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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중재원 "분만 과정서 조치 부적절해 태아 뇌손상 가능성"
최근 5년 조정·중재 개시율 66%…조정 성공률 69%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20대 A씨는 임신 38주 4일 새벽에 진통이 시작되기 전에 양막이 터지는 조기양막파수로 급히 병원을 찾았다.
입원 당시 태아의 심박 등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태아안녕검사)에서 태아는 이상이 없었다.
A씨는 태반조기박리가 의심됐다. 의료진은 수술을 위해 A씨에게 여러 번 척추마취를 시도했으나 실패해 전신마취를 하고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신생아는 출생 직후 울음이 없어 의료진이 자극하며 산소를 공급했다. 하지만 자가 호흡이 약해 기관 삽관을 했고, 이후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타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로 입원했다.
아이는 뇌로 가는 산소와 혈류가 부족해져 발생하는 뇌 손상인 허혈성 저산소성 뇌병증으로 진단됐다.
이에 A씨는 애초 병원에서 태반조기박리가 의심되는 상황인데도 제왕절개 분만 전후 태동 검사, 마취 등 처치가 지연돼 신생아에게 뇌 손상이 발생했다며 의료분쟁을 제기했다.
병원은 태동 검사와 마취를 비롯한 분만 전후 조치가 적절했고 술기상 과실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12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료중재원)이 발간한 '2024-2025 의료분쟁 조정 사례집'에 따르면 A씨는 해당 병원으로부터 3억원을 받는 것으로 조정 합의했다.
동시에 A씨는 병원에 대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비방, 시위 등 병원의 명예나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의료중재원은 A씨가 태반조기박리로 의심돼 의료진이 응급 수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척추마취를 시도한 것은 긴박성을 무겁게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통상 제왕 수술 시작 후 10∼15분 후 아이를 분만하는 점을 고려하면, 수술 과정에서 분만이 지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의료중재원은 "전신마취 후 태아 만출까지 통상보다 긴 시간이 지연되며 그로 인해 태아의 뇌 손상 가능성이 있고, 특히 태반조기박리가 의심되는 응급 수술 준비 과정에서 마취 방법과 진료 과정이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상 금액은 환아의 연령, 향후 육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제공]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중재원은 의료 사고로 인한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보건 의료인에게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2012년 설립된 의료분쟁 조정 전문기관이다.
의료중재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접수된 사건은 1만1천61건이었다. 그중 취하나 각하를 제외하고 7천311건에 대해 조정·중재가 결정되며 개시율은 66.5%였다.
5년간 조정 성공률은 69.2%였다.
이번에 발간된 사례집에는 2024년과 2025년에 종결된 조정·중재 사건 2천800여건 중 대표성과 활용도가 높은 사례 100건이 소개됐다.
백경희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조정은 승패를 가르는 절차가 아니다"라며 "갈등 원인을 함께 살펴보고, 추가 분쟁 확대를 방지하는 한편 조속하고 합리적으로 분쟁 해결을 위해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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