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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익명 뒤 숨은 혐오·외설… 대학 플랫폼 전국 게시판 논란

입력 2026-07-12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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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리타임 이달초 '연합게시판' 개설…혐오 표현·선정적 만남 유도 글 '가득'


극단적 여론 조성 등 우려…운영사 "유해물 필터링 강화"




에브리타임 연합게시판

[에브리타임 캡처]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대통령이 된다면 '잡대생' 투표권을 제한하겠습니다"(A대학), "윤석열(전 대통령)이 저지른 유일한 잘못은 계엄 실패"(B과학기술원), "자유민주주의를 끝장낼 40·50과 호남,"(C대학)


대학별 폐쇄형 커뮤니티로 운영되던 '에브리타임(에타)'이 최근 개설한 전국 단위 '연합게시판'의 현주소다.


에타가 연합게시판을 도입한 이후 다른 대학 학생들과의 자유로운 교류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외설스러운 만남 유도와 혐오 표현, 극단적 주장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대학 간 교류 기대했는데"…학벌 서열화·혐오 확산에 발길 돌려


1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에브리타임은 지난 1일 전국의 모든 가입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연합게시판'을 새로 선보였다. 특정 대학 구성원끼리만 소통하던 기존 폐쇄형 '캠퍼스 게시판'과 달리 학교 간 경계 없이 전국 대학생들을 하나로 묶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취업·진로, 게임, 시사·이슈, 만화·애니, 스포츠 등 대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별 게시판으로 구성됐다.




대학 커뮤니티 에버리타임에 특정 대학 조롱, 지역 비하 글이 확산하고 있다.

[에브리타임 연합게시판 캡처]


연합게시판은 개별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정보 교류의 장을 넓히고 소통 창구를 확대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전국 단위로 커진 익명성 뒤에 숨어 선정적이거나 극단적인 게시글을 올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별다른 주제 제한이 없는 '비밀게시판'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가학', '능욕' 같은 저속한 표현이나 "가볍게만 만날 여자 찾아" 등 음란하고 선정적 만남을 유도하는 글이 불과 1분 새 5~6건 이상 쏟아지듯 올라오고 있다. 학벌 서열화나 지역 비하 글 등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존 캠퍼스 게시판에서는 같은 대학 동문이라는 최소한의 소속감 덕분에 서로 예의를 지키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연합게시판에서는 학교 간 벽이 허물어지고 철저한 타인이 되자 억제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버리타임 연합게시판 내 비밀게시판

[에브리타임 연합게시판 캡처]


등하굣길에 에타를 자주 확인한다는 국민대 한국어문학부 4학년 박예나(23) 씨는 "(연합게시판 개설로) 다른 학교 지인을 통해 홍보 글을 게시해주는 일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이용자들에게 '학교 이름'만 노출되면서 학벌에 대한 인식을 둔 갈등이 생기고 있어 공동체의 갈등을 초래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3학년 구준모(23) 씨 역시 "에브리타임은 단순한 커뮤니티가 아니라 다양한 대학생이 쓰는 공적 공간"이라며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이 도배되는 게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익명성 뒤에 숨은 혐오 표현에 지쳐 커뮤니티 자체와 거리를 두는 이들도 생기고 있다.


명지대 경영학과 4학년 강민정(22) 씨는 "에타에 익명성에 기댄 혐오적, 극단적 주장이 늘어나 시간표나 학사일정을 참고할 때만 가끔 활용한다"며 "연합게시판을 통해 혐오·극단적 주장 확산 같이 유해한 문화가 대학 사회 전반으로 더 빠르게 확산할까 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 전문가 "사회적 자정 노력 시급"…에타 "자율 존중하되 익명 악용 막을 것"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건전한 디지털 캠퍼스 문화를 가꾸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의 시스템 개선과 이용자들의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혐오를 근본적으로 막는 게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는 방법"이라며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혐오성 게시물에는 제한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이를 개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선 안 되며, 사회 전체가 혐오를 방치해온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부적절한 게시글이 방치되는 것을 두고 "운영 방침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계 법률상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떤 걸 넘어서면 저촉되는지를 중심으로 내규를 구체화해 공지하고, 신고에 따른 삭제·경고, 필요시 수사기관 의뢰로 이어지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이에 대해 에브리타임 운영사 비누랩스 관계자는 "연합게시판에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트래픽이 집중되는 특성을 고려해 기존 개별 캠퍼스 게시판보다 더욱 강화된 실시간 모니터링 인력을 집중 배치해 운영 중"이라며 "이용자들의 성인으로서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익명성을 악용한 불법적인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누랩스는 자체 개발 중인 'AI(인공지능) 모니터링 시스템'을 2학기부터 전면 도입할 예정이라며 본인 명의 인증 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과 신고 글 조치 상황을 투명하게 안내하는 피드백 체계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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