에서 떠도는 개와 고양이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임 대표는 "여름철에 떠도는 아이들은 심각한 생존의 문제를 겪는다"며 "특히 이 시기는 더위와 모기나 진드기 등 해충에 의한 감염이 심각해 질병으로 죽어가는 동물이 많다"고 말했다.




동물보호119 입양센터의 강아지들

[촬영 윤민혁]


임 대표는 기자에게 지난여름 이른바 '개 농장'에 구조 갔던 영상을 보여주며 찌는 더위 속 개들은 살아남기만을 바랄 뿐이었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지금도 이런 개 농장은 여기저기 남아 있다"면서도 "그나마 내년부터 개 식용이 금지돼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개 농장 수는 크게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10월 1537곳이었던 전국 개 사육 농장은 2025년 12월 333곳으로 80% 가까이 감소했다.


내년 2월 7일부터는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식용을 목적으로 한 개의 도살과 사육이 전면 금지된다.


복날을 앞두고 구조를 기다리는 개들에게 여름이 생존의 계절이라면, 개 식용 금지를 앞둔 보신탕집 역시 또 다른 방향의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초복을 불과 이틀 앞두고 찾아간 종로의 보신탕 골목은 점심시간에도 한산했다.


바로 옆 닭한마리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기자가 찾은 보신탕집은 테이블 10개 중 절반도 차지 않았다. 2층은 손님이 없어 아예 막아둔 상태였다.




초복 앞뒀음에도 한산한 보신탕집

[촬영 양수연]


4대째 이어온 보신탕집 사장 박창종(62)씨는 요즘은 장사하면 할수록 손해라며 울상이었다.


그는 "원래 7월 초부터 손님이 많았는데, 지금은 손님이 가장 많아야 할 초복이 코 앞인데 이 정도"라며 "(체감상) 3년 전에 비해 매출이 80%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업으로 100년을 해왔는데 장사를 안 할 수도 없다"면서 "내년부터는 염소 고기만으로 장사를 해야 하는데, 잘 안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 식당의 작년 여름 보신탕 한 그릇 가격은 1만8천원이었다. 올해는 2만5천원으로 약 40% 인상됐다.


개 식용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재료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찾는 이들도 줄어든 탓이다.


이곳에서 만난 손님 이모(59)씨는 자신도 개를 키운다면서 법으로 금지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과천에 산다는 그는 "거의 매주 보신탕을 먹으러 온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음식인데 (못 먹게 된다니) 너무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가격이 오르는 건 문제가 아니고, 내 몸을 위해서 먹는 것"이라며 "법으로 없애도 분명 음성적으로 통할 것"이라 강조했다.


박씨의 말처럼 보신탕업은 음성적으로 영업하지 않는 한 상당수 염소고기로 업종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육협회가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0.7%가 개고기 식용 금지 시 대체 식재료로 염소고기를 선택했다.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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