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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등에 갈색날개매미충·미국선녀벌레·꽃매미 등 돌발해충 기승 전망
옥수수·사과·벼 등 피해 심각…정부 기관·지자체, 대규모 예찰·방역 총력전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근 가뭄과 고온 등으로 돌발병해충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도로변 쥐똥나무에 미국흰불나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2022.6.8 dmz@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작년에 손톱만 한 작은 벌레들이 가지마다 잔뜩 달라붙어서 방제하느라 애먹었어요."
강원 춘천시 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만난 농민 최모(63) 씨는 장마철이 끝나고 다가올 찜통더위를 앞두고 시름이 깊다.
지난해 '갈색날개매미충'과 '미국선녀벌레' 등 외래 돌발해충이 발생해 방제작업에 약값은 많이 들었지만, 과수 상품성은 오히려 떨어져 손해를 본 까닭이다.
갈색날개매미충의 경우 2018년 강원도 내 4개 시군에서만 발견됐지만, 작년에는 도내 대부분 지역으로 퍼졌다.
올해는 폭염이 길어지면서 확산세는 더욱 빠르고 범위도 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여름철 장마를 전후해 전국적으로 외래종 돌발해충의 대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익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 온난화와 무역 증대, 난개발 등으로 갑자기 발생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돌발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이렇다 할 손을 못 쓰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중국 장쑤성에서 날아온 붉은등우단털파리를 비롯해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꽃매미, 매미나방, 열대거세미나방 등의 출현은 단순한 생활의 불편을 넘어 농작물 피해와 상수원 오염 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과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원 등은 돌발해충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예찰 및 방역에 나서고 있다.
◇ 애증의 사랑벌레 '러브버그'…적극 방제 효과로 큰 피해는 없어

[경기 안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관찰되는 부식성 파리류로 인체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다만 불빛에 모이는 특성과 높은 밀도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다.
지난해 러브버그 떼로 인해 몸살을 앓은 인천 계양구는 올해 선제적인 방역·방제 조치로 개체 수를 확연히 줄였다.
계양구는 환경부로부터 1천500㎏가량의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BTI)를 제공받아 주요 등산로와 둘레길 등에 살포해 유충이 성충이 되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
실제 지난해 계양구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504건이었지만 올해는 65건으로 87%가량 급감했다.
경기 안양시도 러브버그 주요 발생 예상 지역인 관악산 일대 약 6천㎡에 BTI를 집중적으로 살포했다.
BTI는 러브버그가 성충으로 우화하기 전 유충을 표적 제거하는 약제로, 타 생물이나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계양구 관계자는 "BTI 약제가 효과를 냈지만, 현재는 가격이 비싸다"며 "연구개발 등 더 저렴한 가격으로 지자체가 구입할 수 있다면 러브버그 저감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 '열대거세나방', 부산 '토마토 뿔나방' 등 돌발해충 확산 우려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에서는 매년 옥수수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 '열대거세나방'이 발견되고 있다.
올해는 최근 5년 중 가장 이른 시기인 지난 4월 7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에서 발견됐다.
열대거세미나방은 봄철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국내로 날아 들어오는 '비래해충'으로, 옥수수와 기장 등 80여종의 작물에 피해를 준다.
제주 농업기술원은 현장 예찰을 강화해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1㎞ 이내 정밀 예찰을 하고, 옥수수 재배지를 중심으로 62개 지점에 트랩을 설치해 4월부터 10월까지 집중 예찰을 벌일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제주 감귤에 피해를 주는 볼록총채벌레가 급격히 확산했고, 아열대 지역이 원산인 노랑알락하늘소도 2019년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2022년 국내 정착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전남광주에서는 최근 화순군 너릿재 인근 상수리나무 군락지에서 5㏊ 규모의 굴파리 피해가 확인됐다.
굴파리 유충이 잎 내부를 갉아 먹고, 선 모양의 터널을 만들어 결국 나무가 말라 죽게 된다.
전남광주시는 올해 처음 굴파리 피해를 확인하고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해 조사하고 있다.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해마다 8∼9월이면 돌발해충이 빠르게 확산해 방제 작업에 착수했다"며 "일선 시군, 유관기관과 협조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수원이 많은 경북에서는 사과나무에 파고 들어간 뒤 진액이 나오게 하면서 농작물을 말라 죽게 하는 '사과나무 부란병'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 "확산 막는다"…대규모 예찰 및 방역 나선 기관·지자체

(보성=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 간척지에서 해충 벼멸구 피해를 본 벼가 누렇게 변하고 있다. 2024.10.2 iso64@yna.co.kr
여름철 장마를 전후해 외래종 돌발해충 확산이 우려되면서 농촌진흥청과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원 등은 대규모 예찰 및 방역에 나선 상황이다.
해외에서 기류를 타고 유입되는 벼멸구는 2024년 전국적인 이상 고온과 맞물려 논 3만4천㏊에 달하는 큰 피해를 줬다.
농촌진흥청은 벼멸구 피해를 막기 위해 '예측-진단-방제' 통합방제체계를 구축해 벼멸구 유입 예측부터 현장 진단, 맞춤형 약제 선정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손지영 농진청 작물환경과장은 "벼멸구는 유입 초기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기온 등 생육 조건이 맞으면 짧은 기간에 급격히 증식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제 대응 기술을 현장에 신속히 전파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여=연합뉴스) 18일 충남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 한 논에서 드론을 활용한 병해충 방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 논은 지난 14일 은산면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곳이다. 2022.8.18 sw21@yna.co.kr
경남도농업기술원도 남해안 5개 시군을 대상으로 '벼 병해충 집중 사전 예찰'을 추진한다.
남해안은 중국 등에서 날아오는 벼멸구와 혹명나방 등 비래해충의 주요 유입 경로로, 초기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핵심 예찰 지역이다.
벼 도열병, 잎집무늬마름병, 흰잎마름병 등 주요 병해와 벼멸구, 혹명나방 등 비래해충의 유입 및 발생 상황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전북 지자체들도 돌발해충 피해가 주로 7∼10월 집중되는 만큼 피해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이정화 익산시 기술보급과장은 "돌발해충의 생육과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맞춰 신속하고 철저한 방제를 하고 있다"며 "피해가 발생한 뒤 방제하는 것보다 유충 단계에서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도 지난달 지역 사과 과수원 7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긴급 방제 작업을 벌였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 등 장미과 식물에 발생하는 국가검역 병해충으로, 감염되면 잎과 꽃, 가지, 줄기 등이 불에 탄 것처럼 검게 마르는 세균 병이다.
(형민우 황수빈 양지웅 이우성 박정헌 김재홍 천정인 김진방 고성식 전창해 허광무 김준호)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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